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1차아파트 내 침엽수종 일부 고사

재선충 아닌 아스팔트 공사 중 열기 원인 추정

중마동의 한 아파트에 심어진 소나무 일부가 말라 죽어 시민들이 소나무 재선충병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강남병원과 성호1차아파트 사이 250여 미터 대로변에 성호1차 단지 내에서 인도 방향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 잎의 일부가 말라가는 현상을 보이자, 지나가는 시민들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도시까지 번진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반응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수목, 매개충, 병원체 등 3가지 요인 간의 밀접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단기간에 급속히 나무를 고사시키는 시들음병이다. 한 번 감염되면 치료 회복이 불가능해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산림병해충이다. 감염 시 묵은잎부터 변색이 시작되며, 시간이 경과하면 잎 전체가 붉은색 우산살 모양으로 잎이 아래로 처지면서 시들다 단기간에 완전 고사 된다.

지난 13일 현장 확인 결과, 소나무 가지의 일부가 말라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나무들은 22년 전 성호1차아파트 건설 당시 심어졌다. 침엽수와 활엽수를 포함해 대략 40여 그루다. 활엽수를 제외한 침엽수종은 소나무과 히말라야시다(개잎깔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가 식재돼 있었다.

건설 당시 작은 묘목을 심었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현재는 지상에서 5~10m 높이의 거목이 돼 가지가 아파트 담장을 넘어 강남병원 사이 도로까지 뻗었다. 그런데 유독 인도를 향해 뻗어나온 나뭇가지 일부분이 고사 상태다.

아파트 내부의 다른 침엽수의 고사는 없었고, 강남병원을 사이에 둔 담장 안에 심어진 나무에만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더욱이 강남병원에서 성호3차 방향으로 섰을 때 일직선으로 일정한 패턴과 비슷한 높이의 가지만이 누렇게 고사 된것이다.

중동에 거주하는 정 모(36)씨는 “근처 식당에 식사를 하려고 지나가다 아파트단지에서 뻗어 나온 가지 일부가 누렇게 마른 여러 소나무를 보고 재선충인가 싶어 걱정스러웠다”며 “재선충에 걸리면 침엽수가 다 죽고 전파력이 강하다는 말을 뉴스에서 접한 적이 있어 광양도 도시까지 재선충이 퍼진 것인가 싶은 걱정이 된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성호1차 관리사무소 측은 “예산 부족으로 나무에 대해 특별히 영양분을 주거나 흙을 북돋아 주는 작업, 정기적인 전정작업을 하지 못해 잎이 말라가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며 “법으로 정한 정기적인 방역은 시행하고 있으며, 전체가 아닌 가지 일부만 고사 상태인 것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민원이 발생하자 광양시는 임업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사태파악에 나섰다. 우선 성호1차아파트 담장 내에 심어진 침엽수종인 히말라야시다(개잎깔나무)와 스트로브잣나무는 소나무과지만 재선충에 걸리는 수종은 아니었다. 더불어 나란히 식재된 나무들이 비슷한 높이와 범위의 가지 일부만이 고사 되는 것은 나무의 생육 상 문제는 아닌것으로 판명됐다.

고영석 남도임업(주) 대표는 “같은 장소에 식재된 나무들이 비슷한 위치의 일부 가지들만 고사 되는 병은 없다.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장에서 주위를 둘러본 결과 담장아래 아스팔트 일부를 다시 깐 것으로 보인다. 아스팔트 개보수 과정에서 공사장비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로 인해 열기와 맞닿는 부분이 고사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담장 아래 도로는 두 달 전 아스팔트 개보수 공사가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아스팔트를 고르게 펴기 위한 작업을 위해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중장비들이 동원됐다. 더불어 고사 된 나무가 식재된 범위와 아스팔트 개보수 구간이 거의 일치되는 상황을 보였다. 아스팔트 개보수와 성호1차아파트 식재 나무의 일부 고사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현장 확인 결과, 식재된 수종은 재선충과는 무관하며 외부환경적 원인으로 판명된다. 현재 광양시 도심지역에는 재선충병 발견은 없다”며 “올해 50여 일 가까운 장마로 인해 양수인 소나무가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나무 일부가 고사 되거나 잎이 주저앉는 경우가 있어 재선충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양시는 올해 산림청에서 지자체 우수사례로 꼽은 책임방제구역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해 재선충병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한 본의 재선충병 감염 수목 방치 시 다음 해 근처 수십 본으로 옮겨가는 무서운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의 제보도 재선충병 확산에 큰 도움이 되니 의심되는 상황 발견 시 산림소득과 산림보호팀(061-797-3575)으로 신고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재선충은 전국적으로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함에 따라 확산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4월 기준 전국 지자체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에 따르면 광양시는 올해 3356본으로 작년 대비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와는 다르게 인접 지역인 순천시는 4139본으로 120.4%, 여수는 3795본 발생으로 106.4%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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