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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처럼 변하지 않는 속물성최혜원 광양여자 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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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5  19: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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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혜원 광양여자 중학교 2학년

러시아 연방의 두 번째 도시이자 러시아 제국 시절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서구지향적인 표트르 대제(1세)가 만든 도시로, 1713년~1918년까지 200여 년 간 제국 러시아 시절의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 있어 문화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고위도 지역에 위치하여 연평균 온도가 우리나라 서울에 비해 현저히 낮다. 1월에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영하 10도가 평균적 온도이지만 서울은 영하 1도가 될까 말까이다. 또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쪽에서 불어오는 한파는 아침에 출근하는 관리들에게 강하고 매섭게 후려치며 다가간다. 그들을 무방비상태로 만드는 만큼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게 추위는 매우 열악한 사회적 환경이다.

니콜라이 고골이 썼던 ‘외투’는 러시아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비판적 리얼리즘의 대가로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 고골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그려낸 러시아 문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 서류를 베껴 적는 일 외에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는 9급 문관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인생에 어느 날 새로운 외투가 나타나 생기를 불어넣는다. 눈물겨운 절약 끝에 장만한 새 외투를 입은 그는 관청에 출근하지만 강도에게 외투를 빼앗겨 고관을 찾아가 찾아달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오히려 심한 면박을 당하고 실의에 빠진 그는 열병에 걸려 죽게 된다.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낡아 수선할 수도 없던 외투를 새로 장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저녁마다 마시던 차도 끊고 길을 걸을 때 구두 밑창이 빨리 닳지 않도록 가능한 가볍고 조심스럽게 발끝으로 돌과 판석을 밟는 등 외투를 향한 절약 정신은 두세 달 정도의 빈곤한 생활을 새로운 기대감으로 견디었다. 처음에 그는 혹독한 한파를 피하기 위해 외투를 마련하려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새 외투로 인해 그의 위상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새 외투를 입은 아카키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관청 사람들에게서 몇백 년이 지나도 소득과 부의 차이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위상이 대물림되는 물질만능주의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1809년 우크라이나에서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난 니콜라이 고골은 19세기 서구 근대 문명이 유입되며 많은 혼돈을 겪고 있던 제정 러시아 시대의 사회상을 사실적, 비판적으로 그려 낸 소설가이다. 19세기 러시아는 내부적으로는 지도층의 부패로 인해서 하층민들이 억압받는 상황이 지속됐다. 빈부격차가 심했던 러시아, 지주 사회의 도덕적 퇴폐와 관료 세계의 모순과 부정을 아카키 아카키 예비치란 주인공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에서 씁쓸한 실소를 터트리며 읽을 수 있다. 민중은 오랫동안 귀족이나 상층사람들에게 신분적 차별과 억압을 당했다. 외투에서 귀족과 상층사람들이라 하면 고관을 떠올릴 수 있다. 고관은 엄격한 절차와 질서를 중요시 여기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바쁠 뿐 상대의 처지에 공감하거나 공직자로서의 공정심이나 정의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인간은 단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이다. 피부색, 성별, 나이, 재산, 종교 등이 다르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하게 존중받으며 살 권리인 인권이 있다. 누구든지 자신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인격을 존중받으며 평화롭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폭력은 이러한 평화를 위협한다. 폭력이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힘을 행사하여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일으키는 공격적 행위를 일컫는다. 좁은 의미의 폭력은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해를 입히며 자신의 의도나 목적을 이루는 행위를 말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폭력은 다른 사람의 자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아카키 아카키 예비치는 고관에게 계급과 부의 차이로 부당하게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받았다. 아카키의 인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였고 그 당시 러시아 관료사회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자연권이자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부여된 보편적 권리를 보장해주지 못했다. 현재도 여전히 권력층들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 목격담으로 회자되고 있다. 외투에서 아카키 유령이 사라진 후 새로운 유령이 또 나타났다. 아카키가 죽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외투의 집착과 욕망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듯이 크게 변화되지 않는 사회에서 또 다른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령이 나타났다. 시대를 불문하고 소외당하는 삶을 사는 사회적 약자는 그렇게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보편적인 속물성은 끊임없는 욕망 아래 제거되지 못하고 꿈틀거리며 살아있다. 많은 사람들은 부정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지만 개선하려고 선뜻 나서지 않기에 공생한다. 우리의 문제의식부터 바꿔야 한다. 부가 축적되어 평온하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차별 없는 사회가 가져다주는 조화로움이 얼마나 값진 건지 알게 된다면 절대 그럴 리 없을 건데 자신들만이 누리는 호사가 전부라고 생각해 변화에 동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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