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人에 취하다‘ 비노페스타’

2만원 대부터 시작되는 저렴하지만 질 좋은 와인 선별 판매
주인장의 손길 닿은 곳곳 투박하지만 특색있는 분위기
“와인 매개로 복합문화공간 활용하고 싶다”

‘와인’ 왠지 비싸고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최근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되는 추세다. 이제 광양에서도 가볍게 세계 각국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바가 탄생했다. 중마동 도깨비도로 사거리 815컴퓨터 2층에 있는 ‘비노페스타’가 그곳이다.

지나는 많은 이들은 ‘비노페스타’라는 간판을 보고 대체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한다.
비노페스타에서 만난 이영문 대표에게 물어보니 이탈리아어로 와인(Vino)의 향연·축제(Festa)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대표는 “축제장에선 따로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와인은 어려운 술, 격식을 갖춰서 마셔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자 상호를 그렇게 정했다”며 “물론 이곳에서 다양한 와인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즐기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비노페스타를 찾는 손님들은 다양한 연령층이며, 형식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 비노페스타를‘와인바’라고 지칭하자, 이 대표는 굳이 선술집을 의미하는 ‘와인펍’이라고 정정해준다. 그만큼 와인이 유럽 등 서양에서 우리나라 막걸리나 소주처럼 대중적인 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읽힌다.

와인은 비싸다는 편견 역시 비노페스타에선 찾아볼 수 없다. 음료수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스파클링 와인(흔히들 샴페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을 2만6천원에 판매한다. 주인장이 강력추천하는 와인도 3~4만원대에 불과하다.

가격이 낮다고 해서 절대 질이 낮은 와인이 아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즐
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년여를 준비한 결과다.

시간을 들여 공급망을 파악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얻기 위해 따로 와인 공부를 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이 가능하다고. 실제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와인 종류만 수십만가지라고 하니 “1년여를 준비해도 아직 모자란다”는 이 대표의 말이 결코 겸손만은 아닌 듯하다.

신맛 때문에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맥주도 구비돼 있다. 500ml 이른바 ‘대짜’ 맥주부터 수입 맥주까지 모두 4천원에 판매하니 1박스를 다 마셔도 8만원이다. 말 그대로 부담 없는 가격이다.

빈티지한 감성 그리고 각국 와인

계단을 한층 오르고 2층 가게문을 열어젖히면 신천지가 펼쳐진다. 밖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바닥과 천장은 콘크리트로 노출돼 있고 벽은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게 전부다.

그 흔한 아기자기한 소품도 없고 책장과 늘여놓은 와인병, 화분이 배치돼 있는 게 인테리어의 끝이다. 그래서인지 전문가가 한 인테리어에 비해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깊어가는 밤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지면 비노페스타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20종류가 넘는 세계 각국의 와인도 비노페스타만의 자랑거리다. 와인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와인은 물론, 잘 알려진 칠레산 부터 미국, 호주 등 신대륙 와인도 맛볼 수 있다.

8천년 역사의 인류 최초의 와인 생산지로 알려진 조지아와인도 취급하고 있다. 와인의 원료가 되는 포도 품종도 까베네쇼비뇽, 피노누아, 시라즈, 샤도네이, 멜롯, 프로모티브 등 입맛에 따라고를 수도 있다. 너무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기가 어렵다면 여느 와인 전문점처럼 고객의 입맛에 따라 주인장이 추천해주기도 한다.

공연과 문화가 있는 곳‘ 비노페스타’

이 대표는 광양시민신문과 다양한 문화사업을 함께했던 ‘공감#22’에 소속돼 활동한 경력이 있다. 비노페스타 역시 와인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 공간이 되길 꿈꾸고 있다. 실제 가게 한 편에 마련된 작은 무대는 음악회와 시낭송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추진키 위해 마련했다고. 기존에 해왔던 독립영화 상영과 정기적인 와인 시음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영문 대표는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아 수익을 예측할 수 없지만 얼마라도 수익이 생기면 지역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며 “공감#22를 통해 얻은 경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인프라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