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조정위원회 통해 사업비 전액 삭감

“사실상 포기, 재추진여부 고려치 않아”

광양시가 디자인 정체성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광양시관문개선사업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정부로부터 100억원에 이르는 교부세가 감액되면서 시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광양시의 입장이다.

광양시는 지난 2일 시조정위원회를 열고 건전 재정 운용을 위한 세출예산조정안을 상정 의결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통해 선샤인해변공원 조성사업, 주차장 설치 및 조성사업, 백운기고교축구대회, 교육여비 등에서 일부를 삭감 처리했고 제59회 전남도체육대회 참가비 지원 2억7천만원, 광양CBS중고남녀배구대회 1억5500만원 등은 전액 삭감했다. 다만 예산부서에선 전액삭감을 요구한 광양읍주민자치센터 부지매입 비용 20억원은 그대로 살렸다.

이 가운데 사업추진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광양시관문개선사업비용 역시 해당 부서인 도시재생과에선 기존예산의 성립을 요구했으나 예산부서가 요구한 대로 28억3900만원 전액이 삭감 처리됐다.

방기태 기획예산실장은 “당초 계획보다 세입이 줄어들면 세출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교부세 101억원이 감액되면서 신속을 기하지 않고 불요불급한 사업의 예산을 우선 삭감한 것”이라며 “행사지원비나 주차장 관련 등 시급을 요하지 않는 비용 100억원 정도를 세출예산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업비용이 전액 삭감되면서 광양시관문개선사업은 사업추진에 제동이 걸렸고 사업 자체를 중단, 포기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교부세가 부분 삭감되면서 시 재정이 악화됐다. 시 조정위를 통해 불요불급한 사업들이 조정된 것으로 안다”며 “관문개선사업은 취소된 것으로 보면 된다. 추후 재추진 여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간 광양시는 관문경관개선사업을 위해 상반기 중 공모절차를 밟은 뒤 평가위원회를 통해 A 업체를 우선협상 대상 업체로 선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1순위 업체의 디자인이 ‘수호자 이순신 장군’이라는 작품명의 동상형태라는 사실이 흘러나왔고 당시 산건위 소속 의원 다수가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제동이 걸렸었다. 광양시 정체성과 맞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점을 들어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소속 상임위인 산건위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 역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작돼야 한다는 반대여론이 들끓으면서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번 시 조정위 예산삭감에 따른 사업 중단 역시 이 같은 반발여론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