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생활권, 광양만 지자체들 무더기 확진 ‘예의주시’

정 시장 “확산세 인근 도시와 관련 많아, 이동 자제”
“2단계 격상, 일상생활 피해 너무 커…최선 아냐”

지난 11일 다시 시작된 지역감염 사례가 도무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4번 확진자가 발생한 뒤 22일 오후 1시 현재까지 모두 3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11일 이후 광양제철 협력업체를 통해 급격히 확산한 데 이어 지난주에는 광양읍 덕례리 한 피시방에서 시작된 감염사례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특히 직장과 가족, 지인은 물론 확진자 동선을 따라 기원과 대중목욕탕 등 일상생활 속에서 2차, 3차, 4차 감염사례가 나오는 등 n차 감염 현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대유행의 전조 단계인 ‘조용한 전파’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지난주 광양지역 확진유형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신규 확진자 대부분 광양읍 PC방 관련자라는 점이다. 22일 발생한 59번 확진자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광양읍 PC방 관련 확진자는 무려 12명이나 쏟아져 나왔다.

다행히 광양제철 협력업체발 확산세가 다소간 진정국면으로 돌아섰으나 이 PC방 확진자가 가족과 지인은 물론 대중목욕탕 등 일상 속으로 침투한 n차 감염 확산추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광양 53번과 54번 확진자는 PC방을 통해 감염된 광양 52번 확진자의 가족이다. PC방 관련 2차 감염사례다.

더 나가 53번은 광양읍 한 기원에서 55번과 접촉해 3차 감염을 일으켰고 55번 역시 광양읍 B 목욕탕을 방문하면서 58번의 감염경로가 됐다. 4차 감염을 일으킨 셈이다. 또 54번 확진자 역시 광양읍 S 목욕탕을 방문하면서 57번 확진자 발생의 경로가 됐다.

이 과정에서 55번 확진자 가족 중 한 명이 광양시청에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당 부서의 업무가 중단되는 등 광양시 공직사회를 바짝 긴장시켰다. 해당 공무원은 현재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이다.

정현복 시장은 “현재 PC방 이용자가 다수 확진돼 연쇄감염이 일어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며 △PC방 △노래연습장 △오락실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은 △음식물 섭취금지 △좌석 한 칸 띄워 앉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11일 이후 드러난 감염경로별 확진자 수를 살펴보면 △광양제철 A 협력업체 14명 △광양제철 B 협력업체 2명 △PC방 12명 △광양농협 2명 △순천 워터피아 3명 △광양시립국악단(LF스퀘어 관련 추정) 1명 △옥곡면 귀농 부부 2명 등 모두 36명이다. 옥곡면 귀농 부부는 아직 감염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더해 광양은 물론 같은 생활권인 순천과 여수, 구례, 경남 하동 등 광양만권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순천의 경우는 광양제철소 협력사를 중심으로 또렷한 교차 감염사례를 보여주고 있으며 시민들 일상생활 속에서도 교차 감염 양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순천 확진자와 광양 확진자가 서로의 지역을 방문하거나 출퇴근하면서 광양만권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순천은 지난 7일 74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51번 확진자가 나왔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78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집단감염 양상이 폭발적이다. 결국 전국 처음으로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으나 여전히 감염추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여수는 지난 7일 이후 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순천과 광양을 접촉했다. 구례군은 광양 35번과 관련 있는 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병원과 쇼핑 등 광양 방문이 잦은 하동군의 상황도 엄중하다. 지난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한 중학교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진자가 늘고 있다. 벌써 2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이 같은 감염추세가 언제 진정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현복 시장은 “전 시민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를 홍보하는 등 시정의 역량을 집중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확산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고 이는 인근 도시와 관계가 많다”며 “가급적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인근 도시에서의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지역기업 직원 40%가 순천에서 출퇴근하는, 현 광양의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며 “특히 외출이나 이동 자제가 방역 핵심수칙이므로 지역기업은 직원들의 이동 자제에 대한 특단조치가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2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많은 전문가가 대유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2단계는 많은 영업장이나 시설들이 영업 자체를 못하고 일상생활도 크게 제한을 받게 된다”며 “확산차단에 최선의 방법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