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은 광양제철 중학교 3학년

박희은 광양제철 중학교 3학년

코로나19가 확산 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논란이 됐다.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발견되어 확산 되자 우리나라가 약 100만장의 마스크를 보내 도움을 주었던 것의 보답으로 중국은 3월 6일 우리 나라에 약 20만장의 마스크를 보내주었다.


그런데 한 신문사에서 중국이 보낸 마스크들이 불량품이라고 보도하자 우리나라 국민은 불신의 눈으로 중국을 바라보았다.


SNS에서는 이 기사로 또 한 번 논쟁이 가열되었다. 얼마 후 그 기사가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졌 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불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불신은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상황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1800년대 워싱턴 어 빙이 지은 단편소설인 <뚱뚱한 신사>에서 ‘나’는 무료한 차에 여관 위층에 머무르는 한 남성에 대 한 추리를 해 나간다.

그 남성의 발자국 소리와 여급을 대하는 태도, 읽는 신문과 잡지만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추측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해왔던 추리들은 맞지 않는 퍼즐처럼 어긋났고 그의 정체는 의문 덩어리만 키웠다. 결국 주인공은 머릿속으로 그리던 남성을 뒷 모습만 겨우 확인한 채 이야기는 끝이 난다.


주인공인 나와 그 남성이 머무르던 곳은 여관이었다. 나는 여행을 갈 때면 예쁜 추억을 남기려 고 평소와 달리 최대한 꾸며서 길을 떠난다. 직접 본 것 없이 잠시 머무는 곳에서 관찰한 남성의 모 습은 평소와 다르게 타인에게 비춰질 것 같다.

사과의 겉은 붉은 색이지만 안은 밝은 노란색 인 것처럼 여관에서 본 남성의 모습은 그 남성의 일부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남성이 여관에서 여급에게 소리를 지르고 식사 메뉴 하나하나 에 언성을 높였던 것 또한 진정한 그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청각 외에도 사람을 시각과 시간에 따른 관계 형성에 의한 의식의 흐름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그것 역시 한 사 람을 바르게 평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확한 논리와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론이라 해도 보여주려는 사람이 가리는 실제가 있거나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습관처럼 굳어버린 이면이 있을 수도 있다. 경험에서 유추한 비논리적인 사 고는 오답으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일상에서 맹인모상 같은 일들은 허다하게 많다. 맹인들 각자가 만지는 코끼리의 한 부분이 코 끼리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오류를 매번 범하는 것이다.

정현종의 <섬> 시에서는 사람 사이에 유대를 형성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려준다. 타인과 접점을 만들고 신뢰를 쌓으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일은쉽지 않은 일이기에 여러 고민을 가진 현대인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범위를 좁혀 우리 반을 떠올려 보아도 우리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 힘든 부분이 있었다.


타인으로부터 보이는, 들리는 느낌만으로 상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저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진다면 세상은 더욱 풍요롭고 활기가 넘칠 것이다.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증상만으로 대처해야 하는 바이러스도 면밀한 검사를 통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드러나지 않은 실체로 인한 두려움이 큰 요즘 섣불리 타인이나 상황을 판단해서 는 안 된다.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경험에 서 비롯된 잣대라는 걸 인식한다면 타인을 바라볼 때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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