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2세대 박금만 작가 “반란 사슬 끊어야”

여순항쟁 역사화전이 순천대학교 박물관에서 열린다. 순천대는 12일 여순항쟁 72주년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박물관 2층 전시관에서 유족 2세대 박금만 작가의 ‘여순항쟁 역사화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여수, 순천, 광양, 벌교 등 여순항쟁의 길을 따라 증언과 자료를 토대로 재현한 후 역사학자의 고증을 받아 그린 여수의 해원, 순천의 파란새, 벌교의 인민대회, 구례 섬진강 도하 등 대작 10여 점을 포함해 작가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향후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코너를 통해 작품 해설도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다.

여순항쟁 순천유족회, 유족연합회가 주최하고 전남도, 순천시, 순천대, 여순10·19특별법제정 범국민연대가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지난 12일 코로나19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며 유족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갖고 전시에 들어갔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고영진 순천대 총장은 “현실성 있는 작품을 통해 잊어서 지우지 않고, 더욱 생생히 기억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오늘 역사화전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몇 주간 진행될 전시회를 통해 많은 분이 여순항쟁을 기억하고 그 아픔에 공감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금만 작가는 “여순사건 피해자인 아버지뿐만 아니라 같은 아픔을 공유하는 유족들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붓을 들어 역사 되찾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품 제작 전에 각각의 사건에 대해 자료를 찾는 등 역사성 체증을 힘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실제 장소를 찾아가 스케치하고 당시 옷을 직접 만들어 입고 사진을 찍어 작업하는가 하면 어르신의 증언과 지역 역사학자의 고증도 수차례 받았다. 작품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도록 서정적으로 그렸고 실제에 가까이 가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박 작가는 “물론 내 그림이 모두가 사실이거나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다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때 그 장소를 시각화해서 당시를 환기시키려고 노력했다”며 “여순이 빨갱이들의 반란이라는 사슬을 끊어내는 역할을 하는 작업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작품들을 전라남 ·북도와 경상도 등 3만여명의 희생자와 부모 형제의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유족님들에게 바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를 연 박금만 작가는 1970년 여수 출신으로 세종대학교 미술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10여 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초대전, 세종미술전 등 다수의 단체전을 개최한 바 있고 광주아트페어16, 마니프 서울 국제 아트페어 2018에 참여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여수미술관에 다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