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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 전어회는 지금부터 제맛이지여름 전어는 연하고 담백해 뼈꼬시로 즐기기 적당
윤별 기자  |  star26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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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24  10: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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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지방산, 칼슘 풍부해 건강에 이로워
망덕포구 근교와 중마시장에서 맛볼 수 있어

오랜만에 막역한 여자 셋이 모였다. 어느새 한번 변한 강산을 함께 한 인연이다. 시간이 차곡히 쌓여온 만큼 서로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을 묻혀 놓았으나 마음만큼은 여전히 그때 그대로다. 세 여자가 그렇게 세월을 잊은 듯 다다른 곳은 도란도란 이야기하기 딱 좋은 중마시장이다.

광양이 고향인 친구는 제철 음식에 관해선 해박한 지식을 갖춘 식도락가인지라 자리를 잡자마자 메뉴판을 대충 훑고는 망설임 없이 냉큼 전어회 한 접시를 시킨다. 생각할 것조차 없다는 것이다.

배만 부르면 그만일 정도로 맛에 대한 감흥이 그닥 없지만 ‘가을전어’를 백과사전처럼 여겨왔던 나는 “전어가 여름에도 나와?”라고 친구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길호 바닷가를 누빈 어부의 딸이자 짠내 스민 바닷바람 맡으며 자란 친구는 너무 당연스러운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피식 웃더니 이내 고향이 광주가 내 고향인 걸 금새 떠올리고는 이해한다는 듯 조근조근 말을 풀어냈다.

“금어기가 7월 15일까지야. 이 때문에 금어기가 풀리는 7월 16일부터 전어잡이가 시작되는데 전어 좋아하는 사람들은 7월 즈음 되면 벌써 전어 먹을 생각에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는 거지. 전어가 나오는 시기가 됐는데 안 먹고 넘어가면 섭섭하더라”며 소주 한잔을 입에 털어 넣는다. 전어엔 소주가 제격이라면서 말이다.

가을에만 전어가 나오는 줄 알았던 뭍 사람에게 새로운 정보를 던져준 후 세 여자가 반찬을 안주 삼아 술잔이 오고 가는 사이 사그락 사그락 주인장의 손놀림이 부산스럽다. 타원형으로 늘씬하게 잘빠진 전어 비늘 손질이 한창이다. 오지랖이 넘쳐 말을 건네자 중마시장 동광수산 사장님은 전어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그는 “전어는 가을에 나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여름부터 이미 횟집의 계절 메뉴로 등장하기 시작하며 여름 전어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나고 가을이 될수록 전어에 기름기가 올라가며 고소한 맛이 진해진다”며 “전어의 신선도는 비늘의 손상도와 직결된다. 은빛 비늘이 떨어진 것 없이 가지런해야 하며 동공이 맑고 깨끗한 것이 최고다. 아가미 옆 검은 점이 선명한 전어가 싱싱하다”고 설명했다.

전어, 그 참을 수 없는 고소함의 결정체

비늘을 말끔히 벗어던지고 은빛 속살을 드러낸 채 접시에 소복이 올라온 전어회는 채 썰어져 나왔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입안 가득 고이는 침을 한번 삼키고 상추와 깻잎을 겹쳐 집어 들었다.

젓가락으로 전어를 몇 점 들어 깻잎 가운데 얌전히 놓았다. 그 위에 마늘 편과 고추, 초고추장을 듬뿍 얹고 야무지게 쌈을 싸서 입에 밀어 넣는다. 몇 번 씹자 깻잎의 향긋한 첫 느낌을 시작으로 전어의 고소함이 온 입안을 가득 채우는데 곁에서 마늘과 고추가 알싸하고 매운맛으로 자칫 비릴 수 있는 전어의 약점을 잡아줬다. 단언컨대 소주를 부르는 맛이다.

친구는 진정 회 맛을 아는 이라면 쌈 없이 먹어야 한다며 고추냉이 간장에 살짝 찍어 연신 입으로 가져간다. 뭐가 다를까 싶어 회 몇 점을 가지런히 집어 간장에 살짝 찍어 먹어보니 전어 회 특유의 식감과 풍미가 오롯하다.

이번엔 쌈장과 고추냉이 그리고 초고추장을 1:1:1로 즉석에서 섞어 만든 양념장을 앞접시에 조금 덜어내 전어회를 비벼서 먹자 강한 양념장과 어울려져 비린 맛을 완벽하게 감췄다. 누가 전어를 비린 생선이라고 했나 싶다. 그렇게 여름 한복판에서 제철이 된 전어를 안주 삼아 세 친구의 우정도 취기 어린 얼굴도 붉게 물들어가던 밤이다.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전어의 매력

전어의 전(錢)자는 ‘돈 전’자다. 조선 후기 어류박물지인 전어지(佃漁志)에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모두 좋아해 사는 이가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사 갔다는 뜻으로 전어(錢魚)라고 했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그만큼 선조들도 전어의 맛을 알고 즐겨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어는 3~6월 바다와 강물이 만나는 삼각주에 알을 낳는 청어과 어류다. 최대 25cm로 알려졌고 전어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지방 함량은 물론 성장 폭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어류다. 봄보다는 여름, 여름보다는 가을, 가을보다는 겨울에 지방 함량이 높아지고 뼈가 억세며 크기가 커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전어 본연의 고소한 맛이 일품인 전어회

이런 연유로 봄에 잡히는 새끼전어는 주로 초밥용으로 사용되며 8~9월에 잡히는 전어는 뼈째 썰어 회로 먹어도 무방할 정도로 뼈가 연하다. 10월을 넘어서면 기름이 돌고 고소한 맛이 나지만 뼈가 억세진 탓에 보통 구이용이나 뼈를 발라내고 횟감으로 사용한다.

맛도 좋은 전어는 건강에도 이롭다. 전어의 영양성분과 효능을 살펴보면 지방산인 EPA, DHA가 많아 세포가 원활한 활동을 하도록 도와준다. 세포막의 탄력을 더해줘 동맥경화, 뇌졸중, 혈전 등의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 예방효과가 좋다.

또 전어에는 인체에 꼭 필요한 무기염류 중 하나인 칼슘이 풍부한데 여러 생리작용에 관여하며 사람은 하루에 0.8g 정도를 섭취해 줘야 한다. 전어에는 잔뼈가 많아 칼슘의 공급원이 돼 골다공증 예방과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고 하니 전 연령이 두루 즐겨도 좋을 계절 음식이다.

▲ 갖은 야채와 어우러진 새콤달콤한 전어회무침이 입맛을 돋군다

전어는 전국 어디에서도 두루 잡히는 어종이지만 남해 근해에서 잡히는 전어를 맛에서 최고로 친다.

우리 지역은 예로부터 섬진강 오백오십리 물길이 광양만과 합류하는 지점인 진월 망덕포구 앞바다와 광양만 일대에서 전어잡이가 성행했다. 그런 영향으로 광양 사람들의 전어 사랑은 남달라 진월 망덕포구 근교와 중마시장엔 싱싱한 전어의 맛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마시장에서 전어 1kg당 활어 횟감은 식당에서 먹고 갈 경우 3만원, 포장은 2만5천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성인 여성 손바닥 사이즈 기준 1kg은 전어 15마리 내외다. 구이용 전어는 1kg당 1만5천원 안팎에 구매가능하다.

광영상설시장 내 활어를 전문으로 하는 횟집의 경우 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횟집과 먹고 갈 수 있는 횟집 두 종류로 나뉜다. 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유진회센터 사장님의 말에 따르면 올해 전어가 나오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세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면 가격은 변동폭 없이 일정한 시세를 유지하게 된다. 전어는 예민한 생선이라 당일 들어온 생선은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데 죽은 전어 가격은 반값 가까이 떨어진다.

▲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는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오게 한다

광영상설시장에서 먹고 갈 경우 전어회 한 접시는 3만원이며 포장하면 야채와 쌈장 등을 모두 포함 2만5천원이다. 구이용은 kg당 1만원에서 1만5천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참고로 중마시장과 광영상설시장에 위치한 횟집들은 시장 내부 입점이라는 특성상 전어구이를 판매하지 않는다.

진월면 망덕포구에는 한려횟집, 망덕횟집, 남해횟집, 나루터횟집, 성윤횟집, 배알도횟집 등 전어 전문 식당이 즐비하다. 전어를 단품메뉴 또는 코스요리로 즐길 수 있어 다양한 메뉴 선택이 가능하다.

망덕포구 근처 횟집의 단품메뉴 주문 시 전어회, 회무침은 4만원이며 전어구이는 식당마다 3만5천원에서 4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코스요리는 식당마다 부수적으로 나오는 음식들이 저마다 제각각인데 2인 기준 가격대가 다양하다는 게 특징이다. 식당마다 전어 코스요리(2인 기준)는 5만원에서 6만원부터 시작하는데 전어구이, 회, 회무침을 주메뉴로 정갈한 남도 반찬들을 함께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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