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단계 강화지침에 공공체육시설 문 닫아

50억원 수준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물 건너가

최적의 동계 전지훈련지 중 한 곳으로 꼽혀왔던 광양 전역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수많은 문의에도 불구하고 광양시가 문을 꽁꽁 걸어 닫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동계 훈련 특수를 노렸던 지역경제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현재 광양지역에서 전지훈련 중인 선수단은 단 한 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훈련 문의전화가 있었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 사태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체육시설 개방 등 유치를 중단했다는 게 광양시의 설명이다.

그동안 광양시에는 코로나19 감염병이 터진 직후인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151개 팀이 동계 전지훈련차 광양을 찾았다. 연인원만 4만3천여명이 넘었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만 34억원에 달했다.

남해와 고흥 등 남해안 권역 지자체들이 앞다퉈 동계 훈련시설을 속속 갖추면서 2018년 이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선 실정이긴 하나 동계훈련팀 유치는 겨울철 지역실물 경제를 살리는 효자역학을 해왔던 게 사실이다.

▲ 지난해 광양시를 찾은 선수들의 훈련 현장 격려 모습

2016년 169개 팀 6만8천여명이 광양을 찾아 54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였고 2017년 역시 171개 팀 7만여명이 찾아와 56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달성했다.

2018년엔 역대 최고인 179개 팀, 7만여명을 훌쩍 넘는 연인원이 광양을 찾아 역시 56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보였고 이후 주춤세를 띄면서 2019년 178개 팀 4만5천여명이 찾아와 36억원을 달성해 만만찮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 1월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동계특수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 정부의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방역지침에 따라 광양지역 모든 공공체육시설 사용 제한을 결정한 뒤 전지훈련이 예정됐던 모든 팀들이 동계전지훈련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동계전지훈련 가능성을 묻는 문의가 종종 오고 있으나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동계 전지훈련 문의가 종종 오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 방역단계 격상에 따라 정부 지침이 강화되면서 모든 공공체육시설 사용을 중단한 상황”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할 때 언제 체육시설 개방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는 만큼 전지훈련 팀을 받을 수 없지 않느냐”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단계가 다소 격하되면 정부가 새로운 지침을 내놓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체육시설이나 지역 내 훈련여건은 다른 해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 만큼 언제든 전지훈련 팀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지훈련 중단에 따라 지역경제의 얼굴은 어둡다. 매년 5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풀리면서 겨울철 지역 실물경제를 책임져 왔던 전지훈련이 잇따라 취소되면서 동계특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인 까닭이다.

무엇보다 강화된 방역단계로 인해 5인 이상 집합금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음식점의 경우 체감되는 고통은 훨씬 엄중하다.

광양읍 한 음식점 주인 A 씨는 “방역단계 강화로 인해 하루 몇 테이블도 채우지 못하고 근근이 가게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짝 효자노릇을 하던 동계 전지훈련 효과도 기대할 수 없으니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숙박시설 관계자 역시 “광양은 숙박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훈련장의 밀접도나 접근성이 뛰어나 많은 전지훈련 팀이 찾아오는데 숙박업체에게도 참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었다”며 “동계전지훈련 취소는 아무래도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지역 일부 숙박업소와 식당들의 민원도 제기된 게 사실이나 현 방역상황에 대한 이해와 양해를 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동계전지훈련 기간 중 치러졌던 스토브리그 개최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 축구와 육상, 탁구, 태권도, 씨름, 수영, 야구 등 7개 분야에서 스토브리그가 열리는 등 전지훈련을 통한 실력향상을 확인해 볼 기회로 여겨지는 등 지역 체육계의 관심사였으나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위기관의 실적평가나 인센티브 지원 등 많은 팀을 유치해야 하는 광양시로서도 아쉬움이 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백운기전국고교축구대회 취소 결정으로 협회로부터 올해 대회 취소라는 패널티를 수용해야 했던 만큼 지역체육계 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한편 광양지역 내 동계전지훈련은 12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약 70일 정도 진행돼왔으나 코로나19 감염증 3차 대유행과 시기가 겹치면서 향후 유치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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