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투표 참여 인원은 1800여 명

지역을 사랑하는 정책과 공약 꼼꼼히 살펴 투표할 생각

지난해 12월 27일 공직선거법의 일부인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18세로 낮추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4.15 총선에는 처음으로 만18세 유권자도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만18세 유권자는 전남도에 6천여 명이며 이중 광양시에는 1800여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만19세 선거 참여가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 이후였으니 15년 만에 선거 연령이 1세 낮춰진 셈이다. 대한민국에서 만18세는 결혼, 운전면허 취득, 공무원 시험 등이 가능한 나이다. 이를 근거로 만 18세부터 국방의 의무인 군입대 역시 가능한데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권리-의무 간의 이중적 잣대’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올바른 정치적 가치관과 선거관을 배운 후 사회에 나가 투표를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만18 세인 고등학교 3학년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공부 외에 다른 데에 관심을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선거 연령 하향에 따른 찬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가운데 실제 투표권을 가지게 된 광양의 만 18세 유권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는 투표권을 가지게 된 학생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만18세 유권자의 입장에서 보는 선거권에 관한 생각은

▲ 김령경 학생(백운고등학교 3학년)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만 18세 유권자로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백운고등학교 3학년 김령경 학생과 전화 인터뷰를 나눠봤다.

김령경 학생은 “선거는 성인들의 전 유물로 여겨졌었는데 청소년인 우리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기회가 주어져 책임감도 느끼고 기쁜 마음도 든다”며 “아직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에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양시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시민의 목소리를 중앙정부에 대변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 그리고 우리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현실성 있는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투표를 하지도 않고 정치를 못한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기 때문에 정치는 본인 손으로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투표에 꼭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김령경 학생은 “청소년들의 가장 큰 걱정은 불확실한 미래와 진로에 대한 불안이기 때문에 직업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고3은 공부에만 치중해서 정작 대학에서 어떤 과를 선택해야 할지 사전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경험과 체험의 기회를 통해 폭넓은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사의 시선에서 보는 선거권 하향에 관한 생각은

선거권 하향에 대한 일선 교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김환 백운고등학교 3학년 학생주임 선생님과 이야기를 들었다.

김환 선생님은 “과거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보호하고 지도해 줘야 할 수동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이 많았는데 현재의 청소년들은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자유의지를 지닌 인격체”라며 “현장에서 매일 청소년들과 지내보면 성인보다 더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교사와 학생이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만큼 우리 청소년들은 성숙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권 하향으로 인해 주변 어른들의 가치관이나 거주하는 지역의 특성과 교육 여건이 아이들의 생각에 반영되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습득이 기성세대보다 빠르고 웬만한 어른보다 더 독립적인 사고를 한다”며 “수능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자신들의 사고나 가치관을 보여줄 통로나 여유가 없을 뿐이다”고 얘기했다.

김환 선생님은 “앞으로 선거권 하향으로 만 18세의 선거 참여가 자리를 잡고 청소년들의 참정권이 당연하게 받아들 여지면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선거권을 가지는 청소년들이 주관이 없고 제대로 된 선거권 행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일부의 섣부른 판단이다. 어른들은 우리 청소년의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신뢰하는 눈으로 바라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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