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6개월 가동 후 4년째 운영 중단

2011년 8억원 들여 웰빙생활 친수 공간 조성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다음 달 존폐 결정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와우 생태호수공원 인공폭포가 이런저런 이유로 수년 동안 가동을 멈추면서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생태 공원에 걸맞게 자연경관을 느끼고 공원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된 인공폭포가 몇 년째 폭포수 한번 쏟아지지 않으면서 인공 돌 절벽으로 전락한 때문이다.

중동에 사는 한 시민은 “와우 생태호수공원 인공폭포는 1년에 몇 번이나 가동하는지, 수시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도 모두 모르겠다고 한다”며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일 텐데, 왜 가동을 않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얼마나 방치했으면 인공으로 조성된 돌 틈으로 위에 풀이 나고 금계국이 꽃을 피웠을까 싶다”며 “어떤 목적으로 얼마나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시설인지, 다시 가동할 계획은 있는지, 누군가 시원한 답변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와우저수지는 1969년 농업용수를 목적으로 축조됐으나 이후 포스코 광양제철소 건설과 와우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기능이 상실됐다. 이에 시는 환경부 자연환경보전기본 계획에 의한 생물다양성과 자연경관보전 등을 위해 국비 25억원을 포함한 총 61억원을 투입, 지난 2011년 와우 생태호수공원을 조성했다.

와우 생태호수공원은 행운의 섬, 자연 생태관찰로, 포토존, 운동 시설 등과 함께 웰빙생활 친수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사업비 중 8억여원을 할애해 인공폭포를 완공했다. 그러나 조성 당시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시원스레 폭포수가 쏟아져야 할 인공폭포는 수년간 가동이 멈춘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돌 틈 사이로 나무가 자라고 금계국이 피어있어 용도가 무엇인지 모를 상황이다.

와우 생태호수공원은 2011년 가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잡음이 일었다.
마동생태공원의 음악분수나 서천 음악분수는 동절기를 제외하고 정해진 시간과 요일에 가동되지만 막대한 공사비를 쏟아부은 와우 생태호수공원 인공폭포는 가동기준부터가 달랐다. 인공폭포는 하절기 일시적으로 가동하는 바닥분수와 같은 기준으로 7월 말부터 8월 말까지 한 달여 기간만 가동된 것이다.

이와 함께 많은 전기세와 수도세를 내며 상시 가동이 합당하느냐는 의견과 함께 예산을 들여 조성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을 거면 왜 만들었느냐는 의견이 대립하기도 했다. 결국 와우 생태호수공원 인공폭포는 2016년 7월 20일에서 8월 30일까지 한 달여 가동을 마지막으로 가동을 중단됐다. 6년 동안 6개월 운영 후 현재까지 가동이 중지된 채 방치되고 있다.

인공폭포가 1년 중 1달이라도 가동되다 아예 중단된 것은 2015년 10월 마동 12-2번지 일원을 와우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으로 지정·고시하고 46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2021년 1월까지 사면 정비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에 인공폭포를 포함한 인근 토지가 편입되면서부터다 와우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가 시작되면 인공폭포 가동 시 위험 요소가 있다는 이유로 가동을 중지했고, 2018년엔 전기 공급도 끊었다.

현재 인공폭포는 가동 여부를 떠나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공폭포와 인접한 대로변의 차량 통행에 인공폭포 쪽 비탈면이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한다는 의견이 있어, 인공폭포 철거와 함께 비탈면을 없애고 시민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안과 비탈면 정비 후 인공폭포를 보존하는 안을 놓고 관계 부서가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지는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예산 확보가 원활히 이뤄지면 인공폭포를 철거하고 비탈면을 평지화해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함으로써 차량 흐름을 원활히 하고, 그 자리에 시민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아직 철거와 보존에 대해서는 논의 중으로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다음 달 정비사업의 최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으로 인공폭포 존폐가 어느 방향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득과 실을 동시에 떠안은 형국이다. 와우 생태호수공원 인공폭포 조성 취지에 맞게 보존하고 예정대로 정비사업이 끝나더라도 2021년 이후 5년 이상의 미가동에 대한 비판여론과 운영 기간, 가동 시 소요되는 전기세에 대한 잡음은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철거 쪽으로 결정이 난다 해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공사비 8억여원을 들여 조성한 인공폭포를 겨우 몇 년 가동 후 철거하고 또 다른 편의시설을 만든다면 예산 낭비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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