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음악과 학생·학부모, 교육환경 미비 지적

학교 측, 개선방안 마련 중…전화위복 계기로

세계 수준의 문화예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한국 창의예술고도 코라나19 사태의 여파를 비껴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3월 개교한 한국 창의예술고는 창의음악과 2학급, 창의미술과 1학급 등 모두 3학급에 55명이 입학했다. 순수·실용 예술의 경계를 허물어 미디(Midi) 음악, 작곡, 콘텐츠창작, 디자인, 미디어 아트 등 융합 전공 교육으로 예술 인재를 양성한다며 전국적으로 학생을 모집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 6월 1일 대면 수업이 시작된 이후 두 달간 3명의 학생이 중도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실용음악 전공 학생들로 지난달 20일께 보컬 1명과 건반 전공학생 1명에 이어 30일 미디어컨텐츠 학생 1명이 자퇴했다.

이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것은 학교 실습 시설 미비와 교사의 전문성 부족 등 교육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입을 모았다.

▲ 한국창의예술고

실용음악 전공학생과 학부모들은 입학설명회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전남도와 광양시의 든든한 지원으로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창의융합예술학교로 만들 것이라는 발표에 기대를 가졌는데 막상 입학하고 보니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최근 학교 측과 전남도 교육감과 면담을 하고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개선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이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3가지로 △실용음악 전문 담당교사가 없는 점 △연습실과 악기 부족 등 시설 미비 △현재 60명 수용 가능한 기숙사 정원 부족 등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실용음악 전문 담당교사가 없어 전공별 학생들의 요구와 건의사항에 대한 선생님들의 이해도가 떨어지고 멘토 교사의 지원역할이 부족하다”며 “실제로 공연 실습, 앙상블 연주를 할 때 악기 설치 등을 해야 하는데 교사가 전문성이 없다 보니 특정 학생들이 이를 맡아서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컨텐츠의 경우 실기 강사도 없고, 교육 기자재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학생 개인장비로 연습하는가 하면 일부 학생은 아예 장비가 없어 개학 이후 연습도 못 하고 있다. 이밖에도 3학년 인원까지 고려하면 전체 180명 정원의 기숙사를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 60명 수용하는 기숙사는 수도권 등 장거리 학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전문교사 부재는 다소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실용음악 관련 과목 관련 강사가 있고, 공채 채용한 음악교사 외에도 학생들 과목별로 석·박사 이상의 실력을 갖춘 강사를 모집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래식음악에 비해 실용음악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관련 학과가 신생 되는 추세라 전남권에서는 강사 구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공립학교 특성상 예산 집행과 강사 채용을 독자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토록 교육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기 부족, 시설 미비 문제에 대해서도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학교 입장에서는 올해 개교와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악기나 부자재, 재료 등이 외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이 많아개학 전에 세팅이 마무리 되리라 생각했으나 다소 늦어진 것은 사실이다. 최대한 빨리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숙사 정원 부족과 관련해서는 “기숙사 정원 숫자는 애초 TF팀에서 정해진 것으로 근거리, 원거리 학생 비율을 예상해 정한 것”이라며 “기숙사 증축 부분을 도교육청에 계속 건의하고 있고, 당장 내년에는 근거리 학생 통학차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신홍주 교장은 “공교육의 가치 실현과 학생들의 요구, 내실 있는 교육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중에 뜻하지 않은 변수로 이런 일이 생겼다”며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조속히 개선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전화위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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