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함께해요, 마을공동체야 놀자’
진월 용소마을 어르신 대상 웃음 프로그램 운영

옛날 마을 공동 우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했던 풍경들, 두레, 향약으로 이어오던 공동체의 미풍양속이 현대 사회에 접어들며 산업화와 개인주의, 핵가족화로 인해 사라짐에 따라 사회 양극화와 주민 간의 갈등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살면서도 이웃이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역민들은 더불어 함께 사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민-관 협력으로 이뤄지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그 일환이다. 현재 우리 지역에 어떤 마을공동체가 있는지,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매주 1곳의 마을공동체를 찾아 탐방해본다.<편집자주>

 

 

‘대한민국 병채로 통째로 재능나눔 공연단’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채(병채로통채로 마술사)씨는 지역에 마을공동체 개념이 소개되기 전부터 마을공동체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자체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마을공동체활동가’ 선구자다.

2008년부터 함께하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농촌과 도시 경로당, 시설요양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을 찾아 웃음치료와 코믹팔러마술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대한민국 병채로 통째로 재능나눔 공연단’은 사진작가, 가수, 치매예방지도사, 장수체조지도사, 웃음치료사, 마술사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단원 17명과 후원회원, 가족회원 등 3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매월 2회 이상 광양시 곳곳에서 자원봉사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모두가 행복한 광양을 만들어 가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전남도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을 받아 진월 용소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15차례‘2020 함께해요, 마을공동체야 놀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병채 마술사가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어른이 “자신이 살고 있는 용소마을에서도 활동을 해주면 좋겠다”고 전한 게 인연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우울감과 외로움을 부쩍 많이 호소하는 용소마을 어른들에게 ‘대한민국 병채로 통째로 재능나눔 공연단’은 참으로 보약같은 존재다.

경로당도 문 닫고, 나들이는커녕 동네 마실마저 못 다니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방문해 한바탕 웃음잔치를 열어 주는 이들이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이병채 마술사는 지난해 인연을 맺었던 광영동 도촌마을 어르신들이 주도적으로 공동체 사업을 이어갈 수 있게 정산 및 서류 작성 업무를 도맡아 하며 아직도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노력과 열정이 전해졌는지 도촌마을 청년회로부터 감사패도 전달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병채 마술사는 “‘못생긴 놈이 와서 뭐해줄랑가~’하시면서 언제 찾아올지 기다리는 어르신들 덕분에 힘이 나고 발걸음을 끊을 수 없다”며 “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단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먹거리도 사가면, 정말 자식들이 방문한 것 마냥 함박웃음을 지으신다”고 말했다.

단원으로 활동 중인 서점숙, 박수진 강사는 “어르신들의 특성과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잘 구성하고 정이 넘치게, 친근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경험해 보신 어르신들이 많아서 적당히 해서는 그분들 눈에 들지 못한다”고 웃으며 입을 모았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노인들에게는 한바탕 재미난 추억거리를, 단원들에게는 배품과 나눔의 실천으로 느끼는 충만한 삶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이병채 마술사는 “점차 거주 인구가 줄고, 세대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농촌 마을에 정말 필요한 게 공동체 사업이지만 거리가 멀고 거주자가적은 마을은 아직도 소외받고 있는 곳이 많다”며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어 균등한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간 때우기, 실적올리기 등의 보여주기식 봉사활동 말고, 정말 진정으로 봉사와 베품을 즐길 줄 아는 분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면 정말 살기 좋은 광양,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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