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진 사단법인 한국향토사연구전국연합회 전남동부향토문화연구원장

▲ 양향진 사단법인 한국향토사연구전국연합회 전남동부향토문화연구원장

살다 보면 잘 알지도 못험서 아는덱끼 안다시 할 때가 많다.

또는 그렇게 시키는 대로만 했거나, 왜곡된 교육의 영향으로 평생을 모르고 지나쳤을 때도 있겠다. 물론 몇몇이서 안다고 해도 전체를 올바르게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것들도 많다.

지역적이거나 국가적이거나 지구 전체에 공통적으로 위험이 닥치면 공동대응으로 막아내게도 된다.

그러나 그것도 현재의 팬데믹을 가져다주는 역병처럼 생존을 위협하거나 전 인류의 재앙으로 닥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지지부진하게 끌어대다가 결국 시기를 놓치거나 영영 왜곡되게 인식되기도 하겠다.

그러나 결국 진실은 밝혀지겠고,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을 거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기능키도 할 일들이 많다.

필자는 ‘국가만들기시민모임(국시모)’의 열렬한 활동 회원으로 속칭 ‘조직위원장’이란 꼬리표를 달고 있기도 하다. 국시모에서 하는 일은 친일행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작곡가 ‘안익태’가 만든 애국가를 국가(國歌)로 부르지 말자는 주장이다.

안익태는 애국가를 작곡한 음악가이자 지휘자다. 친일논란이 생기기 전까지 그는 근대사에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위대한 음악가로 평가받았다.

1920년 일본에 유학해 1930년 봄 동경국립음악학교(첼로 전공)를 졸업하고 1930년 가을에 미국으로 이주해 신시내티 음악원 등에서 첼로를 공부하며 1935년 말 애국가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8년 2월에는 아일랜드에서 자신이 작곡한 ‘코리아 판타지(한국환상곡)’를 초연했다.

1938년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음악원의 교환학생으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고, 1940년부터 ‘Ekitai Ahn’이란 이름으로 헝가리 등 동유럽 각국과 이탈리아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1965년에는 문화훈장 대통령장을 받기도 했지만 2000년대 이후 친일행적이 밝혀지면서 안익태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국시모의 사무총장 김정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안익태 애국가)전체 16마디 중 4마디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 선율의 유사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애국가의 출현음 총 57개 중 맥락과 음정이 일치하는 음은 모두 33개로, 일치도는 58%다. 변주된 음까지 포함하면 그 개수는 모두 41개로, 유사도는 72%로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 정도의 유사도는 표절의 의도가 확인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결과적으로 표절임을 부인하기 어려운 수치”라며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가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저작권 관련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표절임을 확인한 이상 공식적인 행사에서 이를 부르기를 강요하거나 권장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시모의 회장인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안익태 케이스>라는 책을 통해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가 친일파를 넘어 유럽에서 친나치 활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일본명 ‘에키타이 안’이라는 이름으로 히틀러 생일 기념 ‘베토벤 페스티벌’ 등 유럽에서 30여 차례 공연하고, 나치독일 제국음악원 회원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방 후 안익태의 ‘파렴치함’도 고발하고 있다. 경희대 강효백 교수는 애국가 작사가 윤치호(일본명 이토 지코)의 알려진 친일행적과 무궁화가 일본 꽃임을 들어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애국가는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O! Dobrujanski Krai)>와 거의 똑같다.

노랫말과 선율이 합치하지도 않는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동해물’은 ‘해’가 강조되면서 ‘동-해물’로 들려 ‘해물’이 된다. ‘백두산’은 ‘백-두산’으로 음이 꺼진다.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을 푹 꺼지게 만들었다. 이것은 작곡의 기본이 안 된 것이다. 노래는 가사를 가장 잘 전달하는 선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국가는 노랫말에 건국이념과 철학·역사·비전·자부심 5가지와 곡에는 문화적 정체성이 들어있어야 하는데, 음악을 아는 사람은 애국가에서 자부심보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현행 애국가는 그냥 두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도 좋겠다. 방법은 공모를 통해 노랫말부터 만들어도 좋겠다. 노랫말이 정해지면 이에 가장 잘 어울리고, 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전통 선율로 곡을 만들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은 공모로, 다수가 집단창작하는 것도 좋겠다. 이왕이면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북측과도 노랫말과 곡을 협의해도 좋겠다. 남북, 북남은 종종 단일기를 쓰고 있으니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도 괜찮겠다.

이런 것들을 밝혀내고 바로잡는 일들은 국가와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국가·시가·교가를 포함, 부르는 노래들의 정확한 내력을 알아야 하겠다.

이런 논의들이 국시모에서 진행되고 있고, 필자는 한때 뮤지컬을 작곡하기도, 1980년대 통일노래한마당에 곡을 출품하기도, 국악소품곡들을 작곡하기도 했었는데, 이참에 국가를 제대로 만들어 떳떳하게 ‘떼창’으로 불러보고 싶다.

“광양버꾸놀이도 떼북이당깨 이~~~~”

“해나 여작지 모르고 그랬다면 인자부텀 제대로 알아보고,

이참에 확 바꽈불먼 되거끄마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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