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66%, 7월 준공 목표…1차 소장 작품 60점 구입

광양읍 구 광양역사 부지에 들어설 전남 도립 미술관이 오는 10월 개관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 7월 준공을 위해 현재 공정률 66%를 달성하고 있으며 전시될 대표 미술품을 구입하고 미술관장의 공모 절차도 본격 시작됐다. 광양시민신문은 창간 8주년을 맞아 전남도립미술관이 앞으로 우리 지역의 문화 기반 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도립미술관 건립 추진상황

전남도립미술관은 광양읍 순광로 680-4 구 광양역사 부지 1만8153㎡, 연면적 1만1580㎡에 지
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사업비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160억원, 전남도비 146억원, 광양시비 120억원 등 총 426억원이다. 소장품 구입비(도비) 50억원과 부지 매입비 52억원(시비)은 별도다.

▲ 전남도립미술관 조감도

지하 1층(7725㎡)에는 전시실, 수장고, 기계실 등이 들어가고 지상 1층(1167㎡)에는 어린이 전
시‧체험실과 북카페, 아트샵, 하역장 등이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지상 2층(1380㎡)에는 대강의실, 교육실, 워크샵실과 지상3층(807㎡)에는 관장실, 사무실, 회의실, 학예연구실 등 사무실이 자리한다. 장애인 4, 임산부 6, 대형버스 9, 일반 79면 등 총 98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조성되며 만약 부족할 경우 폐선부지를 활용하거나 ‘덕례지구 명품길 조성사업’을 통해 미술관 남측면으로 150면을 더 확보할 예정이다.

전시실은 2566㎡ 규모에 9개실이, 수장고는 1111㎡에 3개실을 마련, 고가의 작품을 보존할 수 있도록 온‧습도 조절을 위한 조습패널 마감재로 설계됐다. 수장고 및 전시실 천장은 항온항습용 공조기 설치로 온‧습도 조절에 더욱 신경을 썼다. 2월 기준 65.87%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현재는 지하1층과 지상 2층 내부 칸막이틀 설치, 지하 전시홀 철골 계단 설치, 외벽석재공사, 선홈통 설치작업과 스프링클러 옥내 소화전 공사, 전열‧전등 배선 및 케이블 트레이설치와 배선 작업이 한창이다.

올 5월 중 예비 준공검사를 위한 시운전을 하고 합동점검 후 7월 21일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
다. 8월 중 도립미술관 개관 준비단의 사무실을 이전하고 9월까지 기자재 구입‧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 박행보 작 '봄풍경'

◇도립미술관 개관 준비단 인력 구성은

전남도는 도립미술관의 개관 준비에서부터 운영, 발전 계획 수립 시행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
게 될 관장을 오는 3월 중 선임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원서 접수를 마무리했다. 도립미술관개관준비단장은 미술관 운영·발전계획 수립·시행, 미술작품 및 자료 수집·전시 등 도립미술관 개관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개관하면 도립미술관장으로 직위명을 바꿔 전남 미술문화진흥과 도민 참여형 미술관 운영 업무를 추진한다. 임기는 2년이고, 근무실적 등에 따라 총 5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현재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에 속한 도립미술관 개관준비단은 개관기획팀과 전시시설팀 2개
팀으로 운영 중이다. 개관기획팀은 윤영환 팀장을 필두로 김양일 주무관과 이태우 학예연구사
로 구성, 미술관 조직구성과 업무보고, 예산 계획과 세부 운영, 소장품 구입 계획 등을 수립한다. 또 개관 전시를 준비하고 어린이 체험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도서 자료 구입, 홍보 등을 맡는다. 전시시설팀은 이중호 팀장을 필두로 허인순, 박윤수 주무관이 속해 있으며 미술관 건립 공사에 대한 업무 및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지원한다.

도는 미술관 인력 충원 계획에 따라 3월 중 도립미술개관단장(4급상당)을 선임하고 하반기 조직개편에 맞춰 오는 7월부터 필요 인력을 충원한다. 조직 구성 계획은 관장과 2팀 15명으로, 운영팀 8명, 학예팀 7명 등이다. 운영팀은 행정 5급 1명, 6급 1명, 7급 2명, 시설 6급(건축), 공업 7급(전기), 공업 8급(기계), 운전 7급 등 8명으로 구성되며 학예팀은 5급 상당 1명, 6습 상당 2명, 7급 상당 1명으로 채워질 계획이다.

청원경찰 3명, 환경미화 4명, 데스크 안내 및 매표소 3명 등 공무직은 별도로 구성된다. 전시 및 교육, 북카페 등 미술과 프로그램과 시설 등의 이용편의를 위한 전시안내인(도슨트)과 자원봉사자 등 운영지원인력은 7월 중 모집을 시작한다. 개관 후 광양시에서는 문화관광해설사 2명을 지원하기로 미술관 건립 유치시 약속했다.

▲ 천경자 작 '디즈니랜드'

◇소장품 구입으로 본 전남도립미술관 테마는

전남도립미술관은 ‘예향전남의 미술문화 발전과 도민의 문화 향수 기회를 확대’를 가치로 내세웠다. 미술관은 대부분 단장(관장)의 의지와 가치관에 따라 색깔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 단장이 선임되지 않은 터라 명확한 테마가 정해지진 않았다. 이 부분은 미술관 준비과정에서부터 꾸준히 지적됐던 사항이다.

도는 20억원을 들여 지난해 말 미술관 소장품을 1차 구입하면서 ‘전남 미술사 정립을 위해 예
향 전남의 정체성이 드러나거나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의 주요 작품’을 구입한다는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역할에 방점을 뒀다. 구입작품 60점 중에는 신안 안좌도가 낳은 한국 추상화맥 1세대 작가인 김환기 화백과 한국화단 독보적 여성거장인 고흥출신 천경자 화백, 화순 출신으로 한국 서양 화단의 거목으로 불리고 있는 오지호 화백 등 거장들의 작품이 포함됐다.

김환기 화백의 ‘Ⅰ-1964’ 작품은 작가의 뉴욕시대(1963~1974) 초기에 제작한 것이다. 화면에
는 작가가 즐겨 사용한 소재인 한국의 산천과 달 등이 두 개의 원에 집약되어 있고 그가 즐겨 사용한 푸른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천경자 화백의 작품은 여행지에서 본 디즈니랜드를 연필소묘로 제작한 것으로 디즈니랜드건물과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백설공주와 난쟁이들을 현장에서 스케치한 것이다. 1969년 작이다. 지호 화백의 ‘항구(1966년 작)’와 허련의 ‘소치의고산수팔경(小癡擬古山水八景·1866년 작)’도 전남도립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그동안 미술 관련 전문가 7명을 위원으로 하는 ‘소장품 구입 추천 위원회’와 ‘구입심의위원회’를 각각 별도로 구성해 철저한 작품심사를 거쳤다. 도는 총 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
고 지난해(20억원) 이어 올해도 30억원을 투입해 추가로 작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 최영림 작 '화조'

◇운영은 어떻게 되나

도는 전남도립미술관 관리 및 운영 조례안을 제정, 지난해 8월 1일부터 시행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을 휴관로 지정하고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 1000원, 어린이, 청소년 및 대학생은 700원으로 하고 전남도민은 입장료의 50%를 할인한다.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6세 이하의 어린이와 동물을 동반한 사람(장애인 복지법에 따른 보조견은 제외)은 관람이 금지된다.

미술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도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회도 구성된다. 자문위는 미술계,
학계, 법조인, 언론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로 10~15명 내외로 구성된다. 임기는 2년이며 올 7월 모집 공고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미술관 운영에 필요한 구체적인 과정을 명시한 시행규칙을 오는 4월까지 마련하
고 시설 대관 등 기타 운영규정을 7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허백련작 '매창화농'

◇앞으로의 과제는

1996년도 9월에 개관한 국내 최초 도립미술관인 옥과미술관은 외진 곳에 위치한 탓에 이용률
이 저조해 도립문화 시설로서 제 기능을 못해 왔다. 이에 전남도는 예향 전남의 위상에 걸맞은 미술관을 건립해 도내 미술발전을 견인하고 도민의 문화예술 소양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번 도립미술관 개관을 추진했다. 또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이 열악한 전남 동부권의 문화 향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이번 사업을 추진했다.

개관까지 8개월가량 남은 시점, 도립미술관이 중심이 돼 전남의 거점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연계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광양시는 미술관 개관에 맞춰 광양을 대표하는 관광 문화 자원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복덕 시 문화예술과장은 “구 광양역사 앞에 있던 대한통운 창고를 리모델링해 도립미술관 이 개관하는 10월부터 ‘광양예술창고’로 활용하며 다양한 시민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버스킹 공연, 미술 강의, 동화책 강연, 창작 예술 활동 지원, 공예나 전통 놀이 체험 등 다양한 아이템을 가진 17개 프로그램 운영팀을 선정해 시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 문화도시사업단은 도립미술관 개관 후 지역 인재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도슨트 양성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교육은 3월 17일부터 6월 9일까지 광양읍 희망도서관에서 매주 화요일에 진행되며 주요내용은 미술의 이해, 현대미술의 동향, 미술작품 분석, 이론 강좌, 도슨트의 역할 및 업무, 미술관 탐방 등 총 12강으로 운영된다.

이 교육은 미술관 도슨트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작품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능력 함양과 미술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전문해설가로 양성 도슨트 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은 물론 관람객들에게 보다 나은 전시문화 서비스 제공으로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고자 마련됐다. 모든 과정을 이수한 참가자는 지역에서 실시되는 기획전시에 도슨트로 활동할 우선 자격이 부
여되며 도슨트 활동증명서가 발급된다.

이와 함께 전남 예술 문화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역 예술인들과의 활발한 소통도 필요할것으로 보인다. 한국미술협회 광양시지부 관계자는 “미술관 건립 사업을 모두 ‘도’에서 관장하면서 운영위 구성이나 작품 선정 등에 있어서 지역 미술가들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며 "우리 지역에 생기는 만큼 주민들과 지역 미술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국제적인 행사 유치도 시에 건의해 봤지만 예산 수립 과정에서 누락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미술관이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될 텐데 정말 도민들이 필요로 하고 성공적인 미술관으로 이름 날 수 있도록 과정에서 지역민, 지역 예술가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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