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연 준비하는 노기환 광양시립합창단 지휘자

소리보다 마음을 모으는게 ‘지휘’
버스킹 등 시민과 동행하는 음악 추구
이달 25일 합창뮤지컬 ‘광양이야기’ 공연 예정


어떤 지역의 문화예술 척도를 가늠하려면 그곳의 시립 예술단체를 둘러보면 된다. 아무리 좋은 공연장이 있어도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예술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우리 지역에는 2010년 7월 창단돼 정기연주회 등 무대공연뿐 아니라 문화적 혜택이 소홀한 지역에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하는 등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광양시립합창단(지휘자 노기환)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 노기환 광양시립합창단 지휘자

광양시립합창단은 르네상스,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정통 합창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크로스 오버 등 여러 장르와 다양하고 참신한 레퍼토리로 시민과 합창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가운데 지난 1월 노기환 지휘자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전환기를 맞이했다.

노 지휘자는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합창 지휘를 전공한 박사 출신으로, 순천시립합창단과 구리시립합창단 지휘자 등을 역임했으며, 오스트리아 비엔나 슈베르트 국제합창대회 그랑프리 등 국제합창콩쿨 15여 차례 수상, 대통령배 전국합창경연대회 대통령상 2회 등 국내합창콩쿨에서 40여 차례 입상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노지휘자는 탄탄한 경력이 말해주듯 시립합창단을 이끄는 리더이자 한명의 지휘자로서 전하는 음악적 신념은 반듯하고 확고했다.

”신이 준 최고의 악기가 사람 목소리란 말이 있듯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목소리로 조화로움과 아름다운 선율을 다듬어내는 지휘자는 축복 같은 일“이라며 “합창의 꽃은 화음이며 지휘자의 손은 언어다. 지휘자 손의 움직임에 따라 목소리와 목소리가 겹쳐지면서 하나의 결을 만들어 미묘한 음색을 빚어낸다. 오케스트라의 24파트에 비하면 합창은 4파트(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복잡해야 8파트로 나뉘지만 만들어 내는 소리는 무한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람의 목소리나 음색, 성량이 모두 다르고 그날 컨디션에 따라서도 음의 높낮이가 제각각이기에, 지휘자는 개인의 다름을 조화롭게 구성하고 하나로 통일해 완벽한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일”이라며 “합창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다. 지휘자로서 단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소리를 모으기 이전에 마음을 모아야 밀도 있는 연습과 완벽한 화음을 끌어내 음악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나름의 소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클래식과 친숙한 음악의
균형 가지고 공연 구성


광양시립합창단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이끌고 있는지에 대한 노 지휘자의 대답은 간결하고 단호했다.
“시립합창단의 고유한 성격은 가지고 가되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변화를 시도해 시민들께 다가서는 모습으로 거듭날 생각이다”며 “모든 음악의 바탕은 클래식이기에 정기연주회나 무대공연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장애인이나 복지시설, 학교, 요양병원 등 시민과 함께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음악, 즐거움을 선물할 수 있는 친숙한 광양시립합창단으로 다가서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통영은 13만여 명으로 광양시보다 작은 도시지만 통영국제음악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행사로 한국의 대단한 음악가들이 통영국제음악회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기꺼이 통영을 찾아 연주하는 것을 보며, 임기 동안 광양을 통영 못지않은 문화도시로의 발전에 초석을 놓고 싶다”며 “이런 바람에는 지역 내 예술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호응, 행정의 협조또한 절실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그간 코로나19로 지역내 공연예술 부분 또한 경직된 것이 사실. 하반기부터 조심스럽게 시민들 곁으로 다가서는 작은 공연부터 선보인다는 광양시립합창단은 지난달 27일 서천변과 이달 4일 시청 23호 광장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쳤다. 노지휘자의 시민 곁으로 다가가는 공연 문화를 만든다는 의지가 반영된 공연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노 지휘자는 이달 25일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 ‘광양이야기’라는 합창 뮤지컬을 기획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일반뮤지컬에는 연극이 주가 되지만 합창뮤지컬은 음악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형식으로 한 도시남이 우연찮게 찾은 광양에서 여러 곳을 둘러보고 매천 황현 선생의 삶도 되돌아본다는 내용으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게 될 청소년음악제 성격의 공연이다.

또한 11월 시민들에게 친숙한 음악으로 구성된 음악회도 준비 중이며, 12월에는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는 정기연주회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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