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피해보상 방법이 없어 답답한 과수농가

피해 농가 다래 순이 50%~90% 얼어 죽어

지난 6일 새벽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 가면서 봉강, 옥곡 등의 다래 농가를 중 심으로 냉해 피해가 커 대책 마련이 시 급한 상황이다. 특히 다래를 키우는 면 적과 농가 수가 가장 많은 봉강지역의 피해 규모가 가장 커 한해 농사를 망친 농가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봉강면에서 다래 농사를 짓고 있는 허 용옥 씨는 누렇게 말라버린 잎을 달고 덩그러니 서 있는 다래나무를 보고 있자 면 한해 농사를 시작도 못 해보고 망쳐 답답한 심정이다. 다래 농사를 15년째 짓고 있는 허 씨는 이런 냉해 피해가 처 음이라 당황스럽다.

허 씨는 “다래 농사를 노지에서 키우 기 때문에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만 광 양은 따뜻한 지역이라 냉해 피해는 이번 이 처음으로 다래나무 80주가 심어진 과 수원이 90% 정도 피해를 입어 6천만 원 정도의 피해를 봤다”며 “다래 농가의 대 부분은 대규모보다는 중소 규모의 농가 가 많고 지금껏 큰 자연재해를 겪은 적 이 없어 농산물피해보험을 든 농가도 거 의 없어 피해를 입은 농가의 시름이 깊 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800평 과수원에서 다래를 키우고 있 는 이채홍 씨도 피해를 봤지만 하소연 할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다래 과수 원을 시작한 지 7년째인 이 씨는 길 하나 사이로 과수원이 나눠져 있다. 안쪽에 있는 과수원은 집과 하우스 등으로 막혀있는 곳에 있고 아래쪽 과수원은 사방이 뚫린 곳에 위치했는데 유독 안쪽에 있는 과수원이 냉해 피해를 많이 입었다.

이 씨는 “안쪽에 위치한 과수원은 거 의 망했다. 마른 잎 다 떼면 새순이 돋아 서 나아질까 싶어 떼어냈더니 가지만 덩 그러니 남아 볼 때마다 속상하다”며 “하 늘을 원망할 수도 없고 관공서에서 와서 보고는 갔지만 확답도 없고 어디다 하소 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전남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 부분의 골드키위 품종은 해금골드키위 라는 품종으로 이 품종을 개발한 조윤섭 박사(해남과수연구소)는 이번 냉해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광양을 방문해 다 래 농가를 직접 살펴봤다.

조 박사는 “광양에서 가장 냉해 피해 가 크다는 봉강지역의 4개 농가를 방문 해 과수나무를 살펴봤는데 농가마다 피 해 규모는 각각 다르지만 50%~90% 정 도가 냉해로 순이 얼었다”며 “레드키위 는 순이 빨리 자라는 조생종이라 잎이 이미 자라 있는 상태에서 냉해를 입어 피해 규모는 90%에 육박하며 그나마 골 드키위 같은 경우는 순이 늦게 자라는 중생종이라 60% 이상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냉해의 특징은 같은 지역 이라도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과수원의 지형이 지저대이거나 비닐하우스나 건물로 사방이 막혀 냉기류가 정체되기 쉬 운 곳에 위치한 경우 냉기류가 빠져나가 지 못해 피해가 컸다”며 “같은 소유주가 가지고 있는 과수원도 경사 지역에 위치 하거나 바람이 지나가기 좋은 곳에 위치 한 곳은 피해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말했다.

조 박사는 “키위의 품종에 따라 냉해 에 더 잘 견디는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 에 이번 냉해는 지형상 특징과 키위의 품종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진 것으로 본다”며 “얼고 난 이후 다래에 남은 순이 나 냉해 이후 다시 돋는 순이 있더라도 과육 상태나 과실수의 상품 가치가 떨어 질 것은 명백히 예상되는 일”이라고 분 석했다.

전문가의 객관적인 견해와 피해 농 가 수가 늘어나자 광양시참다래연구회 는 지난 13일부터 피해 농가 수와 규모 그리고 피해 금액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데이터와 규모가 나오려면 다소 시일이 걸리겠지만 현재까지 봉강을 중 심으로 옥룡, 진월 등에서 피해 접수가 되고 있는 상태다.

양희성 광양시참다래연구회장은 “현 재 피해 농가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농 업기술센터나 면사무소에서 상황 파악 을 위해 다녀갔지만 뾰족한 대책을 제안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우선 냉해 피 해 농가의 어려움이나 막막함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대 책을 강구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피해가 큰 농가에 대한 방문이나 피해 상황은 파악해 전라 남도에 기본적인 보고는 들어간 상태지 만 아직 이렇다 할 지침이나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보상은 무조건적일 수 없다. 조건이나 기준이 있기 때문에 우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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