“힘들 때일수록 더욱 이웃을 챙겨야죠”

서옥현 나능이 능이버섯백숙 중마점 대표
독거노인 초청 능계탕 50인분 나눔 봉사
“힘들 때일수록 더욱 이웃을 챙겨야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지역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감염 우려로 인해 시민들은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타인과의 교류도 되도록 피하고 있다. 식당 상인들은 하루 종일 문을 열어봐야 손해이기에 문을 닫는 게 낫다는 체념 섞인 이야기를 한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추운 겨울 홀로 끼니를 때워야 하는 노인분들을 챙기는 발길이 한창 많을 때지만, 올해는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독거노인들은 더욱 외롭고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


난데없는 불황에,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소외된 이웃을 챙겨야 한다며 나눔 행사를 진행한 음식점 사장님이 있다.

▲ 서옥현 대표

서옥현 나능이 능이버섯백숙 중마점 대표는 지난 1일 지역 독거노인을 초청해 50인분의 능계탕(1인분 13000원, 총 65만원 상당)을 대접했다.


지난해 11월15일 개업한 이후 3개월차 초보 음식점 사장님인 서옥현 대표는 “식당 운영을 시작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며 “식당 메뉴가 능이버섯 백숙이라 아이들보다는 어르신들이 더 좋아하실 것 같아 외롭고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신 어르신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 해드리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생각은 있었지만 어느 분을 초청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하고 있던 차에 단골 손님으로 연을 맺게 된 안화자 낙원 어린이집 원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안화자 원장은 흔쾌히 중간 다리 역할을 자처했고, 그렇게 지역 노인센터 몇 곳을 소개받아 나눔행사를 추진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행사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서옥현 대표는 노인센터 관계자들과 심사숙고한 끝에 이럴 때일수록 더욱 노인분들에게 영양가 높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함으로써 건강도 챙겨드리고 온기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나눔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서 대표는 위생에 더욱 신경 쓰고 손 씻기와 소독, 개인접시 사용을 안내하며 어르신들의 감염예방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예정된 초청자 가운데 1팀이 참석하지 못해 이 분들에게는 능계탕 12인분을 포장, 배달해드렸다.

▲ 나능이 능이버섯백숙 중마점에서 지난 1일 지역 독거노인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 -1

안화자 원장을 비롯한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손을 보탰다. 평소 김치에 밥 정도로 한 끼를 때우시던 어르신들은 양이 많아 성인도 채 비우기 힘든 능계탕 한 그릇을 뚝배기 바닥이 보일 정도로 싹싹 비우시며 흡족해 하셨다.


서옥현 대표는 “어르신들이 고맙다며 몇 번이고 감사인사를 하시고, 센터 관계자님들에게 격려의 전화를 받으니 정말 기뻤다”며 “이번 기회로 베푸는 기쁨이 얼마나 재밌는지 체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돈을 많이 벌어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아도 이웃과 함께하는 기쁨을 느껴보는 것도 제 인생에 있어 참 의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종종 기회가 되는 대로 이런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나능이 능이버섯백숙 중마점에서 지난 1일 지역 독거노인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2

주방 일이라곤 밥 몇 번 지어본 게 전부였던 서 대표는 누나인 서종례씨와 동업으로 식당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육수 내는 법, 고기 삶는 법 등을 밤새워 익히고 훈련했다.
몇 개월의 숙련 끝에 능이버섯백숙의 깊은 맛을 찾아 손님들로부터도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서종례 씨의 손끝에서 반찬 하나하나 직접 만들며 진심을 다해 맛 좋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손님상에 내기 위해 오늘도 새벽 아침 이슬을 맞으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옥현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맛을 기억하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 기운이 난다”며 “국가적인 위기 상황을 다 함께 슬기롭게 해쳐나가 다시 손님들로 홀이 꽉 차는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고 바램의 메시지를 전했다.

업체명: 나능이 능이버섯백숙전문점
주소 : 전남 광양시 아미1길 5
전화번호 : 795-7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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