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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근심보다 소중한 오늘을 멋지게 살아내길”정인선 작가 ‘행복은 마음속에’ 출판
윤별 기자  |  star26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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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12  09: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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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가을에도 겨울 걱정, 겨울에도 또 겨울 걱정. 지난 겨울에 네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날씨가 포근해서 잘 보냈잖니. 설사 생각했던 것보다 더 춥고 매서웠던 겨울에도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였잖니.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달라지는 것 하나도 없는데 매번 걱정하는구나. 걱정도 습관인 것 같아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충실해지자. 어떤 하루를 보낼지는 모두 네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거야. 오늘 하루가 천국일 수도 지옥일 수도 있어. 너의 인생이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어. 그 누구도 아닌 너의 선택에 따라 하루가 달라지는 거야. 오늘 날씨가 따뜻한 봄날이든 차가운 겨울이든 그 계절이 주는 작은 기쁨들을 놓치지 말고 즐겼으면 좋겠어.
-나에게 쓰는 편지 중-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에 대한 깊은 통찰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며 현실에서 기쁨을 찾아가길’
오는 16일 북콘서트많은 이들과 마음 나누고파


바람결에 가을향기가 묻어나는 정겨운 시골 풍경을 병풍 삼아 소담스럽게 자리 잡은 정인선 작가의 집을 방문하는 길. 미리 읽어 본 작가의 글에서 마음 따뜻함과 섬세함을 느꼈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으리라. 대문 너머 정 작가의 세상으로 들어서자, 풍년으로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팔을 아래로 뻗어내린 단감나무와 목소리를 잃고 길에 버려져 데려왔다는 유기견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며 연신 짖어대는 시늉만 한다.

그렇게 그만의 세상에 발을 디뎠다. ‘문체는 작가의 가치관과 마음을 닮아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줍은 미소로 맞이하는 정 작가와 대면했다. 오는 16일 북콘서트를 여는 정 작가의 심정과 집필 과정의 에피소드를 듣고 싶어 찾아갔으나, 그를 만나면서 집필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짐작하고도 남음이었다.

정 작가는 “보시다시피 연필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한 손으로 가능치 않다. 작은 밥상을 앞에 두고 힘이 없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잡아 한 글자씩 적어 내려가면서 내 머리 속에만 존재했던 세상을 종이에 펼쳐 놓는 과정은 행복했지만 고단했다”며 “광양시장애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독서모임에서 황미경 선생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글을 배우고 쓰기 시작했다. 생각나는 대로 끄적였던 낙서 같은 습작들이 황 선생님을 만나 하나씩 글의 형태를 갖춰가며 ‘행복은 마음속에’의 출간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재능은 정 작가의 행보에서도 묻어난다. 복지관에서 독서모임 활동을 2~3년에 걸쳐 꾸준히 참여하며 글쓰기에 대한 초석을 다졌고, 그런 열정으로 현재 독서모임 회장직도 맡고 있다. 2018년 장애인 인식개선 4행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9년에는 동상을, 2020년에는 우수상을 받는 등 꾸준한 그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행복은 마음속에’ 출간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행복은 마음속에’는 정 작가의 첫 작품집이다.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는데, 책의 첫 번째 이야기가 조카 7명에 대한 에피소드를 하나씩 적어가며 그들과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다. 이런 글의 전개가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건네자 그만큼 조카들과 가족은 정 작가의 세상을 오롯이 차지하는 절대적 존재라고 표현했다. 어머니의 희생과 가족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장애를 넘어서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다고 전한다. 조카들과 함께했던 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기에 책의 서두를 가족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추억’이라는 제목의 두 번째 이야기는 정 작가의 어린시절 추억을 나눴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현재 그녀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 마음의 양식은 독서를 통한 즐거움과 책을 통해 느낀 삶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 하고 있다.

네 번째 이야기 ‘파랑새’는 미래를 근심 걱정하느라 오늘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정 작가의 진심어린 조언이 주를 이룬다. 좌절과 불안, 절망, 죽음의 그늘에서 보낸 20대를 지나 40대에 접어든 지금, 삶에 대해 초연한 자세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는 삶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임을 깨달은 작가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 작가는 “몸이 아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날들을 겪어가며 아프기 전의 삶을 뒤돌아보고 행복이라는 참 의미를 알게 됐다. 과거 불행했다고 여겼던 삶도 뒤돌아보니 지금보다 건강하고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모든 것이 감사하다”며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면 계속 진행되는 병으로 인해 불행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시간을 보낼 것이다. 10년 후 진행돼 있을 병을 걱정하며 지금의 삶을 허비하고 싶지 않을 뿐”이라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그는 “누군가를 만나든 따뜻한 사람으로 남고 싶을 뿐이다. 정인선이라는 그저 평범한 여자를 떠올릴 때 이야기 나누고 싶고 마음 터놓고 진심을 말할 수 있는, 그래서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나로 인해 가슴이 데워지길 희망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행복은 마음속에’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위안과 잔잔한 여운으로 다가설 수 있으면 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오는 16일 정 작가의 ‘행복은 마음속에’ 북콘서트가 개최된다. 모든 이들과 책을 통해 소통하고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들을 나누고자 하는 자리다. 독서하기 좋은 가을을 향하는 지금, 정 작가의 작은 울림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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