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두고 반발 여전 “이제 결단할 때 왔다”

세풍산단과 광양읍을 연결하는 세풍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는 주민설명회 등 여러 차례 주민협의를 거쳐 노선을 확정한 뒤 내년 7월부터 토지보상과 함께 본격적인 도로개설공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었으나 도월리 일부 주민들이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풍산단 진입도로 문제는 목성지구와 인서지구 개발과도 직접 맞닿아 있는 만큼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게 광양읍권의 한목소리다.

광양역과 세풍산단 2.3km를 연결하는 세풍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는 광양읍권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다.

현재 세풍산단이 높은 분양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항만배후부지 지정 예고 등 호재를 만나면서 기업유치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세풍산단 입주기업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에 따른 인구증가 요인이 생기는 만큼 접근성 향상 등 광양읍권 유입을 위한 기반시설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탓이다.

특히 세풍산단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인 순천 선월지구 개발은 광양시가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순천시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인구 4만의 신대지구 건설에 이어 광양만권 주거 기능을 담당토록 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선월지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자칫 세풍산단 개발에 따른 효과가 유출될 가능성도 적잖다.

실제 선월지구와 세풍산단 간 거리는 직선상 1km 이내에 불과하다. 순천시가 이미 관련부지까지 매입을 끝내고 863 지방도 일부 구간을 직선화해 세풍산단 정문과 연결하려는 노림수를 갖고 있다는 건 이미 오래전 전해진 이야기다.

▲ 광양시가 세풍산단과 광양역을 연결하는 세풍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추진 중이다. 1안과 2안을 놓고 주민협의를 행진해 왔으나 일부주민들의 반발이 여전해 착공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사진은 노선 설계도(안)

지난 세풍산단 지하차도 개설 논란 당시 정현복 시장까지 나서 이를 반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비록 순천과 광양의 경계를 이루는 하천부지가 광양시 소유여서 이 같은 순천시의 계획은 일단 무산된 상태지만 현재 863 지방도가 선형 굴곡 등으로 다소 불편하다곤 할지라도 시간상 차량 이동 5분 이내에 불과한 거리에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광양읍과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세풍산단 진입도로 개설공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현재 광양터미널과 광양역 간 도로개설이 끝난 상태로 광양역과 세풍산단 구간만 연결하면 세풍산단과 광양읍을 직통 연결하는 도로가 완전개통된다. 총 38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비용까지 무리 없이 확보가 가능한 상태여서 노선만 확정하면 추진이 가능한 상태다.

광양시는 노선을 최대한 직선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광양역 지하차도를 통과해 월평마을을 우회하는 1안과 월평마을 일부를 통과하는 2안을 두고 주민들과 협의를 벌여왔다.

기존 도시계획도로 고시안을 준용한 노선인 마을을 통과하는 2안의 경우 주택 등 높은 보상가와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됨에 따라 다소 선형의 굴곡을 가져오더라도 1안을 최적의 안으로 놓고 주민들을 설득해왔다.

광양역 진출입 구간 선형만 제외하면 세풍산단과 거의 직선으로 연결돼 구간이 짧다는 점도 1안을 최적 노선으로 둔 이유로 꼽혔다. 공사비 역시 70억원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1안은 도시계획변경에 대한 심의가 필요해 심의 기간만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지난 6월 주민설명회 당시에도 광양시는 노선 2안은 “인덕천교 교량 연장에 따른 사업비 증가는 물론 월평마을을 통과하면서 잦은 민원과 환경 측면에서 불리하다”면서 “이에 반해 1안은 경제성 측면에서 양호하고 지장물 저촉이 적고 세풍산단 최단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1안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광양시는 주민과의 협의를 거쳐 노선이 확정되는 대로 1안을 노선으로 확정하고 노선변경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와의 협의를 거쳐 9월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를 이행할 방침이었으나 일부 도월리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사업추진이 5개월여 늦어진 상태다.

일부 주민들은 월평마을과 보다 멀리 도로를 이격시키는, 제3의 노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사업 기간 장기화는 물론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노선 왜곡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어 그동안 광양시는 난색을 표해왔다.

결국 노선 결정을 두고 자꾸만 시간이 지연되자 광양시는 최근 노선 1안을 최종 노선으로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할 방침을 정했다. 다만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민 설득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여전히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광양읍권을 지역구로 둔 한 시의원은 “연향지구 건설과 신대지구 건설 등으로 근무는 광양에서 하면서 살기는 순천에서 거주하는 현상이 오래도록 빚어져 왔다. 이는 광양시가 적절한 택지조성에 나서지 않으면서 빚어진 현상이자 광양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금껏 작용했던 게 사실”이라며 “세풍산단 조성에 따른 개발 효과를 또다시 인근 지역으로 빼앗기지 않으려면 광양읍 택지조성사업과 맞물려 기반시설을 갖추는 등 정주 여건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이제 결단할 때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경제청과 순천시는 토지보상 협의에 나서는 등 선월지구 개발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선월지구에 2020년까지 2638억원을 투자, 계획인구 1만6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택지 30만평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대지구와 연계한 주거, 상업, 문화 등 복합기능의 시설을 반영해 국내 남중부권을 대표하는 명품택지로 만든다는 계획이어서 세풍산단과 율촌산단 등 주변 개발 호재를 빨아들일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주변 지자체의 우려를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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