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기 광양제철고등학교 1학년

▲ 최민기 광양제철고등학교 1학년

4차 산업 혁명이 다가옴에 따라 사람들은 급변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로봇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며 급기야 우리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또한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그렇게 걱정은 하면서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방관의 이유를 “적어도 우리가 사는 동안에는 로봇이 인류를 지배하려고 들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사람들은 미래에는 소득 양극화가 심화 될 것이라며 기본 소득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미래 사회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깊이 있게 고민합니다. 기본 소득은 ‘모든 이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장은 읽기가 다소 불편합니다.

조건 없이 모든 이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했을 때 다 같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견은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매우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스위스는 월 300만원을 주는 기본 소득 국민 투표가 76%의 반대로 부결되었습니다. 제도의 실효성이 너무 떨어지고, 전 국민 지급 시 연간 재정 지출의 70%가 든다는 것이 부결 사유였습니다. 그런데 금전적 지원은 반드시 모두에게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일지 의문입니다. 선별적 복지를 추구하면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본 소득의 취지로 돌아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바로 기본 소득입니다. 더불어 미래 사회에 로봇의 도입으로 벌어질 소득 양극화 현상도 해결한다는 것이 기본 소득의 목표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죽을 때까지 매일 1천만원 씩 써도 다 쓰지 못하고 죽을 정도로 부유한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나라가 굳이 부유한 사람들에게까지 ‘기초 생활 보장’을 위한 지원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나라가 굳이 기초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부터 세금을 받아낼 이유 또한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기초적인 생활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 모두에게서 세금을 걷고 인원수대로 나누어 가진다면 점차적으로 소득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금액의 기초 생활 보장 지원금을 지원해야 합니다.

소득 양극화 현상이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더디게 진행되는 실효성 없는 제도를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빠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서 우리는 밀턴 프리드먼의 견해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합니다.

프리드먼은 소득과 조세를 일원화해 저소득층에게는 마이너스 세금(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존의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할지도 모르지만 프리드먼의 ‘음의 소득세’는 기본 소득보다 격차 해소 효과가 큽니다. 모두에게 같은 금액을 지원하는 기본 소득보다 지원 대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미래 전망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그 미래를 두려워하고 경계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기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그들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계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낙담했습니다. 심지어 많은 사람은 기계 파괴 운동을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산업의 발달로 더욱 다양한 직업 선택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정보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겪어보지도 않고 낙담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미래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소득 양극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기에 만약 4차 산업 혁명이 소득 불균형을 야기한다면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경험하지 못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능동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기존의 제도로 미래를 대비한다는 시대착오적인 계산에 우리 사회의 앞날을 맡겨서는 안 됩니다.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낮은 소득을 가진 사람들을 가장 많이 도와주는 제도가 우리는 절실합니다.

음의 소득세가 그 해답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치밀하게 준비하는 태도만이 우리들의 앞날을 보장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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