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내내 아팠다. 감기보다 음험한 소식들이 오갔고 길 떠났던 사람들은 죽어 식은 목숨처럼 쉬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쿨럭쿨럭 마른기침을 오래도록 앓았다. 그러한 중에도 심중이 무거운 그대는 섬진강을 천천히 녹이고 얼어 숨죽였던 모래무지도 강물을 튀어 올랐다. 간지러운 꽃대는 때를 어쩌지 못해 매꽃이 저리 환히 피는 동안 겨울 깊은 시간을 저리 물리고 그리운 편지처럼 그렇게 봄날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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