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신 국사편찬위원회광양시사료조사위원

광양 옥곡면 선유마을(하선)은 순흥안씨(참판공파)들이 집성촌을 이뤄 250여년의 오랜 세월을 지내온 곳이다. 이곳은 남해안 고속도로를 비롯 옛날 국도였던 국가지원도로 58호선과 구 철도를 끼고 있으며 국사봉을 위시해 산수(山水)가 내려오는 동네로 앞으로는 맑은물이 흐르는 내(川)가 있으며 뒤로는 야트막한 산이 감싸고 있어 배산임수를 이루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선유길 36번지에는 순흥안씨(참판공파)의 조상 순양부원군 안몽윤의 영당(여재당)이 있다. 그 조상의 위대한 공덕을 기리고자 해방직후 사회 혼란 속에 초근목피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제(諸)자손이 일치단결해 영당을 건립했다. 그 후 70여년이란 세월이 흐르다 보니 여기저기 훼손이 되어 있는 것을 수 년를 미루어 오다가 종사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창식昌植(선유거주) 후손이 금번(2019.2-2020.4)에 참판공 대종회를 비롯 여기저기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약 3억5천만원에 이르는 예산으로 영당을 준공했다.

영정을 모시게 된 연유를 보면 경기도 용인출생 순양군 안몽윤의 작은아들 응망의 증손자(황)의 고종사촌이 자기의 어떤 이익을 두고 역모에 가담됐다고 관아에 무고(誣告)를 해 역군토벌(逆軍討伐)대상이 됐다. 이에 용인거주 순흥안씨들이 전국각지로 흩어질 때 22세인 지학(志學)선조께서 경남 하동으로 피신, 이름을 지학에서 순일(順逸)로 개명해 세거해오다가 세월이 흘러 그에 증손 덕심(德心)이 네명의 아들을 데리고 다시 용인으로 가던 중 광양 선유에서 잠시 머무는 기간에 ‘단서철권(丹書鐵券)’이라는 말을 듣고 광양 현감을 찾아가 현재에 입장을 얘기했다.

▲ 선유마을의 여재당

현감은 용인 순흥안문의 외손이라 하면서 자기가 보관하고 있던 호적단자를 보여주며 곁들어 서자(書字)를 써주면서 순양군의 영정을 가져오면 군역(軍役)과 세금면제를 해준다고 했다. 덕심祖가 용인에 가서 일가 어른들한테 광양 현감이 써준 서자를 보이면서 어렵고 힘든 생활을 말했더니 영정과 교지를 주었다. 아후 종손이 모셔오다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일본경찰들이 안중근 집안이다 하여 모진 탄압을 받아오면서 화상을 대밭(竹田)속에 토담을 쳐서 모셔오다가 세월이 흘러 해방이되자 1948년에 영당과 사우를 창건해 영정과 세사(歲祀)을 모셔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번에 중수를 하게 됐다.

본영정은 1624(인조2)년 이괄의 난을 평정한 30인의 공신 중 한 분이며 당시(1628)에 갈성분위 진무공신 녹훈이 되면서 그린화상(畫像)이다. 규모는 표구포함 가로 88㎝, 세로 163㎝로 신재 최산두 선생과 인재 박세후 선생의 영정 규모보다는 다소 작은편이나 영당(여재당)과 사우(세모재)가 각각 별도로 구분돼있는 게 다르다.

공의 행적으로는 휘는 몽윤이며 자는 상경이다. 조부(종도:宗道)는 충청도관찰사등 청현직(淸顯職)을 두루 역임 이조참판에 추증이 됐으며 부친(세복:世復)은 생원시에 합격해 풍저창 직장에 보직 의정부 좌찬성순계군에 추증이 된다. 아들 응창은 효종의 사부를 거쳐 금화현감 의성현감 등을 두루역임 하고 사후에 한성우윤 순원군에 추증됐다. 순흥안문의 공(功)으로는 1654년에 추원록작성과 1655년에 단재(壇齋)로 향려단을 설치했으며 1659년도에 기해족보를 발간했다.

공은 1571년에 출생해 24세에 전주 분조 정시에서 병과급제 해 4년 후에 선전관에 임명됐다. 1601년 남포현감에 제수를 비롯9개(옥구, 함안. 자산. 숙천. 선천. 김해. 인동, 장흥. 전라좌수영. 양주)지방수령을 거쳐 영국공신의 회맹(會盟:1646)에 참여, 자헌대부를 받아 2년 후에 포도대장를 역임했다. 그 이듬해에 중추부사가 되어 다시 1년(1649)후에는 숭록대부에 올라 9월4일에 졸했다. 그 후 효종 원년(1650)에 임금이 대광보국숭록대부우의 정겸영경연사순양부원군에 추증한다. 이로써 그에 행장은 병자호란의 삼전도비문을 지은 이조판서를 거쳐 좌·우의정과 영의정을 지낸 이경석후(侯)가 지으며 묘원은 경기도 용인시의 지방문화재69호로 등록이 되어 있으며 존영(尊影)은 본 영당 (여재당:如在堂)에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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