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체선율에 채용 부적절까지 연일 질타

고객만족도 4대 항만 중 꼴찌에다 계속 내림세

여수광양항만공사(이하 항만공사)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만신창이가 됐다. 수십억원대 홍보관 리모델링 운영부실과 채용 부적절 등이 적발돼 국감 내내 위원들의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건 항만공사가 수십억 대를 들여 리모델링한 홍보관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코로나19로 홍보관 이용객이 ‘0’로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항만공사가 제출한 홍보관 이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항만공사 홍보관은 2011년 4만2629명에서 2019년 4372명으로 9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9월 기준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이용객은 ‘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 여수광양항만공사

항만공사는 2019년 10월 기존 홍보관 개선을 위해 12억9천만원을 들여 홍보관 콘텐츠 제작용역을 체결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개장 후 1년간 165만명이 다녀간 ‘롯데타워 전망대 영상관 수준’의 스크린을 요구해 2억6천만원이 증액된 계약으로 변경, 총 15억5천만원의 계약을 체결해 리모델링을 끝냈으나 올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서삼석 의원은 “SNS, 유튜브 등 다양한 홍보수단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저조한 홍보관 이용실적을 높이려 대형위락 시설에서 사용하는 장비도입에 거액을 들인 건 여수광양항만공사의 문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시대 홍보경영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채용 부적절에 대한 비판에서도 항만공사는 자유롭지 못했다.
국내 4대 항만공사 및 자회사의 채용업무 부적정 적발 건수가 2년간 4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2019년 국내 4대 항만공사 및 자회사의 채용비리 전수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서다.

항만공사의 채용업무 부적정 적발 건수는 2018년 1건에서 2019년 2건으로 늘었으며 제한경쟁 채용 시 주무부서와 사전협의 절차 및 채용절차 이행 점검 미이행으로 소속직원 2명이 주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교 의원은 “채용은 그 무엇보다 공정해야 한다”며 “항만공사의 경우 매년 채용 상의 문제로 적발이 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채용문제는 비리로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과 재발방지에 노력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여기에 더해 항만공사의 체선율이 다른 항만보다 높게 나타나 항만 운영의 효율성 제고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선율이란 관리하는 항만에서 선박이 항만에 입항한 후 접안할 공간이 부족해 정박지에서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비율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영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수원시 병)이 4개(부산, 울산, 인천, 여수·광양) 항만공사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항만공사 관할 항만 체선율 자료에 따르면 여수·광양항만공사 관할 항만의 체선율은 올해 6월 기준 4.63%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기 부산항만공사(0.28%), 울산항만공사(1.75%), 인천항만공사(0.75%)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더구나 여수·광양지역 항만은 2016년도부터 2019년까지 3.74%, 4.26%, 4.68%, 4.67%의 높은 체선율을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여수 지역의 석유화학산업단지에 위치한 중흥, 낙포, 사포 부두의 경우 부두별로 체선완화방안을 마련했음에도 최근 5년간 평균 28.3%의 높은 체선율을 기록하며 전체 항만의 체선율 평균을 높이는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영진 의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입 물동량 1위인 여수·광양항이 높은 체선율을 기록해 선박들이 정해진 시간에 화물 운송을 마치지 못하고 항만 운영 경쟁력이 저하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항만 운영의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조속한 시기에 체선율이 높게 나타나는 부두들을 대상으로 선박 접근성을 높이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항만공사의 고객만족도도 국내 4대항만공사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부산, 인천, 여수·광양, 울산항만공사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항만공사는 84.2점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항만공사 93.3점, 인천항만공사 95.1점, 울산항만공사 89.8점과 비교해 가장 낮았으며 특히 4대 항만공사 가운데 고객만족도가 매년 낮아지는 곳도 항만공사가 유일했다.

5년간 항만공사의 고객만족도는 2015년 95.2점에서 2016년 94.0점, 2017년 88.3점, 2018년 85.4점, 2019년 84.2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매년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또 항만공사가 포함된 공기업Ⅱ(14개 기관)의 고객만족도 평균인 90.1점보다 5.9점이나 낮았다.

김선교 의원은 “고객만족도는 기관을 평가하는 기본적인 척도”라며 “매년 낮아지는 항만공사의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번 고객만족도 조사는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이뤄졌으며 조사 당시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항만공사의 서비스를 경험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다만 항만공사의 금융성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은 다른 항만과 비교해 감소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공사의 이자비용은 2015년 247억4900만원 2016년 207억7600만원 2017년 151억9200만원 2018년 119억5500만원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십억대 아래로 떨어져 93억8400만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500억원대 이자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부산항만공사와 200억원대 인천항만공사, 2018년 이후 이자비용이 높아진 울산항만공사와는 다른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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