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와 자전거 산책로 함께 이용하며 다툼 잦아

법적 근거 없이 자전거 운행 표지판 설치로 혼선 빚어
광양시, 표지판 철거…상시 행정지도로 마찰 최소화

광양읍 동천에 위치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섞여 보행자와 자전거운전자 간의 사고발생 위험이 높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양읍 목성, 칠성, 도원, 익신리 일원으로 흐르는 동·서천은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고수부지를 활용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개설했다. 동천 290억원, 서천 152억원을 투입해 동천은 2010년, 서천 2011년 각각 착공해 2015년 완공했다.

동천수변공원 인근에는 창덕, 송보7차, 남해오네뜨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위치해 생태하천조성사업 완공 후 하루에도 수백 명이 산책과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다. 실외활동이 원활해지는 시기에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은 훨씬 더 많아진다.

그러나 광양읍 동천 산책로에 설치된 보행로와 자전거 겸용도로의 경계부분이 명확지 않아 사고 위험성이 높다는 시민 의견이 많다.

근처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A씨는 “산책 중 옆으로 지나가는 자전거를 발견하지 못해 넘어질 뻔하면서 자전거 운전자와 큰 소리가 오가는 일을 겪었다”며 “자전거겸용 도로라는 표지판이 있으니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경계석이나, 자전거가 다니는 길 표시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 동천 보행로에 사람과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면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동천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넓은 면이 보행자 구간으로 짐작만 할 뿐 바닥이나 표지판 어디에도 명확한 구분표시가 없어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들 간 충돌사고가 빈번해 종종 말다툼으로 번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반면 서천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의 경우 보행로는 붉은색, 자전거는 녹색으로 명확히 구분돼 대조적이다. 동천은 산책로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 표지판이 설치됐을 뿐이다. 서천처럼 누구나 구분할 수 있는 보행자와 자전거 통행 구분이 명확한 장치나 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서천의 붉고 명확히 표시된 자전거도로는 순천 폐철도부터 광양경찰서까지를 잇는 국토종주자전거도로로서 자전거전용도로다. 그러나 동천은 엄밀히 따져 자전거전용도로도 아니며 자전거와 보행자가 함께 이용하는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에도 포함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는 자전거 외에 보행자도 통행할 수 있도록 분리대, 경계석,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시설물에 의해 차도와 구분하거나 별도로 설치한 도로다. 자전거전용도로는 시설물 설치 규정은 같으나 자전거만 통행이 가능하다.

법적 근거가 없는 표지판 설치는 동천 산책로 조성 후 보행로에서 자전거 타기 금지는 현실성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타인의 불편함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처럼 사용하도록 표지판을 설치하게 됐다는 것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법적 근거에 맞지 않는 보행자·자전거겸용도로 표지판은 철거를 통해 시정 할 방침”이라며 “하천 둔치를 따라 설치된 공원이용 안내판 안내와 하천 감시 요원 상시 투입으로 행정지도를 통해 시민의 마찰을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광양시의 대책에도 동천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의 혼선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시민의 마찰을 해소하는 근본적 해결이 아닌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서천처럼 법정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마련하거나 동천의 실정에 맞는 근본적 개선 방안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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