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부모 지도 없이 스스로 학습 수행 어려워

광양시 개학 당일 원격수업 참여율 99.93%

지난 20일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이뤄지면서 초·중·고 전체에서 원격수업이 시행되고 있다. 혼란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우려했던 초등 1~3학년 개학이 1, 2차 온라인 개학과 비슷한 혼란을 겪으며 본격적으로 원격수업을 기반으로 한 공교육이 시작된 것이다.

광양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3차 온라인 개학으로 첫 원격수업을 시작한 초등 1~3학년 학생은 4613명이었으며 그중 4610명이 원격수업에 참여해 출석률 99.93%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학년 1438명 중 3명이 결석해 1435명이 원격수업 참여로 99.79%를 기록했다. 2학년 1606명과 3학년 1569명은 온라인 출석과 기타 출석 메뉴얼에 전 학생이 부합돼 출결처리 됨으로써 온라인 개학에 100% 참여율을 보였다.

3차 온라인 개학 첫날은 1, 2학년은 EBS 방송과 연계하고 3학년은 e학습터를 기반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이날에도 9시 전후로 일부 지연 현상이 있었지만 2차 개학 때와 비교해 비교적 접속이 원활했다. 이는 1, 2학년의 경우 EBS 시청과 연계한 수업 방식이기 때문에 2차 온라인 개학에서 발생했던 많은 학생의 동시접속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EBS 방송을 중심으로 한 1, 2학년 학생도 출석 확인을 위해서는 e학습터나 클래스팅, 학부모밴드 등으로 접속하는 방식이라 부모의 도움 없이는 힘든 수업이긴 마찬가지였다. 또한 2차 온라인 학습 때 지적됐던 문제와 마찬가지로 e학습터 로그인에 필요한 아이디와 비번은 영어 대소문자 구분과 숫자, 특수문자를 조합해 입력해야 로그인이 가능해 초등 저학년이 부모 도움 없이는 사실상 로그인이 불가능했다.

초등 저학년의 집중력 저하도 문제였다. EBS 방송을 TV로 시청하는 1학년과 2학년 어린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는 생각보다 방송시청과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정이라는 편한 공간에서 교육용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느낌으로 온라인 수업을 듣다 보니 돌아다니거나 누워서 시청하는 일도 생겨 부모의 잔소리가 늘었다.

광양 마동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임솔비 학생은 “텔레비전으로 수업을 들으니까 하나도 수업 같지 않아요”라며 “엄마가 수업이라고 바르게 앉아서 봐야 한다고 자꾸 잔소리해서 힘들어요”라고 익숙치 않은 원격수업 적응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박은미 1학년 학생 학부모는 “온라인 개학을 하고 과제가 많지는 않지만 정해진 분량을 시청하거나 활동지를 푸는 과정에서 부모의 보조가 없이는 수업량을 소화할 수 없어 잔소리가 부쩍 늘었다”며 “학습 태도를 형성하는 시기에 학교가 아닌 집에서 가르치는 것이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인아 2학년 학생 학부모는 “직장맘이라 회사에 출근하다 보니 아이가 온라인 개학에 맞춰 잘하고 있는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확인하느라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e학습터 로그인이 어려워 도와주고 출근했지만 아이의 과제 전송도 해야 하고 어려운 부분은 없었는지 확인도 필요해 온라인 개학이 끝날 때까지는 회식은 엄두도 못 낼 지경”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사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자 보완점을 찾고 불편함을 줄여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단계”라며 “온라인 원격수업은 21세기를 살아갈 학생에게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는 새로운 수업의 지평을 여는 기회가 될 것이며 학교 문화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다. 원격수업이 앞으로 더욱 공고하게 자리 잡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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