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8명 동참 기자회견‘ 기업시민’ 역할 강조

환경활동가 고소사건·성암산업 갈등 해결 주문

광양시의회 의원들이 포스코와 지역사회와의 갈등에 대해 포스코가 적극적인 해결을 주문하고 나섰다. 환경활동가 고소사건 취하와 성암산업 분사매각에 따른 노사갈등에 포스코의 개입을 주문한 것이지만 대응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광양시의회 차원의 건의문 채택이 무산되는 등 의원들 사이 상당한 온도 차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소 힘이 빠진 상태에서 파급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둘러싼 지역 현안문제는 포스코의 광양만녹색연합 활동가 고소사건과 광양제철소 구내운송 업체인 성암산업의 작업권을 반납과 분사매각에 따라 4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노사갈등이다. 특히 30일까지 분사 및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성암산업 경영진에 맞서 노조는 매일 작업장 복귀 투쟁이 벌이면서 갈등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민기·박말례·이형선·최대원·조현옥 등 민주당 소속 의원 5명과 백성호 민중당 의원, 서영배 무소속의원 등 광양시의회 의원 7명은 지난달 29일 광양시청 상황실에서 포스코와 지역사회 갈등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노신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으나 회견문 취지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의원들은 회견문에서 “구내운송을 담당하는 성암산업이 작업권을 반납함으로써 고용이 불안한 노동자들이 4개월째 농성을 하고 있다”며 “성암산업은 271명이나 되는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광양제철소의 하도급 회사로 2017년부터 노사갈등과 고용 불안이 장기화되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원청인 포스코 광양제철소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들은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웠고 이는 기업이 사회발전을 위해 공존 공생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라며 “포스코는 경영이념에 걸맞게 하청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합을 상생의 파트너로 인정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책임 있고 통 큰 행동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시의원은 또 “광양제철소 고로 브리더 관련 환경오염물질 배출 저감과 규제 방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광양제철소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광양만녹색연합의 활동가를 검찰에 고소한 것은 건강한 시민사회를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시민을 대신해 지역의 환경문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환경단체의 활동가를 고소하고 지역 시민단체와의 갈등을 조성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포스코가 이 같은 갈등 해결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환경활동가 고소사건은 포스코가 당사자이고 협력사인 성암산업의 노사갈등 역시 원청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의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광양시가 전남 제일의 경제도시로 성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으나 이 과정에서 환경문제와 노사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것 또한 안타까운 사실”이라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시민으로서 사회·경제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광양만녹색연합이 추구하는 공동 목표는 모든 광양시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다고 할 것”이라며 “지역의 환경단체가 환경개선 요구과정에서 데이터 오류와 포스코의 정보제공 한계에서 발생한 오해를 악의적인 비방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대승적인 자세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시의회 내부에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된 기자회견이었다. 의원 13명 가운데 8명만 동참했고 김성희 의장을 비롯한 문양오, 송재천, 진수화 의원은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민기 의원은 “지난 본회의에서 이번 내용과 관련, 성명서를 채택하려 했으나 의원들의 입장이 각기 달라 채택하지 못했다”며 “뜻을 함께한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해명했다.

백성호 의원은 “늦은 감이 있지만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며 ”의회가 직접적인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영배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누구 잘못을 탓하고 따지는 자리가 아닌 지역사회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보자는 뜻에서 마련한 것”이라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고 동반자적이고 대승적 차원의 해결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환경활동가 고소사건을 두고는 대다수 의원이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성암산업 노사갈등 문제를 두고서는 이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성암산업 노사문제는 지역 내 고용 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인데 안타까움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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