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인정·성실교섭 없으면 결국 파국, 책임은 사측에”

아직 큰 차질 없으나 장기국면 땐 광양항 위기 부추길 듯

전국공공운수노노 공항항만본부 여수도선지부(이하 도선노조)가 지난 23일 파업에 돌입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감염증 확산과 얼라이언스 재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양항에 또 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가 큰 상황이다.

광양항과 여수항에 입항하는 화물선의 접안을 돕는 여수도선사회 소속 직원들로 구성돼 활동하고 있는 도선노조는 지난 24일 파업돌입 기자회견을 갖고 “여수도선사회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부당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민주노조 인정과 성실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그간 사측의 갑질에 가까운 일방적인 노동조건 변경과 악화를 견디다 못한 여수도선 종업원들이 노동조합을 선택했으나 취업규칙 변경으로 인해 근로조건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교섭이 미루어지는 등 난관이 많았으나 무엇보다 사측의 노동조합 불인정과 부당한 행위로 인해 교섭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교섭을 진행하는 내내 노조활동 보장은커녕 인사문제 등 각종 사안에 대해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 과정에서 취업규칙에 명시된 팀장을 뽑지 않거나 명칭을 없애는 등 조합원의 심리를 흔들어보려는 치졸한 행위를 일삼았다”며 “이는 조합원의 자존감을 없애고 직장 내 비인간화를 가져오겠다는 뜻임에도 실무자의 실수로 돌리는 등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선노조는 “도선사회는 조정회의에서조차 도선사회는 친목모임이며 회사와는 관계가 없고 용역업체라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조정회의 내내 기업분할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제는 투쟁을 통해서 생존권을 지켜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 나가 “우리 조합원들은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며 “당장 사실상 기업분할인 용역전환을 철회하고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면 여수광양항 파국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측인 대도항업과 여수도선사회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여수항도선사회는 파업에 불참한 직원 2명과 용역 선박 3척을 투입해 화물선 접안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수항도선사회 관계자는 “시간외수당 등은 직원들과 합의해서 지급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다면 노동청의 유권해석을 받아 정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가 지난 23일 파업에 돌입했지만 여수도선사회가 임시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현재까지는 광양항에 별다른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양항 위기상황이 이번 파업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항만공사가 나서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나 여수해양수산청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통해 파업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산하 여수해양수산청이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동량 감소로 위기에 봉착한 광양항의 또 다른 불안요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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