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행사 마진 거의 없는 고육지책, 텅 빈 가게보다 나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한 지역 상인들이 가격 할인으로 손님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외부 활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 중 코로나19 극복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텅 빈 가게보다 적게 벌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들과 함께 고통을 나눠 이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광양읍에 위치한 꿀돼지삽겹살은 코로나 극복 음식값 할인에 들어가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과 함께 위기 극복에 나섰다. 회식이나 모임의 단골 메뉴인 삼겹살은 코로나19로 관공서와 업체들의 회식이 자제되면서 단체 손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에 꿀돼지삼겹살은 지난달 6일부터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평상시 1만1천원에 판매하던 삼겹살과 목살을 19% 할인한 8900원에 할인 판매하고 있다.

최형우 꿀돼지삼겹살 대표는 “경기가 침체 되면서 사람들의 소비도 줄고 지역경제도 꽁꽁 얼어붙은 것을 몸소 느끼면서 고객에게는 맛있는 삼겹살을 평상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우리 가게도 손님들 목소리로 시끌벅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행사를 시작했다”며 “할인을 한다고 해서 새로운 손님들이 몰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이나 근처에 사는 분들이 가격부담을 덜 느끼면서 2인분 먹을 것을 3~4인분씩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큰 마진을 포기해야 하지만 가게가 한산한 것보다 손님들이 북적이는 게 좋아서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행사를 진행할 생각”이라며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열면 오히려 손해라 잠정 휴업상태가 많은데 이렇게라도 손님들과 상생하며 운영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옥룡 초입에 위치한 수양정은 오리요리와 삼계탕을 주메뉴로 하는 보양식 전문 음식점으로 코로나19 이전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손님들로 북적이던 가게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이 반으로 줄고 저녁 장사는 매출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심세림 수양정 대표는 “한 명이라도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이라도 있을까 봐 적자를 감수하고 운영을 하다, 가게도 살고 고객도 만족시키기 위해 할인행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이전에 1만3천원에 판매하던 인삼삼계탕과 들깨삼계탕을 오전11시부터 오후2시까지 1만원에 점심 특선으로 할인 판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게는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모임이나 단체 예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 텅 빈 홀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며 “평상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삼계탕을 제공하고 있으니 가족이나 지인들과 방문해 삼계탕으로 몸보신하고 힘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아부터 초·중·고생의 이발비를 반값 할인하는 미용실도 있다. 마동에 위치한 프렌즈헤어는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1만원이었던 학생 이발비를 5천원에 반값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코로나19로 집에 상주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상황이라 미용업계도 매출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전희옥 프렌즈헤어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개학도 늦어지면서 학생들의 외출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이발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가끔 돌아다니는 더벅머리 학생들도 눈에 띄고 경기 침체로 부모들의 주머니 사정도 여유롭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반값 할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미용업이 노동력이 많이 드는 일이라 5천원을 받는 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고 마진도 거의 없지만 코로나19 위기를 같이 극복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픈 마음”이라며 “현재 이달 15일까지로 행사 기간을 정했지만 체력이 도와준다면 이달 말일까지 진행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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