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산책로ㆍ시 전역 행사확대 미흡 노점상 단속만 성과

▲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2012' 개막식 전 열린 합수제. 주한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무(매화)와 섬진강 물이 만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2012’가 다압면 섬진마을 일원에서 한창이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매화축제는 전국적 지명도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문화가 중앙을 넘어선다’는 취지아래 ‘국제’ 명칭과 행사로 치러지고있다. 시가 처음으로 ‘국제’ 명칭을 사용하게 된 배경은 여수엑스포와 2012 페스티벌 광양 등에 앞서 치러진다는 시기적인 이점과 선점의 효과를 거두는 전략적 방안에서 비롯됐다.

시는 제15회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는 지금까지의 시 대표축제와 전남도 우수축제를 넘어 전국 우수축제, 세계적 명품축제로 자리매김 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장기적 축제발전 목표를 설정하고 우선 첫해인 올해는 지금까지의 축제 운영방식과 형태를 과감히 개선시키는 ‘4대 중점과제’를 해결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추진한다는 방침이었다.

4대 중점과제는 △불법 노점상 근절로 관광객 동선과 편의시설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행사장 질서 유지 △주 무대 공간 확대와 교통대책 마련 △국제축제의 격에 걸맞은 행사 추진과 프로그램 개편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감대 형성 등이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지난 17일 개막식과 함께 이틀 동안 펼쳐진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2012’ 행사장에 현장편집국을 마련했다. 이는 행사 전반을 점검함으로써 최대 성수기가 될 오는 24일과 25일을 대비하고, 매화축제가 명실 공히 국제축제로 거듭나는 일에동참키 위함이다.

▲ 한적한 꽃길 산책로
국제행사로 새로운 도약
‘봄날의 설레임, 매화꽃 어울림, 하나되는 우리!’를 주제로 섬진강변에서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매화문화권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매실심 포지엄과 국제 자매우호도시 초청 국제문화관 운영, 주한외국 대사관 초청 팸투어, 외국문화체험 및 기획공연, 세계전통 음식 전시와 시식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16일 월드마린센터 국제회의장 에서 열린‘ 광양 매실산업의 세계화 국제심포지엄’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매화문화권 4개국 매실전문가들을 초청, 매실의 기능성과 약리성 규명을 통해 소비자들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한편, 농식품 소비변화에 대응하는 매실산업의 육성전략을 강구했다.

주행사장에 마련된 국제문화관은 광양시와 자매우호도시 협약을 맺은 중국의 선전, 샤먼, 푸저우시와 일본 이즈미오츠시, 필리핀의 까가야데오로시, 오스트리아 린츠시, 칠레의 발파라이소시 등 5개국 7개 도시가 참여해 각국 도시의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고 있다.

또 중국 샤먼시 전통악기 공연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 청소년 무용단 공연이 펼쳐져 색다른 외국문화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국제행사로 발돋움을 기대하기엔 모자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개막식이 열렸던 17일을 합수제와 개막식에 주한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을 제외하곤 18일 중국 샤먼시 전통악기 공연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 청소년 무용단 공연을 끝으로 더 이상의 외국인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그나마 국제문화관을 25일까지 운영하나 18일 이후 이미 분위기는 시들해져 버렸으며, 함께 홍보부스를 마련한 여수엑스포와 서커스 홍보 관계자들만이 관광객들을 반겨 맞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100만 명이 찾는다는 매화축제 관광객 중 과연 몇 명이나 국제매화문화 축제로 인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축제는 단순히 보여주는데서 머물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매화관련 외국의 체험사례들이 축제 기간 내내 진행됨으로써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을수 있는 기회마련이 아쉽다.

▲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행사장
교통대책 마련 영원한 숙제

이번 축제의 가장 아쉬운 대목은 교통대책이다. 시는 매년 반복되는 교통대란을 해소할 방안으로 꽃길 산책로를 새롭게 마련하고 차량을 섬진강 둔치에 주차한 후 걸어서 매화 축제장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이 계획은 막상 축제가 시작되자 뒤죽박죽 엉망이 되고 말았다.

우선 차량 통제부터가 되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꽃길 산책로로 관광객을 유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급조된 꽃길 산책로부터가 문제였다. 섬진강 둔치 주차장에서 가남농원으로 이어지는 꽃길 산책로는 산책로라기엔 너무나 허접해 농로만도 못한 상황으로 꽃구경을 하겠다고 갖은 치장을 하고 온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그나마 가남농원을 지나 섬진마을 입구 까진 매화 밭 사이로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져 걷기엔 불편함이 없었으나 꽃이 피질 않았으니 이번엔 볼거리를 충족치 못했다.
꽃길 산책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월정에 다다른 관광객은 섬진마을 인가를 지나 매화 밭 사이로 난 매화산책로를 따라 미션게임을 수행하고 지정된 3곳의 장소에서 스템프를 찍고 청매실 농원에서 하산해 주행사장 종합 안내소에 도착하면 기념품이 지급된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주행사장에서 주말 오후 3시‘ 매화 OX퀴즈’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계획일 뿐이다. 곳곳에서 홍보하고 안내를 해도 될까 말까한 일임에도 종합안내소는 텅 비어 있고 도대체가 관광객의 발길을 유도하는 이가 없다. 오죽했으면 18일 오후 3시 주행사장에서 열린‘ 매화 OX퀴즈’에선 매화산책로 미션게임 수행자가 8명밖에 되질 않아 사회자가 진행을 취소했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6만 7800명이라고 하니 그중 0.01%만이 매화산책로를 따라 미션게임을 수행한 것이다. 지난 주말매화가 피지 않은 안타까움만큼이나 다가오는 주말 활짝 핀 매화를 보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 것이란 기대가 크기만 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급히 개선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 교통 대책 마련과 꽃길 산책로 활성화 방안이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행이 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꽃길 산책로는 광양의 매화를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의미와 기쁨을 주기에 충분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살리고 못 살리고는 온전히 진행자의 몫이다.

불법 노점상 근절은 합격점
이번 매화축제에 가장 잘 된 부분을 꼽으라면 바로 노점상이 지난 축제에 비해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앞서 광양시는 축제장 내 노점상에 대한 단속도 대대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단 노점상을 없애기 위해 공간이 있는 자리에 꽃 박스를 설치해 자리조차 잡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노점을 금지한다는 푯말을 곳곳에 붙이는 등 축제 전부터 노점상 근절을 위해 홍보활동에 적극 나섰다.
그래서인지 이번 축제에서는 주행사장에서는 각기 상호 내지는 명패를 붙인 지역 상인만 있었을 뿐 노점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만, 노점이 아닌 일부 몰지각한 사람이 확성기를 들고 행사장 주변을 다니면 시끄럽게 해 행락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노점상이 주행사장이 아닌 지역에서 장사를 하기도 했지만 노점 단속으로 예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는 반응이다.

‘매화축제’시 전역 확대는 글쎄
올해부터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의 행사 권역이 기존 다압면 일원에서 광양시 전역으로 광역화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정작 이를 실현할 프로그램과 이벤트는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까닭에 올 축제 역시 중마동과 광양읍은 축제의 현장과는 무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이번 축제의 방향을 세계화와 지역마케팅, 참여형 축제로 설정한다는 광양시의 계획이 무색할 정도다. 광양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한 시민에게서 전해들은“ 매화축제가 광양읍과 무슨 상관있느냐”는 말은 바로 매화축제의 현주소다.

당초 광양시가 행사 권역을 광양시 전역으로 확대한 것은 그동안 광양매화문화축제가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으며 행사장을 광역화해도 관광객 분산 효과는 없을 것이란 자신감에 출발했다. 오히려 행사장 다변화를 통해 광양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었으나 주 무대가 있는 행사장과 다압면 일원과는 달리 기타 지역은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볼수 없었다는 게 지역민의 평가다.

광양시는 올해 매화축제를 다압권역과 광양읍권 꽃축제, 도선국사마을과 동백꽃, 휴양림을 보유한 옥룡권역은 자연상 태관광 투어 중심지로, 중마권은 산업관광과 국제행사 위주로 펼쳐진다. 진월권은 회타운 등 먹거리 관광지역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축제를 시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는 구호와는 달리 축제확대를 위한 분위기 조성은 물론 연계축제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분석된다.

그동안 광양시는 지역축제 통폐합 용역 등을 통해 자생력을 갖춘 축제 외에 축제를 통폐합 하자는 결론을 도출하고도 통폐합 대상 지역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 특히 광양읍 숯불구이 축제와 매화축제의 개최 시기를 통합하자는 안은 매화축제의 관광객을 체류형 관광으로 이끌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것으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지역민들의 입장차로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 한려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역시 3개 대표 축제 통폐합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7.2%가 매화+숯불구이 축제를 꼽아 연계축제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치를 반영한 바 있다. 시기성을 타지 않는 축제를 통합해서 개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광양지역의 대표축제인 매화축제와 숯불구이 축제를 연계축제로 육성할 경우, 다압과 중마동-광양읍에 이르는 광양시 전 지역이 축제의 영향권에 들어 상승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광양시가 눈여결 볼 필요가 있다.

▲ 안내장 없는 텅빈 종합 안내소
매실농가 축제참여는 아직 부족
축제 시작과 함께 매실가공제품을 생산하는 다압면 매실농가들도 덩달아 분주해 졌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자체 생산된 매실가공제품을 내놓고 축제에 참여해 온 청매실농원과 가남농원, 다압매율, 협성농산 등의 업체들은 올해도 축제대목을 맞았다.
이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각종 체험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해 농원을 찾는 상춘객 들을 반기고있다. 복잡한 주행사장보다 소박하게 축제를 즐기고픈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코스다.

반면 최근 1년새 매실가공제품 시장에 뛰어든 중소업체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된 모양새다.
광양시 관계자는“ 신규업체들은 축제기간 동안 특산물유통사업단 등을 통해 제품위탁판매 만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말했다.

그러나 축제장을 찾은 한 관광객은“ 축제 주행사장 외에도 섬진마을 주변에 여러 매실가공업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왔다”며“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제품홍보외에 볼거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양시나 축제위원회에서 더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할 수 있도록 독려해 관광객을 맞이하면 여러 생산농가업체도 찾아가 실속있고 아기 자기한 축제 또한 즐길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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