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아닐지라도 너무 한곳에 집중하면 문제 발생

주민들 “제발 이제 좀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

죽림리 직동 마을 주민들이 마을 주변에 혐오 시설이 지속해서 들어서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마을 주변을 둘러싸고 반환경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마을에 악취와 먼지 발생 등 환경 피해를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광양시립영세공원과 죽림 쓰레기매립장 사이에 있는 직동 마을은 7가구가 거주하는 조그만 농산촌 마을이다.
특별할 것 없던 이 마을에 2012년 황재익 삼무루지 새싹삼 농원 대표가 터를 잡으면서 새로운 활력이 넘치기 시작했다. 새싹삼에서 ‘비전’을 본 황재익 대표의 귀농 성공기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뿌리와 줄기, 잎을 통째로 먹는 채소 같은 새싹삼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황재익 대표는 2016년 새싹삼 가공을 위해 ‘통삼’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농업회사법인‘ ㈜광양에 가면’을 설립했다.

그리고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된 그는 농업 생산과 제조 및 가공, 서비스산업과 융합하는 6차산업 선두주자로 나서며 농산물 제조가공시설과 체험장도 마련했다.
당시 황재익 대표는 “앞으로 체험관광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귀농인에게는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며 “새싹삼농원을 농업인 단체 연구, 학습, 정보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을을 에워싸고 하나둘 들어서는 시설들이 황 대표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현재 직동 마을 주변엔 △함석 가공과 에어로졸가공, 철구조물 제작, 닥트, 단열재, 닥트자재를 제조하는 유)백운기업 △폐기물 수집 처리업체인 대원E&T △아스콘을 생산 판매하는 (유)로드아스텍 △아스팔트 콘크리트 및 혼합제품을 제조하는 강동아스콘 △레미콘 제조업 중원기업 △설치용 및 위생용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지엔에스티 △전자응용 절삭기계 제조업 포미니시스템 △폐기물수집운반업체인 광양환경 등이 에워싸고 있다.

여기에다 태양광발전 시설까지 늘어 나면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있으며, 마을 앞 도로 건너엔 폐기물처리업체까지 들어서고 있다.

황재익 대표는 “마을 인근에는 환영받지 못할 업체만 10여개가 밀집돼 있다”며 “어떤 업체는 건축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가 구름이나 연기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과연 저 먼지속에는 어떤 물질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먼지 발생뿐 아니라 악취도 심각한 문제다. 폐기물 처리시설이 마을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심각한 악취 발생도 마을 주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노인들만 사는 작은 동네라 민원도 제기하지 못한 채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황 대표는 “동물도 보호구역을 지정해 살아갈 길을 마련해 주는데, 하물며 사람이 사는 곳인데 어떻게 이렇게 혐오 시설만 집중이 되는지 화가 난다”며 “죽림리 인근은 광양시의 온갖 혐오 시설 집합소다. 힘없고 배경 없는 사람들만 사는 곳이라 그런가, 아니면 주민 수가 적어 집단민원 민원제기가 없으니 업자들이 몰려드는 것인지. 불법은 아닐지라도 너무 한곳에 집중하면 분명 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제발 이제 좀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농업회사법인‘ ㈜광양에 가면’ 설립 후 농업인 단체의 연구와 학습, 정보 교류의 장뿐만 아니라 도시민들이 찾아와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체험장과 야생화 단지 등의 시설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렇게 마을 주변이 온통 반환경 시설들로 가득하다면 과연 누가 찾아오려고 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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