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마스크 제작 나눔 행사 이끈 금호환경지킴이 ‘남정옥 대표’

홈패션 및 한글 강사, 자원순환 및 환경 지킴이, 자원봉사자 협회장 등

일평생 봉사활동 “마음 아픈 분들과 함께 하며 치유하는 삶 살고파

남정옥 대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사)광양기후환경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필터 교체용 면 마스크’를 만들어 나눠주는 범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이 운동을 제안하고 중심에서 이끈 남정옥(70) 금호환경지킴이 대표는 일평생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에 헌신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남 대표는 TV에서 마스크 사기가 어렵다는 뉴스를 접하고 면 마스크 제작을 시작했다. 평소 자원 순환과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남 대표 는 1번 쓰고 버려지는 마스크가 아깝기도 하고 쓰레기가 늘어날 것도 우려됐다.


이에 부산에서 마스크 등 의료관련 물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동생에게 마스크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아 ‘필터 교체가 가능한 면 마스크’ 만들기에 나섰다. 폐현수막을 활용해 장바구니 등을 만들어 배포하는 금호환경지킴이 마을공동체 회원들을 비롯, (사) 기후환경네트워크 그린리더 등과 함께 일주일 동안 도안과 디자인을 구상하고 원단과 부재를 직접 구매 해, 착용자가 KF94 필터를 추가, 교 체할 수 있도록 설계‧제작했다.


남 대표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 도아깝고, 매번 마스크를 사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부담스럽기 때문에 빨아쓸 수 있고 저렴한 필터만 교체하면 되는 면 마스크가 큰 도움이 되는 분들이 계시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지만 미세먼지나 공해로 인해 노인이 나 어린이, 농민들은 일상적으로 필요할 것 같아 면마스크 제작 배포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 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마스크 만들면서 새마을 운동 할 때가 생각났다”며 “활동가들 눈빛을 보면 어디 내놔도 이길 것 같은, 황무지 개간해서 옥토 만들 때 느낌이 들어 언제나 재난 위기 상황에서 힘과 지혜를 발휘하는 여성들의 강인한 의지가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남 대표는 뛰어난 봉재 실력을 가졌던 친정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초등학교 4학년 때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을 활용해 커튼을 만들기도 했다. 고사리 손을 바늘에 찔리면서도 뚝딱 생활소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재밌었다고 했다.


남편 직장 때문에 삶의 터전을 광양으로 옮긴 이후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나니 외롭고 무료했다. 40대 초반, 젊다면 젊고 늦다면 늦은 나이지만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동네 반장(통장)을 자원했 다. 평소 환경보호에 관심이 높은터라 환경단체에 가입해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인터넷을 검색해 (사)기후환경네트워크에 가입도 했다.


마을과 이웃을 위해 열심히 뛰고 봉사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다보니 바르게살기 회장과 자원봉사 여성연합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하게기도 했다. 또 부덕사에서 여성들에게 홈패션을 가르치기도 하고 2004년 즈음부터는 광양읍에서 성인문해교육 강사로도 활동했다.


남 대표는 “아이를 키우고 가사를 돌보며 천연 세제 사용, 전기 절약, 철저한 분리수거, 자원 재활용 등 환경 보전을 위해 특히 주부들이 나서야 할 일이 많아 몸소 실천하고 있다"며 “젊었을때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더니 그 영향인지 아이들이 모두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석사까지 땄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특히 한글 강사로 활동 하던 시절이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당시 90세 넘은 할머님이 한글을 배워 비뚤비뚤한 글씨로 못 배운 한과 전쟁통에서 여성으로서 살며 마음에 품은 응어리 등을 풀어내 수필 집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일, 부모님께 글을 가르쳐줘서 고맙다며 보내온 편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어르신들과 버스타고 나들이 갔던 일들이 모두 그녀의 찬란한 추억이 됐다.

남 대표는 “타향살이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시절,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참 인생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봉사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할 일을 찾아 정년이 없이 한 평생 즐겁게 살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70이 넘었지만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체력이 허락하는 한 이웃과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우울증으로, 상대적 박탈감으로, 외로움 등으로 마음이 지치고 힘들다면 밖으로 나와 함께 봉사활동하며 감정도, 이야기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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