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확진자 LF스퀘어 등 동선 ‘얽기 설기’

전남도 대규모 집회 제한명령 등 방역대책 부심
정 시장 “방역지침 준수, 증상 시 출근·등교 말아야”

해외 입국 사례를 제외하고 6개월가량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자랑해왔던 광양지역이 두 번째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남성이 처가인 광양을 찾았다가 상경한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장모인 60대 여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가 급속히 불안감에 빠져들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 서초구 30대 남성 확진자의 경우 지난 16일 광양지역을 방문한 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LF스퀘어나 음식점을 연이어 방문하는 등 광양지역 내 이동장소가 많아 n차 감염이 우려된다.

특히 광양지역뿐 아니라 같은 생활권인 순천과 여수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1차 대유행기였던 지난 3월 신천지 사태와는 달리 지역감염 확산이 현실로 다가오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광양시는 지난 20일 재난문자를 통해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남성 확진자 A(84년생) 씨가 지난 16일 광양 방문을 사실을 알리며 동선을 공개했다. 함께 광양을 방문한 A 씨의 부인과 딸 모두 지난 2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양시 재난문자에 따르면 부인과 자녀 1명을 데리고 처가가 있는 광양 금호동을 방문한 A 씨는 16일 오후 1시부터 3시 30분까지 중마동 쁘띠몽드 키즈까페에 머물렀고 오후 5시부터 6시 10분경까지 LF스퀘어를 방문, ABC마트, S마켓, 베비에르 등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오후 6시 40분부터 7시 30분까지 다이닝센을 방문, 식사를 했고 8시경 금호동에 있는 몰오브 광양 내 GS슈퍼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A 씨의 광양지역 밀착접촉자는 장모 B 씨와 사촌 처남 C 씨 등 2명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20일 이들에 대한 검체를 채취해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진을 의뢰한 결과 장모인 60대 장모는 확진 판정을 받고 21일 자정 순천의료원으로 이송, 치료 중이다. B 씨는 세 번째 지역감염자다. 다만 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인 사촌 처남 C 씨는 음성 판정을 받고 2주간 자가격리 조치한 상태다.

장모 B 씨는 사위 A 씨와 함께 한 장소 이외에도 지난 17일 저녁 7시부터 7시 30분까지 루앤비 카페에 들렀고 이보다 앞선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 같은 건물에 있는 음식점인 청풍한우에서 직장동료와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루앤비 카페에선 종사자 외에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까지 B 씨와의 만난 지역 내 접촉자는 6명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은 B 씨와 접촉한 이들 6명에 대해 지난 21일 오전 중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했으며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격리토록 조치했다. 확진자 B 씨가 다녀간 동선상에 있는 장소는 방역소독을 완료했다.

현재로선 B 씨와 접촉한 6명의 검사결과에 지역감염 확산 여부를 가늠할 기준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근무하는 포스코 60대 직원 D 씨가 지난 19일 광양 출장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 49번째, 광양지역 6번째 확진자, 지역감염으로는 두 번째다.

전남도에 따르면 D 씨는 지난 14일부터 경기도 포천 등으로 휴가를 다녀온 후 교육차 광양으로 출장을 온 상태였다.

D 씨는 18일 낮 12시 40분 광양제철소 대식당 시설출입자 체온 측정 당시 발열이 감지돼 출입이 통제됐으며 같은 날 오후 1시 20분께 광양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뒤 이후 화순에 있는 모친 집에 격리 조치됐다.

광양시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D 씨에 대한 검진결과 양성판정이 나오자 이 같은 사실을 화순군과 전남도에 알렸고 화순군 보건당국은 이날 밤 9시께 D 씨를 전담병원인 순천의료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다.

D 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전남도 신속대응팀과 광양시, 화순군 역학조사반은 확진자 이동 경로와 접촉자 파악 등 심층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D 씨와 접촉한 2명에 대해서도 검체를 채취해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포스코 역시 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거주지 등 동선이 해당 직원과 겹치는 직원들에게 알리고 재택근무 조치하는 한편 광양제철소 대식당 방역은 물론 서울 포스코센터에 대해서도 예비방역을 실시했다.

D 씨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펜션에서 형과 동생 부부 등 가족 6명이 모인 가족 모임에 참석했으며 당시 인천에 살고 있는 동생이 발열 증상을 나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순천 등 지역 확진자가 광양지역을 방문한 사례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순천 8번째 확진자가 지난 19일 포스코 설비관리센터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광양제철소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접촉자에 대한 검체를 채취에 검사에 들어가는 한편 확진자의 추가동선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역시 설비관리센터를 폐쇄하고 센터를 중심으로 방역을 진행 중이며 센터 내 근무 중인 직원 모두를 조기 퇴근시키고 자가 격리토록 조치했다.

이밖에도 순천 5번째 확진자가 지난 17일 옥룡계곡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역 내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다만 이 확진자가 18일 순천 플러스 내과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병원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보건소 상담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광양시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신축공사가 한창이지만 지역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이동통로를 추가 확보한 상태”라며 “검체 채취에 필요한 인력 역시 부족할 것으로 보고 중마동에 있는 통합보건지원과를 제외한 읍면동에 있는 공공보건의에게 선별진료소로 집결할 것을 주문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역감염이 확산일로에 놓이자 정현복 시장은 21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광양지역에서 세 번째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등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정 시장은 “많은 전문가가 올 9월과 10월 사이 2차 대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전남도는 21일 자로 모든 도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고 우리시도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규모 집회 제한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유행지역 방문 및 방문자 접촉, 고위험시설, 다중이용시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행사나 모임 참여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면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발열, 인후통,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말고 즉시 보건소와 상담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남도는 17일부터 진도, 영광, 곡성, 광양, 순천, 무안, 나주 등 7개 시군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특히 최근 들어 2차, 3차 등 n차 감염으로 이어지자 지난 22일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실내에선 50명 이상, 실외에선 100명 이상 모임과 행사가 전면 금지되고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PC방, 뷔페 등 고위험시설 운영이 중단된 데 이어 공연장,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 12종에 대해서도 핵심 방역수칙 준수가 의무화된다.

이밖에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생활시설도 외부인 면회가 금지되고 가상화폐 투자설명회 등 방문판매업의 집합 역시 전면 금지된다. 특히 종교시설은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집합이 전면 금지되고 학교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 명단을 조속히 확보해 검사 및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겠다”며 “검사 불응과 자가격리 위반에 대해선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수사 의뢰하거나 구상권 청구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며 “마스크 착용과 타지역으로 불필요한 여행 자제, 지역 내 외출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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