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이종태 전)농협중앙회 광양·여수·순천시지부장

일부 아프리카인의 창조 신화에는 육신과 분리 되는 영혼이 있어 한 생명이 소멸하면 영혼은 새 로운 생명으로 옮겨가며 끊임없이 영생한다 믿었다.

그러나 백인에 납치되어 노예로 전락한 아프 리카인들은 죽음으로 끝나야 하는 지옥 같은 노 예생활을 다시 태어나 영원히 연장한다는 것은 결코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살아갈 수도, 죽을 수도 없는 인간은 살아있는 시체인 좀비를 형상화 해냈다. 좀비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 로 변형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부산행’과 ‘킹덤’이야기로 진화되고 있다.


노예 제도를 생각해낸 유럽의 주요국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영국의 상황은 여러가지 생각을 더하게 한다. 세계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천연두를 1795년 종두법에 의해 퇴치한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영국인이였다.

그 외에도 인류를 구원한 최초의 페니실린 또한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에 의해 발견되는 등, 영국은 세계 의료혁신에 큰 기여를 하였다.

한때 산업혁명을 이끌고 하루 종일 해가지지 않는다는 영토를 자랑하던 대영제국이기도 했다. 그러한 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EU 탈퇴 블랙 시트를 선언하고 최근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며 코로나를 추 적 격리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며 방역 포기 선언을 하더니 찰스 왕세자에 이어 주요국 정상 최초로 총리 본인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다.

방역 포기는 국민의 60% 이상이 감염돼 집단 면역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실로 위험한 언급이 다. 만일 우리나라에 영국의 논리를 적용하면 35만 여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전문 의학 분야나 국가별 사정을 논외로 하고 코로나 사태를 보며 몇 가지 문제점 을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한다.

유럽인들은 멀리 는 신대륙을 점령한 뒤 원주민들을 희생시키며 금, 은 등 귀금속은 물론 설탕과 커피, 담배와 카카오 등 기호 식품과 주요 농산물을 싼값으로 들여오며 땀의 소중함을 오랫동안 잊어왔다는 사실이다.

선조들이 신의 구원에 매달리며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궁전과 대성당 등 문화유적은 종교를 파급한 덕에 미개발 국민들에 의해 관광 수입으로 연결되며 편안함을 부추겨주었다.

최근에도 자연환경을 보전하며 목가적 농촌과 문화 예술 중심의 도시 조성으로 품위 있는 삶에 우선을 두 었다. 경제 분야에서도 선진 사업구조라는 금융 서비스 분야에 우선을 두고, 노조의 소란스러움을 피해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계, 제조업 분야는 후진국가들에게로 밀어내었다.

영국에 있어 공장들은 한때 삶의 풍요를 가져와 18세기 중반 이후 200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영국민의 기대수명을 40세를 밑도는 수준에서 80세를 넘겨준 효자 산업이었다.


세계 또한 유례없는 기후 이상과 자원의 고갈, 부의 치우침으로 세계 78억의 인구 중 50억 명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28억 명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10억 명 이상이 심각 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하루에 수만 명의 어린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현실을 지금까지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는가.


우리나라의 경우도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일용직과 임시직으로 전전을 하며 좁은 고시촌이나 지하 쪽방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 다.

한겨레신문사가 생계가 가장 어려운 열다섯 분의 밥상을 살펴본 보고서는 우리 모두에게 심 각한 화두를 던진다. 고물수집으로 하루 종일 고생하며 일만오천원 정도를 버는 79살의 할머니는 자선기관의 무료 급식이나 편의점이나 슈퍼에 서 주는 유통기간이 다 된 빵으로 끼니를 때운다 한다.

하루 4~5시간 이상을 거친 파도 속에서 자맥질하는 제주도 해녀들은 마을회관에서 국수와 김치로 식사를 한단다. 새벽 배송을 하는 쿠팡 노동자들은 밤 10시부터 뒷날 7시까지 일하며 탄산 음료로 허기를 달랜다 한다.


“역사상 요즘처럼 인류의 시야가 비좁아진 적이 없다”라는 글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미디어의 과다 사용으로 근시, 녹내장, 황반 변성이 생겨서 일까? 나태와 식탐으로 동맥경화, 수면장애, 우울 증, 치매가 걸린 탓일까? 크게는 국가와 사회적으로 작게는 인간 개개인이 공존과 나눔과 사랑의 정신을 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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