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한 고의 미수거는 오해…장마도 한몫

수출길 막힘 현상 지속 시 운영에 어려움 가중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재활용품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지역내 곳곳에 설치돼 소각 대신 수출 효자상품으로 제 몫을 해내던 헌 옷 수거·수출업의 무역길이 막히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역 내 헌옷수거함을 수집·처리하는 가장 큰 규모의 단체는 청소년 문화 육성회 전남 동부지회로 240개의 헌옷수거함을 배치해 운영한다. 뒤를 이어 새마을회 100개, 지역자활센터 10개 등이 운영 중이다.

이들은 지난 1998년 이웃돕기 기금마련과 자원재활용을 목적으로 헌옷수거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헌옷수거함 사업은 근검절약과 쓰레기양을 줄이는데 도움을 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까지 아파트와 주택가 밀집지역에서 배출되는 헌 옷 수거 물량은 연간 700톤에 달하며, 수거된 헌 옷은 인도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됐다.

헌 옷 수거업은 버려지는 헌 옷을 폐기처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으며, 무역업의 한 품목으로 여겨지며 호황을 누렸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길이 막힌 것이다.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았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일제히 헌 옷 수입을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헌 옷 수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는 또 다른 사정이 있었다.
이영문 의류수거업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단가하락이나 수출길이 막혀 고의로 수거하지 않는다는 일부 시민들의 의견은 오해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50여 일 가까이 이어진 장마와 태풍으로 의류 수거가 원활치 않았다. 의류라는 특성상 비에 젖으면 재활용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우천 시는 수거를 미룬다. 장마나 우천시가 아닌 경우 주기적으로 꾸준히 수거를 진행해 왔다”며 “코로나19로 단가가 안 맞아 운영상의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대비 수입이 1/10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호황이라고 운영하다 불황이라고 접을 수는 없는 일이다. 헌옷 수출업을 하는 업체는 수십 명의 직원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도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거된 헌 옷을 보관하는 컨테이너 보관료만 수백만원을 지불하면서 수거된 헌 옷을 받고 있지만, 한계치에 다다르면 계속 수거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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