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원격수업 시행안 일선 학교 전달

5600여명 온라인수업 소외 학생에 4억원 지원
혼선 불가피…학생·학부모·교사 모두 우려 표명
실습 교습 위주 특성화고·예술계고 대책 없어

전남교육청은 지난달 31일 정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에 따른 대책회의를 갖고 초·중·고 학교 급별 여건에 맞는 구체적인 원격수업 시행안을 마련해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양의 경우 코로나19와 접촉도가 떨어진 농촌지역 학교나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등교 여부를 논의 중이나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원격수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크게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 △자기주도활동수업 △학교장이 정하는 방법 등으로 나뉘며 학교 상황에 맞는 방식을 선택해 운영된다.

전남 일선 학교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콘텐츠 활용 중심수업에 내실을 다져 정규수업에 준하는 원격수업 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콘텐츠 중심 원격수업은 초등학교의 경우 전남e-학습터 또는 ZOOM, 중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 또는 전남e-학습터, 고등학교는 EBS 온라인클래스 또는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하도록 권장했다.

현재 전남e-학습터에는 모든 초·중학교 학급방이 개설돼 있어 과목별 영상을 활용한 원격수업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주로 이뤄져 온 단방향 콘텐츠 활용 중심 원격수업을 넘어 이번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수업을 권장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최근 구축한 ‘전남 에듀테크 교육서비스’ 시스템이 활용된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상에서 학생과 실시간 소통하면서 토론과 과제제시, 온라인수업까지 가능한 원격교육 플랫폼이다.

전남도 내에는 현재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57개 초·중·고를 중심으로 이 시스템 운영을 본격 시작했다. 향후 전 학교로 확대하기 위해 ZOOM, 구글 클래스룸(행아웃), MS팀즈 등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수업 교원연수를 주 1회 생방송과 재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기주도활동수업은 교사가 제시한 과제를 학생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뒤 교사가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미 이번 개학연기 기간 중 대부분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출석은 학교 여건에 따라 실시간 또는 사후에 학습보고서나 부모 확인서 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평가는 교실 수업이 재개 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쌍방향 원격수업의 경우 수행평가도 가능하다.

전남교육청은 정보 소외계층 학생들을 위해 돌봄지원과 연계해서 학교 컴퓨터실 내에 원격학습교실을 설치해 온라인수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전남도 내 전체 학생 3% 5686명에 달하는 원격교육 소외 학생에 대해서는 통신비 4억원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해 지원할 계획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온라인을 통한 원격수업은 우리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이며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며 “이번 사태는 오히려 우리가 미래 교육을 앞당겨 실천해보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양교육지원청도 전남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온라인 개학을 준비 중이다. 초중교고 모든 학교 교사들은 지난 1일부터 출근해 원격수업 등에 학교별 여건에 적합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선택해 수업준비에 들어가는 한편 학교별로 온라인 교육에 취약한 소외 학생들을 파악해 광양시와 함께 스마트 기기 대여와 무료 와이파이 제공 등 온라인 개학 전까지 시설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와 접촉도가 떨어진 농촌지역 작은 학교는 온라인 개학보다는 등교도 가능하다고 보고 학부모는 물론 광양시와 지역사회의 의견을 청취한 뒤 결정키로 하고 현재 각급 학교장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 결정에 학교 현장 역시 다소 당황스럽긴 하나 현재 지난 1일부터 선생님들이 출근해 온라인 개학에 따른 원격교육 등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학교별 여건이 다른 만큼 전남도교육청이 제시한 다양한 교육 플랫폼 가운데 학교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개강 전 시범적으로 수업을 실시해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온라인 교육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일부 학생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주중 파악에 들어갔다”며 “광양시와 협조해 스마트 기기 대여 등 개학 전에 방법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온라인수업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학부모의 관리가 필요해 맞벌이 부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농촌 지역이나 저소득층 등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이 미비한 곳도 상당해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실험이나 실습이 병행 이루어져야 하는 특성화고나 예술계고에 대한 수업방식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나온 게 없는 등 온라인수업을 둘러싸고 학부모와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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