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 진보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 유현주 진보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광양시의회가 의장단 선거를 통해 후반기 원 구성을 마친지 한 달이 되었다. 지방의회 대부분이 의장단 선거를 치르면서 홍역을 앓는다. 아니, 홍역은 한 번 앓고 나면 웬만하면 다시 걸리지 않고 성장하니 홍역이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을 수도 있겠다.

광양시의회도 의장단 선거를 두고 암투와 배신이 난무하는 한 편의 19금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저러지는 않는다’, ‘상식 있는 사람들이 저럴 수 있을까’, ‘저것들은 원래 그래’ 등 분노와 경멸과 포기까지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지방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하라는 당론을 결정해 더욱 복잡한 양상이었다.

결국 의장단 선거는 웃지 못할 결과를 남겼다. 광양시의회는 민주당 시의원들끼리 감정싸움으로 토라져 ‘너 어디 두고 보자’라는 식으로 갈라져 있다고 한다. 민주당 전남도당에서는 당론을 어긴 전남 기초의원 7명을 당에서 제명했다는 소식도 있다.

시의원들이 시민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유불리만을 따져 활동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민주당 당론도 마찬가지다. 당론을 정하고, 어긴 자들을 제명하는 것이야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만 그 당론이 지방자치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독립기관인 의원들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책임성을 약화시키지는 않았는지, 더 나아가 다수당의 횡포로 비춰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광양시의회 회의규칙에 의장단 선거 후보등록과 선거운동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어야 한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분들이 자신들의 선거는 규칙도 없이 진행해 왔다는 것이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의장단 후보는 시의회의 활동목표와 방향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의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최소한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남 22개 시군의회 중 후보등록 절차, 정견 발표 방법 등을 명시한 시군은 9곳밖에 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의원의 자질이다. 누누이 지적됐지만 하나도 고쳐지지 않은 것이 이 대목이다. 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질과 실력을 키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에서는 공천과정에서부터 자질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제발 공부 좀 하시라. 그래야지만 ‘아무나 하는 시의원’, ‘저질 시의회’라는 시민들의 우려와 오명을 벗어던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써 오만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에서는 22년 지방선거에서 ○○○이 도의원, △△△이 시의원 하면서 마치 당선된 것처럼 말하고 돌아다닌다고 한다. 이번 광양시의회 의장단 선거도 ‘이번에는 내가 하고 다음엔 너야’ 혹은 ‘다음 의원 자리는 너에게 물려줄게’ 등 의원직을 저잣거리 흥정과 거래의 대상으로 여기는 민주당 의원들의 못된 버릇 때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문전성시(門前成市)라는 말이 있다.

준수한 용모의 제나라 추기가 자신과 서경중에 누가 더 미남자인지 세 사람에게 물었단다. 세 사람 모두 추기가 더 미남자라고 했는데 추기가 직접 서경을 보니 서경이 더 미남자였다. 왜 모두 그렇게 대답했을까 고민하던 추기는 한 사람은 자신을 사랑해서, 한 사람은 자신을 두려워해서, 한 사람은 자신에게 얻을 것이 있어서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깨달은 바가 커 위왕에게 고했는데 위왕이 일리가 있다고 치하하고 ‘과인의 과오를 지적하는 사람에게는 상을 주겠다’는 조서를 반포했다. 이에 과오를 지적하기 위해 성문 앞에 모여든 백성들로 궁 문앞과 뜰이 시장과 같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 시의원들은 자신의 사무실과 시의회 문턱이 누구의 발길로 닳아지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나는 누구를 위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후반기 광양시의회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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