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체크 후 입실 등 코로나19 매뉴얼 엄격 준수
수업 중 아이는 방긋…교사는 세심한 지도

“아이가 주말을 싫어할 정도로 학교를 좋아하는데, 올해 온라인 개학으로 가정학습이 이뤄지자 날마다 학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세풍초 학생이라면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세풍초등학교 2학년 정예지 학생의 어머니 전현빈 씨는 “스쿨버스를 태우기 위해 등굣길에 나서며 학교가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하고 학생 관리를 빈틈없이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 등교 개학의 불안감은 덜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고3의 첫 등교 개학 후 순차적으로 27일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유치원생 그리고 고2와 중3의 개학이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등교가 미뤄진 채 온라인 수업이 시작된 지 87일 만이다.

초등 1, 2학년과 유치원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지난 27일 세풍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오전 8시 무렵부터 교장선생님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평상시 대부분 학생이 스쿨버스를 이용하지만, 올해 첫 등교 개학을 하는 자녀를 부모가 자차를 이용해 배웅하는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8시 30여 분이 되자 병설유치원 스쿨버스가 교문을 통과해 본관 건물 앞에 차를 멈추자 마스크를 쓰고 간격을 두고 내리는 원아들을 교사가 발열 체크를 하며 입실시켰다. 약 10분 후 교문 앞에 두 대의 스쿨버스 문이 열리자 마스크를 쓴 1, 2학년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의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교문을 들어섰다. 아직 어린 학생들은 장난을 치거나 뛰어다니기도 하며 마스크를 쓴 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밝은 분위기였다. 초등학생도 1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줄을 서 발열 체크 후 본관 건물로 입실해 반가운 등교 개학 중에도 코로나19 긴장감은 여전했다.

올해 세풍초에 입학한 1학년 학생 16명 중 약간의 발열 증상이 있는 학생 2명을 제외한 14명의 학생이 교실에서 첫 대면 수업을 했다. 책상에는 학생 이름표가 적혀 있어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했으며, 학용품과 교과서 등 자신의 준비물은 직접 사물함에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교사의 지도가 이뤄졌다. 학생 수에 비해 교실이 비교적 넓어 책상 간의 거리 유지가 잘 돼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9시가 되자 1학년 학생과 담임 교사의 첫 대면 수업이 시작됐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수기 위치와 물 마시는 방법, 화장실 위치와 수업 시작 전 인사 등 학교의 모든 것이 낯선 신입생에게 자세하고 구체적인 설명으로 지도했다.

박경나 1학년 학생은 “처음 친구들을 봐서 어색하지만 이제 재밌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나고, 선생님이 예뻐서 더 좋아요”라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라인 개학을 통해 이미 원격으로 입학식은 치러진 상황이지만, 10시가 되자 1학년 교실에서는 교장, 교감선생님이 참석한 가운데 신입생의 등교 개학을 축하하는 간단한 행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김일중 세풍초 교장은 “여러분들은 세풍초의 희망이자 주인공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기쁘다. 담임선생님과 1년 동안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이 열심히 돕겠다”라는 말과 함께 1학년 학생을 한 명씩 호명하며 눈을 맞췄다.

이어 교감선생님이 틀릴 수도 있으니 기죽지 말고 용기 있게 자신의 의견을 말해도 괜찮다는 내용의 ‘틀려도 괜찮아’ 동화책을 읽어주며 앞으로의 학교생활을 격려하고 지지했다. 이와 함께 담임 교사는 동요 “모두 다 꽃이야”를 통해 생김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지만 모두가 꽃처럼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간단한 신입생 등교 개학 축하 자리는 학교에서 준비한 작은 꽃다발과 교장선생님이 준비한 초콜렛을 나눠주며 마무리됐다.

이후 3, 4교시 수업은 첫 대면 수업에 부담을 느끼는 신입생을 배려하며 수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했다. 담임교사는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설명과 학교생활 내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절 등을 지도했다.

이어 식사 중 거리유지, 개인 가림판으로 비말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급식 지도가 이뤄진 후 귀가함으로써 세풍초의 첫 대면 수업 일정이 끝났다.

황보현 1학년 담임 교사는 “원격수업으로만 만났던 학생들을 오랜 기다림 끝에 건강하게 만날 수 있어 기쁘다. 아이들과 만들어 갈 올 한해가 기대되고 설렌다”며 “한글 지도와 학교 기본생활습관 지도와 함께 학교는 즐거운 곳이라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올해 1학년 담임으로서의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고 친구들과 대화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만 이렇게라도 등교 개학이 이뤄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학생들에게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교육이 충분히 이뤄져 마스크를 벗는 일 없이 잘 지내주어 고마운 마음이나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을 겪을까 염려스럽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김일중 세풍초 교장은 “등교 개학을 앞두고 혁신학교라는 특수성을 충분히 살려 3번의 공식적인 교사회의와 상시 교직원 간의 협의를 통해 대면 수업 시 안전하고 원활하게 교육과정이 실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존중. 나눔. 배려. 협력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풍초를 만들기 위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며 소통과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힘 쏟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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