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수 작가…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선정

한자 자연스레 익히고 마음 수양 얻어지는 서예의 매력
그동안 대한민국서예대전 4회 입선, 2회 특선
“3년 후 개인전 통해 지역민과 소통의 계기 마련하고파”


최근 문화·예술·역사의 고장을 지향하는 광양에 경사가 있었다. 이래수(67) 작가가 대한민국 서예대전(국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된 것이다. 문화예술의 도시를 추구하는 지역내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며 서예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다.

원래 공무원이었던 이 작가가 처음 서예를 접하게 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신장이식이라는 큰 수술을 받게 되면서 삶에 대한 깊은 상념과 건강의 소중함 그리고 얼마남지 않은 퇴직 후 적적함을 현명하게 지낼 방법이 필요했다.

이 작가는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터라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가져보라는 선배들의 조언과 건강 악화로 취미와 함께 마음 수양을 할 수 있는 서예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2007년에 처음 붓을 잡고 먹을 갈기 시작했다. 천천히 서예의 매력을 알아가다 2014년 퇴직 후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가장 큰 어려움은 당연히 경제적 문제였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이 작가의 말이다.

이 작가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얻기 위해 보통 100번 이상 한지에 쓰고 버리는 작업을 반복한다”며 “한지가 워낙 가격대가 있다 보니 맘에 드는 작품을 얻기 위해 소모되는 한지구입비도 만만찮다. 건강하기만을 바라는 아내가 큰 불만 없이 지원하고 응원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미소를 띠었다.

▲ 이래수 작가

서예는 마음 수양하는 과정이 핵심

그는 서예가 예술이기 이전에 깨우침의 수련이자 수행임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 작가는 “묵향을 맡으면서 1시간가량 먹을 갈다 보면 세상 모든 시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붓끝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과 마주한다”며 “서예에는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과 같은 다양한 서체가 존재하는데, 그중 상형문자에 가까운 전서와 예서를 특히 좋아한다. 상형문자 같은 서체라 일반인이 보기에는 그림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획순과 뜻을 담고 있으며 내가 가장 많이 쓰는 서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예는 한자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서예를 배우고 자연스럽게 한자 공부를 하면서 지금은 제법 한문에 능통하다”며 “작품에는 보통 공자, 맹자의 가르침이 담긴 글귀나 논어, 사서삼경, 명심보감 등의 글귀를 다루기도 하고 두보, 정철, 윤선도 등의 고시조를 적기도 한다”고 말했다.

▲ 2019년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이래수 작가의 입상 작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가 되기까지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가 되기 위한 길은 멀다. 국전 입선 한 번이 1점, 특선은 3점, 총 10점을 얻어야 명실상부한 작가가 된다. 이 작가는 2008년 첫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지역 내에서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다 점점 활동반경을 넓혀가기에 이른다.

서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목민심서서예대전, 백제세종서예대전, 매죽헌서화대전 초대작가 선정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꾸준히 대한민국서예대전의 문을 두드렸다. 2015년~2017년까지 대한민국서예대전 공모에 참여해 입선하고, 2018년~2019년에는 특선을 2020년에는 다시 입선하게 되면서 마침내 올해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대한민국서예대전은 서예가를 지망하는 많은 신인들의 서예적 소양과 능력을 평가하는 등용문으로 권위 있는 대회로 손꼽힌다. 입상한 사람은 운영기준에 의거 점수화해 초대작가로 인정받기 때문에 꾸준한 활동과 예술적 가치가 공식적으로 인증되는 셈이다.

중용을 지키며
묵묵히 서예가의 길을 걸을 것


이 작가는 “滿而不溢 欲而不貪(만이불일 욕이불탐)은 ‘채우되 넘치지 말고 하고자 하되 탐하지 말라’는 뜻이다. 滿而不溢는 증자의 저서인 효경에 나오는 구절이며, 欲而不貪는 공자가 제자 자장에게 언급한 오미론(五美론)에서 나온 글귀로 내 인생관을 담았다”며 “중용을 지키며 서예가로서 기나긴 여정을 따라 묵묵히 나아가는 발걸음에 나침판 같은 구절”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처음 서예가의 길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박종순 광영동 주민자치위원장님과 서예가로서 부족한 제자를 이끌어주신 경암 황준현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칠순을 맞이하는 3년 후 작은 개인전을 하는 것이 꿈이다. 발전된 모습의 서예가로 지역민께 다가설 수 있도록 작품활동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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