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산단발 인구 수용태세‘ 무관심’ 비판

건설업계“ 느려도 너무 느린, 비정상적인 상황”
선월지구 올 12월 착공…개발효과 물 건너갈 수도


목성지구 개발사업이 더디다.
지난해 7월 기공식에 들어간 뒤 1년여가 넘도록 공정률이 5%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근 ㈜부영주택 회장이 재수감된 악재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세풍산단 조성사업과 맞물려 건립이 늦어질 경우 개발 효과가 인근 지역으로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에 느린 진척상황을 보이고 있는 목성지구 개발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불만 역시 만만찮다.

여기에 올 연말 착공을 앞두고 있는 순천 선월지구가 조기 완공될 경우 실제 개발 호재 유출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공식을 가진 목성지구 도시개발사업은 724세대가 들어설 A-1블럭과 766세대가 들어설 A-2블럭만 공사에 착공했을 뿐 교통심의와 건축경관 심의가 끝내고 지난해 2월 사업승인이 난 A-3블럭과 역시 지난 5월 말 사업승인 난 B-2블럭은 착공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나머지 B-2블럭과 B-3블럭, B-5블럭은 교통심의와 건축경관심의를 완료했으나 사업승인을 요
청하지는 않은 상황이고 B-1블럭과 B-4블럭은 건축경관심의를 앞두고 있다.

총 1400여세대가 들어설 1단계(A-1, A-2) 건립공사는 콘크리트 타설이나 철근, 배관, 골조공사를 위해 타워크레인이 들어가 기초공사를 하고 있으나 공정률은 5%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 목성지구

지난해 8월 착공한 대우 푸르지오 더 퍼스트가 현재 40%가 넘는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더뎌도 너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목성지구에는 소수 작업 인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암반 등 별다른 걸림돌이 없는 것을 생각해보면 느려도 너무 느린 게 사실”이라며 “업계 상식으로 볼 때 비상식적인 상황인 건 맞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권을 쥔 것으로 전해진 이중근 회장의 재수감에 따라 자금 흐름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착공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나서는 업계 관행과는 달리 여전히 입주자 모집절차에 들어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부분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회사 내부 사정이어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이중근 회장이 지난달 30일 구속집행정지 만료로 재수감된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냐는 추론은 가능할 것”이라며 “생각보다 더딘 게 사실이지만 꾸준히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보통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완공 일정을 내다볼 수 있는데 부영 측이 아직 모집공고에 나서지 않으면서 정확한 준공 일정은 알 수 없다”면서도 “향후 2년 안에 준공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이처럼 공사일정이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지역민의 불만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건설 붐이 조성된 중마동 등 동광양권역과는 달리 새로운 아파트 건설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목성지구만을 바라보고 있는 광양읍권의 경우는 “이렇게 가다간 순천발 아파트 개발에 인구유출을 우려해야 되는 상황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까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항만 배후단지 지정 여부가 가려지는 세풍산단 조성사업과 직접 연관될 수밖에
없어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현재 세풍산단은 3.3㎡당 98만원대의 높은 분양가로 최악의 분양실적을 나타내고 있으나 항만배후부지 지정이 확정되면 3.3㎡당 850원으로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고 최장 100년간 장기 임대도 가능해 산단 조기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항만 배후부지가 지정되고 세풍산단 입주기업이 쇄도한다고 해도 정작 이들을 수용할 주택이 크게 모자라는 상황에 대한 염려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최대원 광양시의회 총무위원장은 “목성지구는 세풍산단 입주기업 노동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배후 주택단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되는 성격이 강한 곳”이라며 “항만 배후부지 지정 등 조기 활성화 기회가 찾아온다고 해도 이들을 수용하지 못한다면 세풍산단의 개발의미를 크게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풍산단과 불과 1km 이내 순천 선월지구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해룡면 신대택지개발지구와 맞닿은 선월리 일대가 광양만권 산단 배후 주거단지로 지정돼 2020년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월지구 일원 전답의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해룡면 선월·신대·신성리 일대 선월하이파크단지 98만㎡(약 30만평)를 토지거래허가구역로 재지정한 상태다.
이곳은 광양만권 산업단지의 배후 주거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신대지구와 연계한 주거, 상업, 문화 등 복합기능의 시설을 갖춘 명품 택지로 신대지구 개발면적의 약1/3 정도 부지에 조성된다.

선월지구 개발은 신대지구 시행·시공사인 중흥건설이 지난 2016년 6월 단독입찰로 수주했으며 이후 환경영향평가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보상협의 등의 관련행정절차를 거쳐 올 12월 착공이 예고됐다. 중흥건설은 올 12월 착공해 2023년께 택지조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으로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 총 6024세대에 계획인구 1만6300명이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아예 이곳을 “인근 해룡산단과 세풍산단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 편의성이 향상될 전망”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세풍산단 개발에 따른 노동자 수용을 예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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