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관련 사업 집적화, 확실한 수익사업 모델 필요

김 부시장 “잘못하면 애물단지, 운영 주체 명확해야”

제2의 광양빛그린매실사업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추진되고 있는 신활력농촌플러스사업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이 속속 진행 중인 가운데 확실한 수익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 사업중심지를 분산시키는 것보단 매화문화관이나 청매실농원 등 매실 관련 사업들이 집중돼 있는 다압면 신원리 일대를 중심으로 사업콘텐츠를 집적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광양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기업계획 중간보고회가 시청 상황실에서 진행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0년 농촌신활력플러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진행 중인 이번 사업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에 걸쳐 국비 49억원, 시비 21억원 등 총사업비 7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광양시는 매실산업 고도화, 매실문화 융복합화, 매실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사업목표로 설정하고 광양 매실와인체험 양조장과 청년 매실 스마트·기계화 시범 재배단지, 매실문화터널, 광양매실공유경제지원센터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중간용역 결과 사업 핵심 장소를 진월면 오사분교와 폐선된 경전선 동박터널과 매치터널을 중심에 두면서 이견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특히 오사분교를 중심으로 광양 매실와인체험 양조장과 청년 매실 스마트·기계화 시범 재배단지, 광양매실공유경제지원센터 등이 집중되면서 접근성과 매실산업 분산 등에 우려가 컸다.

정유인 청매실농원 대표는 “많은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오사분교는 너무 외떨어진 곳이어서 걱정스럽다.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며 “신원 등지로 사업부지를 옮겨 기존 매실 관련 사업들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또 다른 핵심사업인 매문화터널과의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영 건설과장 역시 “터널과 거리가 멀다. 처음부터 오사분교를 중심으로 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동의했고 허남일 기술보급과장 역시 “현지 여건상 오사분교는 맞지 않다. 신원으로 옮겨 집적화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립경영이 가능한 운영 주체가 나와야 빛그린매실단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상현 매실연구회장은 “사업 성공 여부는 구성원에 달린 만큼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운영 주체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운영 주체가 명확하지 않았던)빛그린매실사업단을 비춰볼 때 자립경영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사업비 반납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또다시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 사업이 끝났을 때 운영비 등 수익사업이 날 수 있도록 현시점부터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복 매실원예과장은 “오는 2023년까지 사업이 완료된 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전문경영인이 운영 주체가 되지 않으면 경영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운영 등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용역사는 “매실와인체험 양조장과 와인터널 등 콘텐츠 대부분이 수익사업 모델”이라며 “각각의 콘텐츠에서 수익을 낼 수 있어 시의 지원 없이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단순히 광양시뿐 아니라 구례, 곡성은 물론 인근 하동군 관광콘텐츠와의 상호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시 지원 없이 자립화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공무원은 “연 관광객 3만5천명인 와인동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볼 때 매화문화터널 등으로 자립 가능하다는 답변에 의문이 생긴다”며 “예측 관광수요와 함께 수입지출 규모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명원 부시장 역시 “운영 주체가 가장 중요하다.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이다”며 “연간운영비 등 추후 운영관리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부시장은 “이번 사업은 매실산업 위기와 맞물린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와 관계인들의 의견을 모아야 할 만큼 중요한 상황”이라며 “과거 전성기를 누렸으나 현재는 연 매출액 157억원 등 여건이 나빠진 광양매실산업의 제2전성기를 이루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잘못하면 망한다.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관련 조직과 시설을 갖추고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도 있지 않았느냐”며 “이 용역을 통해 현 문제점을 파악하고 미래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실 있는 기획으로 좋은 발전 방향을 도출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빛그린매실사업단의 실패사례를 언급한 것인데 이번 신활력농촌플러스사업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운영 주체 간 불협화음이 사업표류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빛그린매실사업단 사례가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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