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 재개 움직임, 4분기 철강 수요 회복 기대감

5개월 정비가 완료됐음에도 코로나19 감염증 여파에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화입 시기를 늦췄던 광양제철소 3고로가 10일 화입식을 갖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예상과는 달리 3분기에 접어들면서 자동차, 가전 등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이후 감산정책을 펼쳤던 철강 수요산업들의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고로 재가동 시기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5500㎥의 초대형 고로로 탈바꿈
인공지능 활용 3년 내 2500억 절감


포스코는 지난 2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약 3개월 동안 광양제철소 3고로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고로 개보수 비용만 4천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3고로는 1990년 준공돼 2007년 개수를 한 차례 거치며 4600㎥의 내부용적을 갖추게 됐고 이번 개보수를 통해 내용적 4600㎥에서 5500㎥의 초대형 고로로 탈바꿈했다.

세계 최대타이틀을 놓지 않고 있는 1고로 6천㎥에 이어 광양제철소 4, 5고로와 같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이다. 연간 조강 생산능력도 기존 420만톤에서 500만톤 수준으로, 8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이 증대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특히 광양제철소 3고로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한 고로로 재탄생한다. 그동안 직원들이 담당했던 원료 품질검사부터 쇳물 온도 측정까지 모두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적용으로 오차를 줄이게 되면 3년간 252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광양제철소 3고로 화입식 후 정상가동까지 약 5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번 3고로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포스코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초대형 고로(내용적이 5500㎥ 이상) 16개 가운데 6개를 보유하는 기록도 갖게 됐다.
현재 초대형 고로를 보유한 국가는 한국 6기, 중국 4기, 일본 4기, 독일 1기, 러시아 1기로 한국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국내 초대형 고로 6기는 광양제철소(4기)와 포항제철소(2기)를 합쳐 모두 포스코가 갖춘 설비다.

특히 광양제철소는 이번 3고로 재가동 등 세계 최대 조강 능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강판 전문제철소의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포스코는 지난달 9일 3고로 화입식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재가동 시기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경우에 따라선 8월 이후까지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연기 결정 한 달여 만에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감산정책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던 포스코의 정상화 가능성도 조속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4~5월 포스코 자동차 강판 매출이 약 30% 하락했으나 광양 3고로 재가동을 연기하면서 약 150만톤에 이르는 감산 효과를 통해 포스코는 다른 글로벌 철강사에 비해 연착륙을 이끌 수 있었다”며 “3분기를 넘어 4분기부터는 철강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판단에 화입식을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자동차공장 가동 재개 등으로 철강 수요산업 회복이 기대된다”며 “광양 3고로 가동이 재개되면 포스코의 올해 철강 판매량도 종전 3207만톤에서 3317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휴업 조치 해제도 기대
꽉 막힌 지역경제에도 영향


광양 3고로 가동이 본격화되면 늘어나는 쇳물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일시적으로 휴업에 들어갔던 일부 압연설비도 가동 재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포스코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광양과 포항 양 제철소의 일부 설비도 멈추고 유급휴가를 실시 중이다. 3일 이상설비휴지가 발생하는 생산설비에 대해 휴업에 돌입하는 등 탄력적 조업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광양 3고로 가동이 본격화되면 일시적으로 휴업에 들어갔던 설비도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휴업 조치 역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광양제철소 한 직원은 “압연설비 등 지난 한 달여 동안 간간이 휴업이 이뤄지면서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상당했다”며 “예상보다 빨리 3고로가 재가동 되는 등 철강 수요가 점차 늘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고용에 대한 우려는 차츰 가실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증과 광양제철소 휴업 사태를 우려스럽게 바라보던 지역경제계도 3고로 재가동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3고로 재가동에 따라 철강생산이 늘어나면 휴업 조기종식으로 인한 소비가 서서히 증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장기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3고로 재가동이 그나마 호재로 다가오는 이유다.

세미 브리더
오염물질 저감 여부도 관심


3고로 재가동이 주목되는 부분은 또 있다. 3고로엔 지난해 크게 논란이 됐던 고로 브리더 개방에 따른 대기오염물질 무단배출 문제해결 방법으로 도입을 예고했던 세미 브리더가 설치돼 운영되는 까닭이다.

광양제철소는 3고로를 통해 고로 세미 브리더 확관을 통한 휴풍 시 오염물질 배출 상황을 살펴본 뒤 저감효과가 확실할 경우 이를 전 고로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기존 고로브리더 배출방식과 비교해 이번 3고로를 통한 세미 브리더 확관 운영에 따른 저감량이 확인된다면 가동 중인 모든 고로에 세미 브리더를 설치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임채현 광양제철소 환경에너지그룹장은 “3고로 화입 후 저감 결과에 따라 기타 고로에도 도입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그는 다만 “고로 브리더 배관 확대는 구조물 안정성을 확보할 경우 진행이 가능하나 밸브는 상용품 스펙 한계로 즉시 적용은 불가능한 데다 세미 브리더 확경 역시 제품설계나 제작 적용을 고려할 경우 2022년 이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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