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원 광양여자 중학교 2학년

▲ 최혜원 광양여자 중학교 2학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람들 간의 가치관에서 오는 차이를 느낀다. 집에서 아빠와 대화를 할 때 나는 가치관의 차이를 많이 느낀다. 아빠는 물질주의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삶을 살아가시는 것 같다. 미래에 갖게 될 장래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아빠는 현실을 직시하라며 금전적인 기준에 맞춰 꿈을 가지라고 충고를 해 주신다. 아빠와 달리 나는 금전적인 기준보다 진정으로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싶어 한다. 아빠와 나의 대조되는 생각은 늘 갈등을 유발하고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를 느끼게 한다.

이태준 작가의 ‘돌다리’는 일제강점기 농촌마을에서 농토를 파는 문제로 창섭이와 창섭이 아버지의 대조되는 가치관의 차이를 바탕으로 서구적 물질주의 가치와 전통적 정신주의 가치를 상반시킨다. 아버지가 땅을 이익창출의 수단이 아닌 생명의 근원, 삶의 터전으로 여기며 돌다리를 자신의 가족 역사가 담긴 추억의 산물로 생각하고 인정으로 대하는 모습이 오늘날 사람들과 사뭇 달랐다.

우리 사회는 지난 1세기 동안 근대화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인구 대부분의 직업이었던 농업분야는 급속히 감소했지만 상공업은 증가하면서 오늘날 현대사회를 지배한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가치관이 서구 문화 유입에 따른 변화로 인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발생시켰고 세대 간의 갈등도 증폭되어 가치관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돌다리의 창섭이는 병원 확장을 위해 땅을 팔자고 아버지께 제안했지만 거절당한다. 창섭이는 땅을 생활의 터전, 삶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신념에 감격하고 훌륭하신 분이라고 받아들이지만 ‘아버지와 자기와의 세계가 격리되는 일종의 결별의 심사’를 느낀다고 한다. 아버지의 신념을 그것대로 인정하고 존중할 뿐이지, 그 이면에는 여전히 둘의 생각이 같을 수 없음을 더욱 되뇌었다. 작가가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비판하고 아버지와 같은 전통적 가치관을 옹호한다는 걸 알 수 있지만 두 인물의 세계가 결코 조화나 화해를 이룰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창섭이 아버지의 땅에 대한 생각은 오늘날 생태 중심주의 자연관과 일치한다.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고 인간에게 도움과 혜택을 줄 때 자연은 가치를 지닌다고 보는 인간 중심주의 자연관과 반대로 자연을 중심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생태 중심주의 자연관이다.

땅을 파는 것은 하늘을 파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창섭이 아버지의 생각과 같이 자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창섭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다수이다. 우리는 창섭이 아버지가 소중하게 여기는 자연에 대한 가치가 생태계를 살리고 인간도 그 자연 속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본다.

현대 21세기 한국은 60년, 짧은 기간 동안 근대화가 일어나고 거대한 사회변동이 일어났다. 정보화시대가 됐지만 환경오염 등 많은 부작용도 함께 발생했으며 사람들의 가치관 또한 변화하였다. 농업이 지배적인 사회에서는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 가운데 가족주의가 사회의 기본원리였지만 도시화, 공업화의 결과로 공동체적 성격인 가족주의와 멀어지고 개인주의적 성향과 가까워졌다.

오늘날 사람들은 창섭이처럼 개인주의적, 실용주의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며 살고 있다. 무조건 물질을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학 중 전통의학의 자연약과 현대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배달의학과 같이 전통주의와 서구주의의 대립되는 가치를 함께 존중하며 보존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기술개발, 공장운영 등 경제발전을 위해 자연을 훼손시키고 오염시키는 것을 멈추고 지구에서 그물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자연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소와 한 구성원이 되어 살아야 한다. 인간은 그동안 자연을 자신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 왔지만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멸족을 예고하는 거나 다름없다. 새로운 창조가 먼저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인류발전을 가능하게 한 자연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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