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광양지역 사찰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공식 봉축 법요식은 열리지 않고 차분하게 기도회만 열렸다.

불교계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부처님오신날 봉축식을 5월 30일로 연기했으며, 앞으로 한 달 동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처님오신날인 지난달 30일, 코로나19로 봉축 법요식을 미룬 지역의 주요사찰들은 예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으나, 불자들의 부처님을 기리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이날 광양읍 보광사와 삼광사, 옥룡 중흥사·운암사, 봉강 성불사, 다압 불암사, 진월 경덕사, 진상 만불사, 옥곡 정토사, 광영 현불사, 성황 용장사·가피사 등에서는 간단한 예불 외에 별다른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절을 찾은 불자들은 형형색색 오색연등에 소원 명패를 달고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 세상에 가득 퍼지기를 기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면서 부처님 오신 날 풍경도 예년과는 달라졌다.

불자들은 사찰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하고 출입했다. 또 예년 같으면 입구에서 사찰까지 이어지는 길과 경내 곳곳 마당과 뜰에는 불자들의 이름이 적힌 오색연등이 저마다의 사연과 기원을 담아 매달렸고, 절 마당에서 성대하게 행사가 열렸으나, 올해는 몇 개의 연등만이 걸려 한산함을 더했다.

보광사 현능 스님은 “전 세계가 맞닥뜨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불교의 자비와 평화, 화합의 정신이 뜻깊다”며 “인종과 종교, 국경과 신분을 초월해 지구촌 모든 인류가 화합하며 서로의 용기를 북돋아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염원했다.

현능 스님은 “자신이 가진 행복을 조금씩 나눠 이웃과 세상에 자비의 마음을 보일 때 우리는 모두 부처가 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며 “하나를 내려놓으면 행복이 오고 이를 내려놓지 못하면 화가 일어 결국 탈이 생기니 평소 스스로를 돌아봄으로 부디 행복한 삶을 영유할 것”을 당부했다.

현불사 고성 스님은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민 건강과 경제가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 따라 부처님의 자비로움과 이웃을 돌보는 불교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와 은혜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고성 스님은 “내가 마음에서 일으킨 한 생각, 한 생각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만인을 이롭게도 하고 해롭게도 한다”며 “‘내가 일으킨 생각이 주위에 도움이 되도록 하라’는 부처님이 참 가르침을 깨달아 항상 좋은 생각과 좋은 일에 정성을 들여, 내 생각이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행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시길 바란다”고 축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