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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 모두 제 삶의 주인공되는 동네, 어때요”봉강면 당저마을 조규홍 이장
최인철  |  hwakae72@gycitiz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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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26  16: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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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주방송문화재단이 뽑은 '좋은 이웃' 선정
더 많은 사람들 찾아오는 동네 만들겠다

▲ 봉강면 당저마을 조규홍 이장

골 깊은 성불계곡 맑은 물을 모두 담고 있는 너른 백운제가 바투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봉강면 당저마을은 배산임수를 훌쩍 뛰어넘어 한 편의 수채화가 펼쳐진 듯 풍경이 아름답고 아늑한 지역이어서 다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첫 손에 꼽히는 전원마을 적지다.

주인 없는 폐가가 늘어나는 여느 농촌 마을과는 달리 외려 세대가 늘고 있는데 주로 정년을 넘긴 퇴직자나 바쁨을 등지고 여유가 있는 삶을 찾아온 이들이다.

길을 따라 둥지를 튼 옛집들을 지나치면 백운산 자락 능선에 30여 세대에 이르는 전원주택이 들어서 옹기종기 삶을 잇고 있다.

50여 세대가 모여 사는 이 마을엔 원주민과 귀촌 세대가 6대 4 정도, 여든을 넘긴 원주민과 60대 초중반 ‘젊은’ 귀촌 세대가 서로 다른 듯, 함께 같은 듯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데 요즘 광양어느 곳보다 활기가 넘친다.

전원마을이 형성되면 흔히 원주민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나 거리감이 남아 있기 마련이지만 당저마을은 원주민인 어르신들과 새 사람들이 만나 독특하지만 서로 온기를 느끼면서 따스한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같은 당저마을의 하모니를 지휘하고 있는 이는 6년째 마을 이장을 맡아 묵묵히 마을 대소사를 챙기고 있는 조규홍씨다. 허나 토박이겠거니 하는 지레짐작은 금물. 그 역시 평생을 근무했던 광양제철소를 정년퇴직한 뒤 당저마을에 새 둥지를 튼 귀촌인이다.

그는 정년퇴직을 앞 두고 새 둥지를 찾기 위해 수년 동안 광양 곳곳을 수색하다 산수 모두가 빼어난 당저마을을 선택했다.

지난 2009년 입촌했으니 벌써 11년째다. 직장생활 35년, 헌신한 자신을 위한 선물이 당저마을에서의 삶이다. 요지부동일 것 같은 아내를 설득하고 나서 텃밭을 일구며 살겠다는 꿈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붓쟁이를 자처하며 글을 썼고 애써 마련한 작은 공간에서 책을 읽으면서 보냈다. 작은 텃밭을 일궈 대파와 고추 등을 기르고 수확하는 일도 일상의 소중한 부분이었다.

그러나 서예와 텃밭을 일구며 살겠다는 꿈에 젖은 삶도 잠시, 귀촌 당시 마음을 열고 먼저 도움을 준 마을 어르신들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한 채 덜컥 맡은 이장이라는 자리는 그의 삶을 다시 열정의 마당으로 이끌었다.

이장이 된 그는 이후 가장 먼저 마을 축제인 삼도리 축제를 열었다.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문화와 생활 패턴 탓에 주민들끼리 잘 어울리지 못하는 마음에 걸렸던 까닭이다. 오히려 원주민 어르신들이 소외되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까웠다. 축제를 통해 귀촌 세대와 어르신들 서로가 얼굴도 익히고 마음에 쌓인 벽도 허물길 바랬다.

이외에도 전남 푸른 숲 가꾸기 사업과 마을공동체사업 등 여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마을 주민과 함께 몇 날을 고민하고 발로 뛴 끝에 낡은 마을회관도 새롭게 신축했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경력란엔 광양제철소 근무 이력이 아닌 봉강면 이장협의회장 등 몇 가지 새로운 이력이 따라붙었다.

특히 지난해 극찬을 받은 마을공동체사업 ‘당저마을 화가 할머니 미술전’을 기획한 것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다.

이 사업을 통해 평생 무슨 댁, 혹은 누구누구 엄마로 불리웠던 할머니의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 전시회는 조 이장에게도, 난생처음 자신의 이름 뒤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걸게 된 할머니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전시회였다.

당시를 잠시 떠올리던 그의 얼굴에 웃음이 매달렸다. 그는 “어르신들도 자기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안겨드리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며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 서로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자존감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고 가슴 한 켠이 뭉클했다”고전했다.

그렇게 마을과 어울려 살고 있는 조 이장에게 최근 작은 선물 하나가 도착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않고 살맛 나는 고장 만들기에 앞장선 시민과 동네를 위해 전남도와 광주광역시, 광주방송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제17회 좋은 이웃 밝은 동네’ ‘좋은이웃’ 부분에 시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조 이장은 “좋은 이웃이라는 과분한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될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주민 모두가 다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저마다 마을을 위한 생각을 내놓고 토론하면서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마을주민들, 특히 마을 어르신들에게 참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백운제 주변 연꽃 공원을 조성하고 수변을 아름답게 가꿔서 좀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우리 동네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농사를 지을 농토가 많지 않다 보고 대부분 연로하다 보니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수익사업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이 모이면 주민들을 위한 프리마켓도 열 구상이다. 물론 구상에만 머물 성격이 아니다. 마을 공동 소득 사업인 마을기업 설립을 준비하기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과 광양시마을공동체지원세터, 광양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그야말로 마을을 위해 발바닥에 땀 나게 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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