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확진자 매개, 동료·동료남편까지 잇단 5명 확진

광양제철 직원 이용 많은 협력회관 금호식당 종사자
광양제철 뚫릴까 노심초사 속 선별진료소 ‘북적북적’
정 시장 “방역지침 준수, 증상 시 출근·등교 말아야”

광양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어 보건당국이 초긴장 상태다. 무엇보다 3번 확진자를 매개로 2차, 3차 감염사례가 발생하는 등 연이틀 동안 5명이 집단감염된 데다 이들 확진자의 직장이 광양제철소 직원이나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이용이 빈번했던 광양제철협력회관 내 식당이라는 점에서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광양제철소마저 뚫리는 게 아닌가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해외 입국 사례를 제외하고 지난 3월 1일 첫 지역감염 확진자가 나온 이후 6개월여 청정지역을 자랑해왔던 광양지역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불과 4일 사이 7명이 추가 감염되는 등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우려를 키우고 있는 건 추가 확진자 모두 지역감염 사례라는 점이다.

지난 19일 서울 포스코센터 직원이 광양제철소 출장 차 광양지역을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남성이 처가인 광양을 찾았다가 상경한 뒤 본인은 물론 아내와 딸 등 가족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자 보건당국이 이 30대 남성의 지역 내 밀착접촉자인 장모 60대 여성 A 씨를 자가격리 시키고 검사한 결과 20일 오후 10시 50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사회 감염은 현실로 다가왔다.

이 3번 확진자(전남 53번) A 씨를 매개로 광양제철협력회관 내 금호식당 동료직원들이 21일과 22일 잇따라 집단 감염됐다.

A 씨는 지난 18일 동료직원 6명과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중마동에 있는 식당인 ‘청풍한우’에서 저녁 식사, 저녁 7시 30분까지 같은 건물 내 ‘루앤비카페’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 뒤 상황은 악화일로다. 3번 확진자의 밀착접촉자인 동료직원 6명 가운데 21일 3명, 22일 1명 등 4명이 잇따라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중 3명은 금호동에 사는 60대 여성이며, 1명은 중마동 60대 여성이다. 특히 22일엔 동료직원(전남 68번)의 60대 남편까지 ‘양성’ 판정을 받아 3차 감염사례로까지 치달은 상황이다.

▲ 백운아트홀에 설치된 이동선별진료소

이처럼 3번 확진자를 매개로 지역감염 확산상황이 심상찮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들이 근무했던 금호식당이 광양제철협력회관 내에 소재한다는 점이다. 회관 내에는 광양제철협력사협의회 사무실을 비롯해 상당수 협력업체의 사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금호식당에는 협력회관 입주기업이나 기관 관계자는 물론 광양제철소 직원을 비롯, 협력사 직원들이 자주 이용해 온 곳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한 추가감염 가능성을 온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광양제철소 측은 확진자가 발생한 협력회관을 일시 폐쇄하고 건물 전체에 대한 방역조치를 취한 데 이어 해당 금호식당 등 확진자들과 동선이 겹치는 직원들은 적극적인 검진을 받고 결과를 통보해 달라는 문자를 전 직원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협의회 역시 금호식당을 자주 이용했던 직원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지난 22일 현장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한 뒤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협력회관으로 사무실을 옮긴 전남드래곤즈 역시 사무국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22일 사랑병원 진료소를 찾아 검체를 채취토록 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광양소방서 역시 인근 금호동소방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금호식당을 이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근무자들을 곧바로 자가격리시킨 뒤 소방센터를 일시 폐쇄한 후 23일까지 특별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광양소방서는 24일께 자가격리 중인 직원들을 대신해 광양읍 등 인근 지역 소방직원들을 대체해 소방센터를 개방할 방침이다.

협력사협의회 관계자는 “확인 결과 금호식당 종사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돼 식당 내 감염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다 철저한 방역과 함께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 지침을 준수해 코로나19에 대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근무하는 포스코 60대 직원 B 씨가 지난 19일 광양 출장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도에 따르면 B 씨는 지난 14일부터 경기도 포천 등으로 휴가를 다녀온 후 교육차 광양으로 출장을 온 상태였다.

18일 낮 12시 40분 광양제철소 대식당 시설출입자 체온 측정 당시 발열이 감지돼 출입이 통제됐으며 같은 날 오후 1시 20분께 광양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뒤 이후 화순에 있는 모친 집에 격리 조치됐다.

이후 광양시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B 씨에 대한 검진결과 양성판정이 나오자 이날 밤 9시께 A 씨를 전담병원인 순천의료원으로 이송해 치료 중이다. 또 보건당국은 A 씨와 접촉한 2명에 대해서도 검체를 채취해 전남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포스코 역시 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거주지 등 동선이 해당 직원과 겹치는 직원들에게 알리고 재택근무 조치하는 한편 광양제철소 대식당 방역은 물론 서울 포스코센터에 대해서도 예비방역을 실시했다.

B 씨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펜션에서 형과 동생 부부 등 가족 6명이 모인 가족모임에 참석했으며 당시 인천에 거주 중인 동생이 발열 증상을 나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순천 8번째 확진자가 지난 19일 포스코 설비관리센터를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이 접촉자에 대한 검체 채취에 검사에 들어가는 한편 확진자의 추가동선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역시 설비관리센터를 폐쇄하고 방역을 진행했다. 직원 모두를 조기 퇴근시키고 자가 격리토록 조치했다.

이밖에 광양제철소는 순천 15번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순천 청암휘트니스앤스파를 이용하는 직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격리와 검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광양제철소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는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광양지역뿐 아니라 같은 생활권인 순천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차분히 지나갔던 1차 대유행기였던 지난 3월 신천지 사태와는 달리 시민사회가 크게 술렁이는 등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잇단 확진 소식에 선별진료소에는 검진을 받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금호식당 확진자가 계속되자 백운아트홀에 설치한 임시 현장진료소가 검체키트 부족으로 진단이 일시 중단될 정도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

특히 22일엔 총 556명이 검체를 채취했고 이 가운데 백운아트홀 현장진료소에 354명이 대거 몰려와 검진을 받았다. 광양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이보다 적은 202명이 검체를 채취했다.

광양시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신축공사가 한창이지만 지역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선별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서둘러 이동통로를 추가 확보한 상태”라며 “검체 채취에 필요한 인력 역시 부족할 것으로 보고 중마동에 있는 통합보건지원과를 제외한 읍면동에 있는 공공보건의에게 선별진료소로 집결할 것을 주문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역감염이 확산일로에 놓이자 정현복 시장은 23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지역에서 여덟 번째 지역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정 시장은 “많은 전문가가 올 9월과 10월 사이 2차 대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전남도는 21일 자로 모든 도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고 우리시도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규모 집회 제한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유행지역 방문 및 방문자 접촉, 고위험시설, 다중이용시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행사나 모임 참여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면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발열, 인후통, 감기 증상이 있을 때는 출근이나 등교를 하지 말고 즉시 보건소와 상담을 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남도는 22개 모든 시군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시키고 모든 도민에 대해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상태다.

현재까지 광양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역감염자 8명, 해외입국자 4명 등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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