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끊임없는데 책임지는 경영진 없어”

포스코 사과문 발표“ 고인과 유족께 깊은 애도”

지난 24일 광양제철소 1고로 산소배관 설비 폭발사고로 협력업체인 유양기술 직원 2명 등 모두 3명이 숨진 것과 관련 노동계가 포스코 회장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매년 반복되는 안전사고에도 불구하고 안전시스템을 혁신하라는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25일 광양제철소 본부 앞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또다시 포스코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매년 반복되는 사망사고로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며 “때마다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포스코 안전시스템의 혁신에 대한 포스코 현장의 요구는 묵살되고 특별근로감독과 안전보건 진단, 산재 은폐와 직업병 현황 실태조사 등 금속노조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결국 노동자만 죽고 다치고 병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명확한 폭발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광양제철소 측의 불명확한 의견만이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작업과정, 사전안전교육 여부, 시설노후 문제, 산소 배관 균열과 배관 내 이물질로 밸브 조작과정 중 아크 발생 등 사고 경위와 사고원인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발사고는 4시경 발생했는데 포스코는 자체 소방대를 통해 20여 분 뒤 화재를 진압한 뒤 광양소방서에는 4시 45분에 신고를 했다”며 “사고 발생 이후 40여 분간 포스코의 초기대응과 늑장 대응 문제도 반드시 조사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포스코에서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018년 6월 30일 크레인 버킷 협착 사망사고, 2019년 6월 1일 수소가스 폭발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무엇보다 지난 7월 13일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5개월도 안 돼 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더욱 심각한 것은 위험의 외주화로 하청노동자, 촉탁직 및 계약직 노동자들의 사고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포스코는 현장에 스마트워치 도입과 세계철강협회로부터 ‘안전문화 리더십’ 분야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는 등 홍보에 열을 올렸다”며 “하지만 현실은 연이은 사망사고, 폭발사고, 산재 은폐로 포스코의 노동안전보건 시스템은 붕괴했고 대책이 서지 않는다는 분노만 거듭 확인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한 이후 대기오염, 음용수사고, 압착사고, 폭발사고, 화재사고, 산재은폐 등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사후대책이 전무하고 책임지는 경영진도 없다”며 “비상경영을 발표하고 강제휴업, 하청업체 5% 매출감소에 따른 15% 인원감축 등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고통을 강요했으면서도 포스코 경영진은 상반기에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기는 등 도덕적 책임조차 포기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노동계는 그동안 고용노동부에 노동안전보건 시스템 혁신과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해왔다. 특히 노동조합의 참여를 통한 현장 의견 수렴을 강조해 왔으나 이러한 의견은 현재까지도 철저하게 묵살되고 있다”며 “결국 무소불위의 포스코에 고용노동부가 복지부동으로 일관하면서 사고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죽지 않고 건강하게 일하기 위해 포스코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함께 나서야 한다. 금속노조도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표이사 공개 사과 △배상과 보상에 책임 △ 노동조합 참여 사고원인 조사 △노사합동 대응체계 구축 △위험의 외주화 중단 산재은폐 및 직업성 질병 전수조사 △노후설비 개선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 전체 특별근로감독 실시 △안전보건진단 실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도 함께 촉구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같은 날 최정우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사과문을 통해 최 회장은 “광양제 철소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의 일터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지역사회에도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고대책반을 설치해 관계기관과 협조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신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저희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후속 조치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4일 오후 4시경 광양제철소 1고로 부대설비인 산소 배관 작업 중 폭발과 화재사고 발생하면서 협력업체인 유양기술 직원 2명과 포스코 직원 1명이 사망했다. 사고가 난 산소 배관은 쇠를 녹이는 고로와 제강, 열연시설에 산소를 공급하는 통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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