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의정연대 “통과의례로 보는 공직사회가 문제”

“높은 집행부 의존도에다 과도한 자료요구 지양”

광양시 행정사무감사가 현실 면피용 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광양시의회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같은 지적사항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행부가 지적된 사안을 개선하려는 노력보다 당장 질책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 답변을 내놓은 채 실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양행의정연대는 지난 21일 2020년 광양시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총평을 통해 “해마다 지적되는 문제점에 대해 파악해서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했으나 답변했던 문제점이 그대로 올라와 현실 면피용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 해결이 안 되면서 해마다 지속적으로 지적사항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라고 질책한 뒤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채)담당자만 바뀐다. 사람만 바뀌는 행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답변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대안 없는 이야기 속에서 혈세만 계속 낭비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행의정연대는 “피감기관들은 전체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적당히 넘기면 된다는 사고, 소극적이고 면피성 답변 등으로 행정사무감사를 형식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행정사무감사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연례적인 통과의례로 몰아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비합리적인 질문을 하는 의원들도 문제일 수 있으나 ‘검토해보겠다’ ‘시정하겠다’는 상투적 답변으로 일관하는 피감기관의 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며 “지키겠다(개선)는 약속을 했으면 하고 인사이동이 있더라도 업무의 경중을 따져 인수인계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또다시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더해 “서류감사의 경우 충분한 기간을 두고 의원들이 자료제출을 요청했음에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부서가 일부 있었다”며 “현황 파악까지 제대로 되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료제출에 (질의 당시) 당황하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자료가 정확하지 않고 수정을 요구할 때마다 틀린 자료가 보고되는 등 행정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며 “정확한 데이터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행의정연대는 광양시의회에 대해선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놨다. 이들은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지난해에 비해 진전된 감사”라며 “의원들의 사전준비와 감사 의지 등 전체적으로 예년과 비교해 성실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의원들의 태도와 잦은 이석은 거의 볼 수 없었다”며 “대부분 질의서와 보충자료를 준비하는 등 비교적 사전준비를 잘이루어졌고 늦은 저녁까지 계속되기도 한 감사에서 의원들은 성실성이 돋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여성, 청소년, 실직자, 장애인, 노인 문제 등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과 검토 및 이에 기초한 정책 대안 제시가 다소 부족했고 자료 확보에 있어서 집행부 자료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 행정사무감사에 필요한 자료제출 요구 건수는 각 상임위원회 별로 상당하나 실제 질의건수는 몇 개에 불과해 과다한 자료요구로 행정력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며 “일단 자료 요구해놓고 보자는 식의 자료제출 요구 관행은 피감기관에 대한 기선제압용이라는 비난과 오해의 소지도 있다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환 행의정연대 행감모니터링단장은 “성실한 의정활동과 전문성 강화만이 경쟁력과 정치생명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며 “특히 의원 상호간이나 상임위원회간 경쟁은 동반 상승효과를 거둠으로써 의회 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의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한편 행의정연대는 생산적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각종 현황 및 감사자료의 축적 열린의회을 위한 제도적 보완 시민참여형 자문단 구성 등을 제언하고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건전한 파트너쉽의 형성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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