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국도 승격 요구에도 국토부 번번히 묵살

지방재정 악화요인 돼선 안 돼...국도 승격 서둘러야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해당 지자체인 광양시와 여수시의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해마다 국도 승격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엔 변화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상태다.

현재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는 전남도와 광양시, 여수시가 나눠 부담하고 있다. 올해 64억원에서 내년에는 73억원으로 10억원 정도 오를 전망이다. 이순신대교가 당장 국도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3개 시·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담률은 전남도가 33.3%, 여수시 42.7%, 광양시 24%씩 나눠 부담하고 있다. 광양시는 올해 15억1천여만원을 부담했으며 내년에는 17억3천여만원 정도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대교는 국비 1조700여억원을 투입해 2007년 10월 착공, 2013년 2월 전면 개통했다. 이순신대교 개통으로 여수국가산단과 광양항 사이 직선 길이 열리면서 이동 거리는 60㎞에서 10㎞로 줄어들었고 이동 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대폭 단축해 물류비용 절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이순신 대교

그러나 이순신대교는 대형차량 통행이 잦아 아스팔트 곳곳이 움푹 패거나 균열이 발생, 해마다 긴급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유지관리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전남도와 광양시에 따르면 이순신대교 연간 유지·관리비는 14과 15년 12억원, 16년 19억원이던 게 17년 4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18년 35억으로 조금 줄었으나 지난해는 40억원, 올해는 대폭 늘어 64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전남도는 내년도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를 73억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는 하자보수 기간이어서 주요구조물은 시공업체가 책임지고 있지만 2023년 4월 하자담보 책임이행 기간이 끝나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유지관리비용을 3개 시·도에서 모두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정부는 여수국가산단으로부터 매년 6조원의 국세를 징수하고 있는데 물동량이 늘고 수송 시간이 단축된 만큼, 정부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헤택은 국가가 보고 있으면서 정작 관리책임은 전남도와 여수시, 광양시가 떠맡고 있는 형국이지만 현행법으로는 정부가 이순신대교 유지관리비 부담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전남도 관계자는 “이순신대교는 광양시와 여수시 도시계획도로여서 현행법으로는 국가에서 지원할 근거가 없다”며 “국가산단 진입도로 유지관리비 과다로 지자체 재정여건 악화 및 관리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국도 승격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을 개정, 국가산단의 실질적 수혜자인 국가 또는 산단 입주업체에서 직접 관리함으로써 지방 재정 부담을 덜자는 취지다.

3개 시·도는 지난 2011년부터 9차례나 국도나 지정국도 승격을 건의했지만 2015년 국토교통부 국도 노선 조정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여수·순천·광양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공동 건의를 비롯해 광양만권발전협의회도 이순신대교 국가 관리를 수없이 건의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민병대 전남도의원(여수3, 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이순신대교 국도 승격 촉구 건의안’이 본회의에 통과, 건의문을 대통령 비서실, 국회, 국도교통부에 송부했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와 광양시, 여수시가 해마다 국도 승격을 건의하고 정치권에서도 적극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조금씩 협의가 되고 있지만 언제 승격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광양시 관계자는 “관리비는 갈수록 증가할 것인데 지자체에만 모든 책임을 떠맡기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지정국도’ 승격으로 기술적 한계도 극복하고 지방재정 부담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