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캠페인 ‘무색’

보건당국 “성숙한 시민의식…동참이 필요한 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달 23일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광양시 보건당국이 종교시설 이용과 집회를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교회 등 약 40%가 여전히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대한 종교단체의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에서 종교계의 동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양시에 따르면 일요일이던 지난달 29일 광양시청 18개 부서 공무원 50명을 투입해 지역 내 교회와 성당 등 광양지역 종교단체 총 198곳을 현장 방문한 결과 당국 권고에 따라 예배를 중단하거나 유투브 등 온라인 예배에 대체한 곳은 모두 114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단 예배를 진행한 곳도 84곳에 이르렀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42.4% 교회가 당국의 중단 권고 지침에도 예배를 강행하는 등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돼 보건당국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단 예배를 진행한 교회 가운데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도 7곳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출입자 발열 체크를 하지 않은 곳이 4곳이었고 마스크 미착용 2곳, 출입자 명단 미작성 1곳이었다.

다만 이들 교회 대부분은 집회를 전후해 소독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 소독제를 교회 내부에 비치한 상태였으며 보건당국이 요구한 이격거리(2m)는 준수한 상태였다. 단체식사를 제공한 곳도 없었다.

집단 예배를 강행한 이들 교회 가운데 예배참여 교인 20인 미만이 56곳으로 가장 많았고 50인 이하가 26곳이었다. 예배를 진행한 교회의 경우를 살펴보면 해당 교인수에 비해 참여 교인이 많지 않은 것으로 동참한 것으로 풀이되나 100인 가까이 참여한 곳도 2곳으로 나타났다.

집단 예배를 진행한 교회를 읍면동별로 살펴보면 광양읍이 21곳이었고 동 단위 교회가 38곳, 면지역 교회가 25곳으로 나타났다. 교회 밀집도를 생각할 때 중소규모 교회와 농촌지역 교회의 집단예배 진행률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양시 관계자는 “현장예배를 진행한 교회를 현장 방문한 결과 대부분의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사항을 잘 이행하고 있었다”며 “이를 준수하지 교회에 대해서는 발열체크나 명단작성 등 지침을 잘 준수하도록 현지에서 시정토록 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속도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감염병 위기 심각 단계가 유지되는 등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광양시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5일까지 강도높게 실시하고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주간 집단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던 농촌지역 한 교회 관계자는 “교회 역시 이번 코로나19 감염사태에 대한 정부의 권고를 따르는 게 당연하나 농촌교회의 특성상 고령의 교인이 많은 까닭에 익숙치 않은 영상으로는 예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 교회 역시 5주간 중단됐던 예배를 이번 주부터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5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하고 지역 내 종교시설은 물론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PC방, 노래연습장, 학원 등에 예배 및 영업 중단을 권고한 상태다.

특히 이들 시설의 종사자나 이용자들에 대해 전원 마스크 착용과 시설 내 이용자 간 간격 최소 1~2m 이상 유지 등 집단감염 위험시설 준수 여부를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집중 점검 중이다.

1차 위반했을 경우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지만 위반이 반복될 경우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를 들어 집회·집합금지 행정명령을 통해 강도를 높이고 행정명령마저 위반하면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행정명령을 위반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시설이나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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